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층암에서 옛스님들이 즐기시던 죽로야생차를 눈과입으로 향을 즐깁니다.
딸기 정식을 마치고나니 일단은~~ 큰 고비는 넘긴 듯 잠시 여유를 가지고
지난 7월에 다녀온 지리산 화엄사 뒤란의 구층암을 둘어 보고자 합니다.
구층암은 화엄사의 뒤쪽으로 대숲을 따라 시냇물에 귀를 씻으며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닿게 되는 조용한 암자 입니다.
옛사람들은 구층암 사역을 두고 이르기를 "절은 대숲에 있으며 누 앞으로는 긴 시내가 있어 대숲 아래로 소리를 내며 흘렀다.
아름다운 절이로고!" 감탄하기도 하였습니다.
구층암 홈페이지 바로가보기~~http://hwaeomsa.org/9/
선원 , 강원, 결사도량, 용맹정진도량 등으로 쓰인 구층암의 역사적 풍모는 자연주의 건축에 담박하고 조촐하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천분의 부처님을 모신 천불 보전은 작고 아름다우며 장중한 품격을 갖추고 있기도 한 곳이지요~`
대숲을 따라 오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뭔가 불완전한 탑과 구층암 건물 입니다.
구층암에서는
유구한 역사를 이어받아 천연의 야생차를 만들고 있으며, 아울러 본존요사를 차향사류(茶香四流) 차실로 이용하여 신도 및 방문객들에게도 자유롭게 죽로 야생차를 음미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현재 화엄사의 주변으로는 탑전과 각황전 뒷편에서 시작하여 구층암, 봉천암에 이르기까지 월류봉, 차일봉, 능선 자락을 타고 야생차가 집중적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넓게는 부도밭에서 연기암까지 군데군데 차나무가 야생하고 있습니다. 화엄사를 비롯하여 구층암에 자라는 죽로야생차는 오랜 역사적 근원을 가지고 있으며, 이제까지 상품화되거나 대량생산되는 일 없이 경내의 수행자를 위한 차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간에 산중의 스님들만이 끽다했던 야생차는 이제 구층암 다실을 방문하는 이들에게도 제공되고 있습니다.
죽로 야생차 한잔 하실래요?~~
구층암으로 올라가는 대숲 길 입니다.
이곳을 지나면 ~~~ㅎㅎㅎ
불도화가 아닌 산수국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합니다.~
녹음과 어우러진 보라빛의 화사함이 너무 근사합니다.~
지붕 처마 밑의 심플한 모양새가
단아하게 마음에 와 닿습니다.~ 화려한 단청과는 또 다른 운치가 있습니다.
이곳에 비밀이 숨어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ㅎㅎ
도량 한켠에 자리한 시원한 생수로
컬컬한 목을 한번 축이고 나면 내가 자연인지, 자연이 나인지...~~~
구층암 다실 을 떠받들고 있는 하얀 고목의 기둥이 보이시나요?
바로 구층암에 자라던 모과나무를 기둥으로 사용한 것이지요~~
여기에도 그 사연이 있답니다. 화재로 소실된 모과나무를 너무 안타까워서 기둥 목재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다시금 살펴 보면서 연신 카메라에 담기 바빴습니다.
입구에 보이는 현판 "차향사류" 보이시지요~
예로부터 불문에서 차는 청정한 공양물인 동시에 수행자의 정신을 맑게 씻기는 감로수 랍니다.
꼭 죽로 야생차 한 잔 하시고 스님의 크신 말씀도 듣고 오시기를 적극 권장합니다.~~
석등과 여름날의 푸르른 하늘이 아주 잘 조화롭습니다.
천분의 부처님을 모신 천불 보전이 커다란 모과 나무 뒤로 그 모습이 보입니다.
천불전 계단 옆에는 모과 나무꽃이 만발해 있고 아주 오래전부터 지리산에 자생하는 모과나무랍니다. 고목이 되면 목재로 사용하는 듯
구층암에는 울퉁불퉁한 모과나무 기둥이 기와지붕을 떠 받들고 있습니다.
스님의 정성어린 차 한잔에 속세의 시름을 잠시 내려 놓고 왔습니다.~~
모과나무 기둥~
구층암 다실 건너편의 스님들 도량에도 모과 나무 기둥이 보입니다.~
천불전 앞의 모과나무 ~
구층암 단청에만 있는 독특한 동물 모양의 문형~~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 입니다.
다음번엔 그 까닭을 스님께 반드시 여쭈어 보고 올 것입니다.~~
천불보전의 기둥위에는 거북이 등에 탄 토끼상이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는 사진에 담아 오질 못했습니다.~~
내려가는 길~
뭔가 부족한 듯~ 세월을 머금고 있는 오랜 탑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젖습니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삼층석탑은 2층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얹었다. 1961년 각황전 보수작업에 참여한 드잡이 김천석과 신영훈 목수 일행이 구층암 일대에 흩어져 있던 석탑 부재들을 찾아내어 복원한 것이다. 현재 구층암 뜨락에는 또 한 기의 삼층석탑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석탑 부재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탑신 1층 앞면에는 여래좌상을 새겨놓았으나, 탑의 본래 앞면이 어느 쪽이었가는 확실하지 않다. 아울러 탑의 위치 또한 절집의 향배와 어긋나는 면이 있다. 탑의 원위치와 관련해서는 추측만 있을 뿐 확실한 자료는 없다. 신라말에서 고려초로 연대를 잡는다.
단정한 맵시를 자랑하는 이 석탑은 일류봉 쪽에서 해가 뜰 때 여래좌상이 그림자를 떨어뜨리며 선정에 든 상호를 밝게 드러내신다.
큰 절이 여덟이요, 암자가 여든 하나~
구층암은 화엄사에 딸린 암자이므로 그 역사 또한 화엄사의 역사에 편입되어 서술되어 있음은 당연하다 하겠다. <화엄사사적>(1697; 1924) 및 <봉성지>(1800)를 보면 신라 경덕왕 때에 “큰절이 여덟이요 부속 암자가 여든 하나大寺八屬庵八十一”라 하였으니, 이 서술 내용에는 구층암이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현재의 화엄사 경내 및 산중 암자, 인근 마을에까지 이르는 각종 유구들을 조사해 보면, “대사8 속암81” 내지 “8원 81암”이라는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님을 미루어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구층암은 늦어도 신라 경덕왕 때에 건립되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더 나아가 <화엄사사적>에서는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있었다고 전하는 각종 전각, 당우 및 암자의 이름을 그 위치까지 지정하여 예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구층암은 “봉천원奉天院”에 소속되어 있지 않았을까 한다. 이에 관해서는 후술하기로 하고 먼저 구층암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물을 살펴보도록 하자.
계곡을 따라 대숲을 지나 구층암에 들어설 때 제일 먼저 맞는 석물은 계단돌로 쓰이고 있는 석탑 부재이다. 이 석탑 부재를 딛고 뜨락에 오르면 왼편으로는 삼층석탑이 서 있으며, 오른편으로는 탑신부며 옥개석 등의 석탑 잔편들이 올망졸망 놓여 있다. 이 석물들을 고려해 볼 때 아마도 애초에는 삼층석탑 두 기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정해 본다. 현재의 삼층석탑 한 기는 사실 1961년에 각황전을 중수할 때 구층암 주위 사방에 널려 있는 부재들을 수습하여 세운 것이지만, 석탑의 양식으로 보아 대략 신라말에서 고려초로 연대를 잡는다. 천불전 앞의 석등과 배례석 역시 비슷한 연대로 보며, 현재 화엄사에서 보관하고 있는 고려시대 동종 역시 구층암의 옛 천불전 터에서 발굴된 것이다. 이들 석물들과 동종은 나란히 신라말에서 고려시대에 건립되거나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바, 현 구층암 사역은 적어도 이들 유물보다 앞서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올라갔던 그 대숲길을 다시 되돌아 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삶을 돌아보게 하는 사찰여행은 마음속에 많은 것을 깨닫게 하고, 파르르 떨어지는 낙엽처럼 쌓이는 무언가가 있어
기분이 참 좋아 진답니다.~~
오색이 물드는 가을이 깊어지면 다시한번 가보고 싶은 곳 입니다.~~
화엄사 구층암 홈페이지~~http://hwaeomsa.org/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