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4일 아침의 고구마 밭 입니다. 이런... 6년차 농사꾼이 짖는 밭이 맞긴 맞는거여?
지난 5월 20일에 심었던 고구마 밭이 완전 풀을 키우는건지, 고구마를 키우는건지 농사꾼도 헷갈립니다. 이를 어째~ㅎㅎ
저의 농사의 신조는 이렇습니다. 자연도 살고, 사람도 살자 랍니다. 옆에 조성된 고추밭의 고랑 김매기를 하다보니
얼씨구나 이때다 하고 고구마 밭의 풀들이 왕성하게 번식을 합니다. 친환경을 이야기 하면서도 아직은 무농약이나 유기농을 하기가 벅차서 인증을 받지는 못했지만, 나도 죽고 너도 죽는 무서운 제초제만큼은 하지 말자는 것이 저의 기본 농사 원칙 이랍니다.~~
풀들 욘석들은 주인장 잘 만난거지요~~에궁
농촌의 인력 구하기도 힘들지만, 왠만한 아주머니들의 인건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규모 면적의 농사도 아니기에 혼자 관리하다 보니 어쩔수가 없네요. 그래도 몸과 마음은 즐겁답니다. 왜 일까요? 이웃 농가들의 풀한포기 없는 밭의 고랑을 지날때면 매우 자극적인 농약 냄새와 삭막함이 공포스럽기까지 하더라구요. 그것에 비하면 제 경작지는 자율과 느림 그 자체니까요. ㅎㅎ 저의 고구마 밭 꾸준하게 잡초들의 제거는 계속 될것이므로 걱정을 내려 놓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르신들 한번씩 던지십니다. "풀 못이긴당께~ 어여 약혀~!" 그러면.... 마음속으로 "냅둬유~~"
[고구마 재배 달인의 노하우 공개]
며칠전에 제 고구마 밭을 보시던 장성군 남면의 아저씨께서 고구마 두둑에 빈곳이 많다고 새순을 잘라 안전하게 심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니다. 왕성하게 자란 고구마 새순중에서 최소 2줄기 정도는 반드시 남겨 놓고 채취하라 하십니다. 순을 자를때는 7~8마디 정도 되게 잘라야 한답니다. 그리고는 모종삽으로 두둑을 벌리듯이 헤치고는 바가지로 물을 흠뻑 주고,
잘려진 고구마 순의 다섯마디 정도가 땅속으로 들어가게 하여 넣고 흙을 양손으로 단단히 눌러 주어야 이상없이 성장 한다고 하십니다.
장성 남면에서 복합 영농을 하시면서도, 고구마 농사만 20여년을 지어 오신 올해 71세의 농사의 대선배님 이십니다.
새끼 손톱 크기만한 청개구리녀석~ 넓은 고구마잎이 아주 좋은 휴식처 입니다.
저녁이 되면 하루살이들도 많고, 이보다 좋은 사냥터가 따로 없지요.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메뚜기 녀석 입니다.
잎사귀를 갉아먹기도 하지만 그 양은 아주 미미 합니다. 오히려 고랑의 풀들을 더 많이 먹지요~ 너도 살아~!
고랑 풀을 메다 보니 덩치가 커다란 애벌레 한마리가 움찔하게 만들더군요.
크기가 제 새끼 손가락 보다 조금 더 크게 보이는게, 쉽게 손이 가질 못합니다.~ 게다가 엉덩이 쪽에 뿔까지..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더니... 아니 그럼 너도 ~
잔뜩 웅크리고 있던 녀석이 몸 길이를 늘려 도망을 가려 합니다.
우와~ 무지 큰데요~ 오른쪽이 머리고, 왼쪽이 꼬리 랍니다.~
두툼한 뒷발이 2개씩 5쌍, 머리 쪽에 손 역할을 하는 세쌍의 앞발~ 이동할 때는 발가락이
일사불란하게 잘도 움직이더군요~ 고구마 잎을 줄기만 딸랑 남기고 완전 초토화 시키는 녀석이지요.
통통한 고구마 줄기 색과 비슷하여 놓치기 쉬우므로 유심히 살펴 보아야 합니다.~~ 보는 즉시 사형 입니다. 제가 이야기 했죠?
측은지심을 버려야 한다구요~~
제 고구마 밭에서 잠깐 고개를 돌려 바로 옆에서 새로이 고구마 농사를 짓는 이웃 어르신의 농사이야기 담아 봅니다.
몇달 전부터 밭을 일구신다고 황토흙을 채우고 하시더니 고구마를 심기로 결정했나 봅니다.
황토흙에서 자라는 고구마가 맛도 좋다고 하는데.. 아주 지대로 하십니다. 다시 포크레인으로 골고루 편평하게 흙작업을 하시고는
거름을 6백여평의 땅에 고루 뿌리고, 두둑을 만들더니, 바로 제게 한 수 가르쳐 주시던 장성군 남면의 고구마 전문가 아저씨를 모시고 와서 조금 늦은감이 있지만 단비 촉촉히 내린 7월 1일에 고구마를 심으시는군요.
왼쪽에 계신분이 바로 고구마의 전문가 아저씨, 오른쪽이 정년 퇴직을 하시고 고향에 내려와 첫 고구마 농사를 지으시는 분 이십니다.
비닐 멀칭 기계가 있기는 하지만 작동이 그리 쉬운것이 아니다 보니 두분이서 직접 작업을 하고 계시는군요.
여러분들께서는 가장 기본적인 비닐 멀칭의 방법을 보고 계십니다.
아주 적기에 비가 내려 주었군요. 흠뻑 고랑마다 젖어 있어 고구마 심기에 아주 좋습니다. 고구마 재배시기로서는 매우 늦은
삽식이고, 120일 정도가 지나야 수확을 하기 때문에 재식밀도를 조밀하게 심어 주어야 합니다. 초기에 질소비료를 적게주고, 칼리
비료를 많이 줌으로써 덩이뿌리의 비대에 효과적이라 합니다. 물을 흠뻑 주어 초기 생육을 왕성하게 해야 하는데.. 비가 많이내려
도움이 많이 되었을 것입니다.
육백여평을 두분이서 이틀을 걸쳐 심으시더군요.
역시나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시네요~ 밭 주인께서 농사는 처음이신분이라 남면의 아저씨께서 전적으로 맡아서
아내분과 함께 고구마 심기를 하시고 계신것으로 보입니다.
고구마를 모두 심고 나서도 촉촉하니 비가 내려주어 활착에 큰 어려움이 없을 듯 합니다~
이 곳도 우후죽순 자라는 잡초들과의 피할 수 없는 싸움은 어찌할까 심히 우려 되는군요.~
어이~ 청개굴 동자 ! 뭘 그리 보고 있누?~
아따 ! 아저씨는... 하시던 일 계속 하시고, 전.. 저의 길을 갈 것잉께!
혹! 잊어뿔랑가 모른께~ 꼭 제초제 안쓰것다는 그 맘만은 변치 마슈~ 새끼 손가락 걸고 약속 안혀도 알것지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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