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8일 쌍무지개
정말 눈이 휘둥그래지는 자연현상을 목격한 8월8일, 북일면의 사과농장 컴퓨터 교육을 마치고 돌아오는
오후 5시를 조금 넘는 시간이었다. 아내로부터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사실 아내는 장인어른 기일로
목포를 향해 아이들과 내려가고 있는 중이었다. 광주 버스터미널을 지나고 있는데 국지성 폭우로 앞이 보이질
않는다는 전화였다. 장성읍과 진원면 경계의 못재터널을 지나 진원으로 좌회전 대기중 이었다.
전화를 끊고 왼쪽을 보는 순간 너무나도 황홀한 무지개가 엄청나게 커다랗게 불태산 자락의 정상을 지나
하늘 위로 솟구쳐 빛나고 있었다. 내 시야의 우측은 시커먼 먹구름으로 덮이고 좌측은 하얀 구름 사이로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그야말로 기막힌 자연의 풍경이었던 것이다.
좌회전을 하고 조금 더 달려와 차을 세우고 카메라를 연거퍼 눌러 댔다. 정말 이 순간을 놓친다면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무지개 방향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니 무지개 왼편으로 희미하게 또 다른
무지개가 피어 올랐던 것이다. 쌍무지개 !!!!!!!!
정말 카메라 조작이 아니고서는 벌어질 수 없는 유일무이한 자연의 현상이 내 눈앞에 벌어진 것이다.
입이 한참을 닫혀지지가 않았다. 내 생전 쌍무지개의 신비한 체험은 처음 벌어진 것이다.
마음속에 몽글몽글 일어나는 감격은 이루어 형언할 수가 없는 환상적인 시간이었다.
정말 몇십분의 짧은 순간들뒤로 곧이어 몰려오는 폭우성 소나기가 아내말처럼 사정없이
내려 붓기 시작했다. 마치 바로 전의 황홀한 순간이 꿈만 같았다.
이럴 때 사진기가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감사할 따름이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엄청난 신비로움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