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희망(이재현)
2009. 4. 10. 21:44
인근 농가에서 순백의 梨花를 사진에 옮겼습니다. 너무도 하얗기에 시커먼 가슴의 나는 몸 둘 바를 모릅니다.
오늘도 서투른 솜씨를 부려 봅니다. 자연이 보여 주는 아름다움에 취한지 오랩니다. 내가 보고, 숨쉬고, 느끼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또 내가 살아서 이들과 함께 호흡할 날들도 그리 오래진
못할 것을 너무도 잘 압니다. 반평생 살아 오면서 배우고, 실행했던 얇은 지식으로 엄숙한 날들을 살려니 아픔이
너무도 많습니다. 가슴 깊이 파고드는 강한 고통도 이제는 참아낼 나이가 된 듯 합니다. 그래도 추억의 사진들을
들처 보거나 우연히 감명깊었던 음악이 흐르거나, 마음속에 고이 담아 두었던 그때 그 일들과 비슷한 것들이
빠르게 스칠 때는 한 없이 어린아이 그 때의 마음이고 싶습니다. 세월은 결코 멈추는 법이 없나 봅니다. 해가 반복되어
사계절이 영겁의 세월만큼 오고 또 오고 하지만 오늘이 내일이 아니고 내일 또한 똑같은 오늘같은 일이 오질 않습니다.
무엇이 달라도 다른 날들입니다. 아팠던 기억들도 시간의 흐름속에 미미해지듯, 사무치는 그리움도 세월이 흐르면
아련한 추억이 되듯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