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중국집 짜장보다 세 배는 더 맛있는 황룡미르마을 짜장을 들어 보셨나요?
어제의 이야기 입니다.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까지 며칠전 눈부신 아침님과 만년지기 우그님께서 도와 주셨던 참깨밭의 나머지 녀석들을
모두 수확을 마쳤답니다. 끝나갈 쯤~~ 한두 방울 내리던 비가 고맙게도 잘 참아 주더니... 줄~줄~줄~~ 또 내리는 군요.
조금 참아 주어 고맙고, 고추를 생각하면 또 밉고.... 아무튼 올해는 비가 참 너무도 자주 와서 반갑지가 않네요~~
점심을 먹으러 집에 와서
아침 아내가 쪄 놓은 고구마와 두유로 대충 때우고 있었지요~ 밥 맛도 특히 없고 해서...ㅎㅎ
때르릉~~
스마트폰이 요동을 칩니다. 낮익은 전화 번호 입니다. 늘 좋은 소식을 주시는 원황룡에 사시는 아저씨 번호입니다.
"어이~~ 재현이, 뭐한가? "
"점심 안먹었으면 회관으로 와~!" "짜장면 한 그릇 하시게~~"
하십니다.
이미 고구마 4개를 먹기 시작해서 배가 불렀지만... 고마움에 카메라 챙겨 달려 갔지요~~^^
회관 옆의 백일홍을 하나 꺽어 멋을 내어 봅니다.~
제대로 멋을 냈는지...ㅎㅎ
원황룡 마을 회관 입니다.
미르 라고 하는 지명은 ~~ 용을 뜻하는 순 우리말 이지요~~
휠체어에 앉아 계신 분이 바로 제게 따스한 말씀을 늘 해주시는 " 정식이 아저씨 시지요~"
황룡 반장님과 아주머니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계시네요~~
원황룡 반장님께서 면을 따뜻한 물에
담가 아주머니들께 건네 주십니다.
어르신들의 든든한 아들같으신 멋진 분이십니다. 마을 일을 굿은 일 마다않고
손수 찾아 하시지요~
회관 방으로 짜장 소스 가득한 황룡표 짜장이 안으로 속~속~ 들어 갑니다.
우와~~~
정말 엄청난 양입니다.
아마도 황룡면 전체가 드시고도 남을 양?? 입니다.~
굵은 국수를 삶았는데... 쫄깃함이 떨어져
젊은 제게는 조금 아쉬움이 있었지만...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은 아주 딱 이었을 같습니다.~~
파란 바구니,
빨간 바구니에 30여분의 짜장 면발이 그득 합니다.~
고소한 짜장 냄새가 나십니까?~~ㅎㅎ
마을회관에서 해서 드시는
정성 가득한 짜장면~
한 그릇 드실래요?~~
회관 옆에는 배추 모종을 심으시려다
잠깐 들르신 아주머니의 손수레가 보입니다.
23일이 절기상 처서이니... 처서를 기준으로 배추를 심는 것이
가장 적기라고 합니다.
짜장 한 그릇 드시고 또 열심히 일하실 아주머니의 잔잔한 미소가 보입니다.~
연세가 90을 바라보시는 할머님도 오셨습니다.
아주 고운 때때옷을 입으시고 ~~
바로 바로 제가 임대하고 있는 딸기 하우스 토지의 주인 할머니 이시랍니다.
" 할머니~~ 저 아셔요?~~"
매번 볼때마다 묻지만..
"뉘신가?~~"
이번에도 또 잊으셨습니다.
"할머니~~~ 저 예요. 딸기 짓는 사람?~~"
하면 그때야~
"오~ 그래 맞구먼~~"
아주 맛나게 잡수시는 모습이 그냥 제 증조할머니 마냥 흐뭇합니다.
삼십여분이 도란 도란 말씀을 나누시며
정 가득한 짜장을 드십니다.
시골의 어르신들 중에 여성분들의 비율이 높음을 사진속에서도 알수가 있네요~
이 땅, 이 농업을 지키고 계신 분들은 역시 어머니들 이십니다.~
맛나게 많이 잡수셔요~~ ^^*
저도 한 그릇 합니다.
반장님께서 아주 넘치도록 담아 주십니다.~ㅎㅎ
정식이 아저씨도 맛이 좋으셨는지..
푸지게 남아 버린 짜장 소스를 한통 담아 가십니다.~~
몸이 불편하셔도 마을의 대소사에 아주 열성을 다하시는
분이십니다. 왠만한 젊은이들 저리가랄 정도의 컴퓨터 실력도 갖춘 분이시지요~~
우산 속 아저씨는 행복한 미소를 가득 보이시며
짜장이 아니라 맛난 행복을 한아름 가지고 집으로 가신답니다.
이제 황룡으로 이사를 온지 한 해를 지나 , 두 해를 맞고 있지만~
참 어르신들께서 너무도 잘 대해 주십니다. 농사의 대선배님으로서~, 어머니의 따스함으로,~ 아버지, 형님의 친근함으로~~
마음의 격려 많이 주신답니다.~~
정이 있고~
만드는 재미가 있고~
고소한 시골 맛이 있는~~
황룡미르마을 짜장면~~ 오늘 점심은 아주 배부른 행복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황룡마을 ~~ 살기 좋은 곳 맞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