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0원이면 국수 세 그릇에 대잎약계란까지 먹을 수 있는 관방천 국수집
지난 10일에 아내와 함께 했던 담양의 국수거리 이야기 입니다.
오후 2시를 조금 넘은 시각인데도 휴일이라서 그런지 국수의 거리는 사람들과 차로 북적이고 있었지요.
장성과 담양 그리 멀지 않지만 정말이지 무척 오랫만에 온 듯 합니다. 오전에 고추밭 일을 끝내고 날씨가 더워서 불현듯
나무 그늘아래에서 국수 한 그릇과 죽순빵을 먹으려고 길을 나섰답니다.
그러고 보니 가장 최근 담양을 왔던 것이...음~~ 2009년도 5월로 기억합니다. 전남농업농촌 정보화 선도자 정기모임이 이곳 담양에서
있었지요. 날짜도 잊혀지질 않네요. 23일, 평범한 사람들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셨던 故 노무현 대통령의 청천벽력같은 서거소식이 긴급속보로 전 세계를 놀라움에 금치 못하게 했던 그 날 이었지요. 당시 함께 했던 일행들 모두가 얼마나 충격 이었던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답니다. 올해로 3주년을 맞습니다.~
야속하게 어김없이 흐르는 것이 시간입니다. 3년만에 이곳 담양을 찾았습니다.
길을 잘못들어 국수의 거리 끝자락에서 천천히 차를 이동시키며 그 때 그 집을 찾아 왔습니다.
바로 향교다리 옆 느티나무가 우람한 관방천 국수 집 입니다.
주인장도 모르고, 나도 주인장을 모르고, 오로지 3년전의 그 집을 기억하는 건 제 머리속의 생각 이지요~~ㅎㅎ
담양의 대나무 골에 어울리게 대나무 평상에 앉아서 국수 세 그릇을 먹었습니다.
왜? 아내와 둘이서 세 그릇을?~~ 궁금하신가요?
아내가 주문한 비빔국수 입니다. 먹음직 합니다.
이미 잘 비벼져서 오이 고명이 올라간 열무비빔국수 ~
그런데 유심히 보니 흰깨가 데코 되었네요~
국수는 역시 푸짐하게 한 입에 넣어 양볼이 불룩~~하게 먹어야
제 맛이랍니다.~~
반찬은 어~디나 똑같습니다.
맛 취향 따라서 첨가해 드시면 됩니다.
국수엔 역시 단무지가 제일 낫더군요
요건 제가 시킨 열무냉국수 입니다.
새콤하게 잘 익은 열무국물에 분쇄얼음 가득 넣어 보기만 해도 시원합니다.
어? 근데 여긴 검정깨가 들어 갔습니다. 왜 참깨를 다르게 쓰는 걸까요? 정말 궁금해지는데요~
아삭한 열무와 얼음물에 탱탱한 면발이
맛이 좋습니다.~ 비빔국수를 먹던 아내가 ~
냉큼 가져가 버립니다.~^^
약방에 감초처럼 관방천 국수집에서는 방금 삶아 따끈따끈한 계란은 필수입니다.
천원에 4개 였는데... 3개로 ~ 처음엔 주문을 안했는데.. 왠지 허전해서 주문했답니다~ㅎㅎ
사장님~ 계란을 왜 국수 먹는데 함께 시키나요? 라고 묻자
면을 삶는데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기다리면서 심심풀이 땅콩처럼 드시라고 준비했답니다.
특별한 이유를 기대했는데...에잉~~ 그렇다면 차라리 진짜 땅콩을 주실 일이지~~ㅎㅎ
비빔국수와 열무 냉면이 조금 맵다 싶으신 분들은 꼭 계란을 함께 주문해서
드시면 매운 맛을 조금 덜수 있지요.
열무와 비빔 국수 맛에 탐탁치 않던 아내가
"여보~ 우리 잔치국수 하나 더 먹자!" 합니다.
사실 비빔국수에 열무냉국수에 배가 불렀지만 아내가 원하는 것이라 추가 주문을 했지요.
국물이 따끈한 진짜 잔치국수 입니다. 아내의 얼굴에 회색이 돕니다.
"진작~ 이거 시킬 걸 그랬어~! 국물이 따스해서 좋아~"
역시 국수는 따스한 국물에 파송송~
양념장 팍팍~ 김 고명 얹어지고,
호박과 당근이 들어가야 제 맛이라는 아내의 국수지론 입니다.
그런데 또 이상한 것은... 잔치국수엔 참깨가 없습니다.
열무냉국수엔 검정참깨~
비빔국수엔 흰참깨~
잔치국수엔 맹탕~~
도대체 왜그럴까요?
후루룩~~ 불룩해진 배에도
들어갈 자리는 있나 봅니다.~~ㅎㅎ
잔치국수엔 묵은 김장 김치가 최고 입니다.~~
여러분은 무얼 드시고 싶으신가요?
관방천의 맑은 물 소리를 들으면서 먹는 국수 맛은 또 하나의 즐거움 입니다.
13000원으로 국수 세 그릇에 대잎약계란까지 먹을 수 있는 담양의 관방천 국수집~
아내와 함께 해서 더욱 맛이 좋았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ㅎㅎ
다음에 가면 꼭 물어 봐야 겠어요~ 서로 다르게 참깨를 넣는지...^^* 사장님 꼭 갈쳐 주실거지요?~
담양에 온 것은 사실 죽순빵을 먹으러 온거거든요. 그런데 너무나도 쉽게 찾았지 뭐예요~ 국수집 바로 옆에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