저는 한달에 한번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지난 9월 10일이 바로 그날이었지요.
이번 진료에는 2년만에 간의 상태를 알아보는 CT 촬영이 있어서 작일 저녁부터 금식을 했답니다.
오전부터 광주의 조대병원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이번 검사에서도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마음이 놓입니다. 오후 네시가 훌쩍 넘어 다시 장성으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황룡대교 앞에 다다를 즈음
왼편에 추수가 끝나 보이는 논바닥에서 뽀오얀 먼지를 일으키며 트랙터가 꽁무니에 무언가를 달고 종횡무진 누비고 다닙니다.
급히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챙겨 도로 옆 난간에 서서 사진을 담아 보았습니다.
소 사료를 사용하기 위해 볏짚을 묶는 광경 입니다.
한참을 지켜 보면서 신기해 했지요.
수분이 지나자 볏짚들이 가지런히 묶어져 배출구를 통해 쏘~~옥 하고 빠져 나옵니다.
추수가 끝난 들녁엔 또 다른 작업이 한창 입니다.
축산농가들의 겨울철 소 사료를 묶고 있는 모양 입니다.
예전엔 볏짚이 온전히 모양을 유지한 채 벼알곡들만을 털어내고 일정한 두께로 묶여져 마치 작은 탑처럼 쌓여 있었는데..
한겨울엔 친구들과 술래잡기 할때 잠시 몸을 숨기던 아늑한 추억이 생각납니다.
오래전 집집 마다 외양간에 소 한 두마리가 고작이었던 시절엔
묶어 두었던 볏짚을 한 두단씩 가지고 와서 어스름한 해질녘에 작두로 썰어, 다른 건초들과
함께 커다란 가마솥에 쇠죽을 끓였던 추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외양간은 쉽게 찾아 볼 수가 없지요.
현대식으로 축사를 지어 수십, 수백마리의 소들을 키우기에 볏짚확보의 기계화 작업은 필수가 되었답니다.
이미 또 다른 트랙터들이 콤바인이 벼를 털고 널어 놓은 볏짚을
일렬로 나란히 모아 놓은 곳을 요~~요~~ 신기한 장비가 일정한 크기로 각지게 볏단을 묶어
토해 내는군요~~
아래쪽에서 볏짚을 끌어 올리면
로봇 팔처럼 생긴 장치가 다지고 , 묶고, 그리고 꽁무니로 빼내고
바로 볏짚 결속기계이군요~
트랙터 뒤에 부착해서 사용하는 장비들이 무척이나 다양하네요~
묶여진 볏단이
빠져나오고 있습니다.
참 재미있어 보입니다. 마치 가래떡을 밀어 내듯이...ㅎㅎ
묶고, 밀어내고
묶고, 밀어내고~
한단지 900여평이 순식간에 완성이 됩니다.
본격적으로 추수가 되는 들녘에서 11월 초까지는 자주 구경할 수 있는 광경 들입니다.
한우들의 겨울철 사료가 부지런히 만들어져야 합니다.
축산농가들이 바빠지는 시기이도 합니다.
멀리~
저녁 노을이 붉게 물들어 갑니다.
붉은 노을 빛 아래에 서서히 어둠이 내리는 평야입니다.
바삐 움직이던 모든 것들이 내일의 부지런함을 위해 평온한 휴식을 취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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