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농심은 하늘을 절대 원망하지 않습니다.
지난 6월 중순의 타들어 가는 가뭄이 한창이던 농촌 들녘입니다.
밀수확을 끝낸 논에 서둘러 다음의 작물을 파종하고자 짚더미를 태우면서 바로 트랙터로 로터리 작업을 하는 부부의 모습이랍니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볕을 아랑곳하지 않고, 까맣게 타들어가는 논바닥의 밀짚들이 당시의 농심을 그대로 투영하는듯 가슴이 무거웠답니다.
밀짚을 파쇄하여 경운작업을 해버리면 땅속에서 부패하면서 가스발생의 우려가 있을 수 있으므로 불을 놓아 태운후 밭을 갈아 버리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하시면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황토먼지가 뽀얗게 내려 앉은 농부님의 안스러운 모습이 역력합니다. 불길이 혹시나 이웃 둑이나 산으로 번질까 걱정이 되어 아주머니께서 잎사귀 넓은 나무가지를 꺽어 들고 다니시며 불단속을 하고 있었답니다. 얼매나 매케하고 더우실꼬~~ㅜㅜ
작년 이맘때는 혹시나 하여 소방서에 연락을 하여 비상 대기까지 하였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산 가까이의 가장자리는 가급적 태우질 않고 조심하시는 모습이 지켜보는 내내 힘들어 보이셨습니다. 이 작업이 끝난 후에 촉촉히 단비가 내려주면은 금상첨화 일텐데... 일기예보에는 비소식은 눈씻고도 볼 수가 없었으니..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이 제 할일을 다하고 그 나머지는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늘 제 생각속에서 울림이 있는 농업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말씀 같습니다. 지금 이순간...
밭 둑으로 번질 위험이 있는 곳은 트랙터로 공간을 두게끔 로터리 작업을 먼저 해 둡니다.~
토양내에 수분이 과다하면 작업하기가 무척이나 어렵지만, 아주 적당히 있게 되면 뿌연 먼지도 일어나지 않고 쾌적하게 경운작업을 할 수가 있답니다. 오늘처럼 황사처럼 뿌옇게 일어나는 먼지들이 농부의 건강에도 좋지를 않겠지요. 힘든 하루 입니다.
아주머니와의 긴밀한 공조하에 이루어지는 작업들이 참 대단해 보입니다.
농업에 있어서 아내의 역할은 너무나도 고맙고 소중한 것입니다.
포연 가득한 치열한 전장터의 무적탱크처럼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장비가 지금 농부에게는 무척이나 고마운 존재일 것입니다.
작업에 방해되는 불씨들이 있는 곳은 아주머니께서 걸어 다니시면서 소화작업을 하십니다.
밀짚의 타버린 검정분진이 결코 건강에 좋을 수 없기에 나름 스카프를 두르고 일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 더운 날씨이지만 미세먼지도 차단할 수 있는 분진 마스크도 착용을 하면 좋을듯 했습니다. 함께 오래도록 건강하게 농사를 짓는게 중요하겠지요.
작업이 끝나고 나면 촉촉히 단비가 내려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살짝 남겨 두고 자리를 떠납니다.~
로터리 작업이 모두 끝나면 이 곳에는 농협과 계약재배로 메주콩을 파종한다고 합니다.~
며칠이 지나 다시 왔을 때, 아마도 파릇 파릇한 콩의 귀여운 새순들이 힘차게 대지를 뚫고 싹을 튀우고 있겠지요.
농업 장비가 아무리 현대화, 고급화 되어도 농사의 기본은 사람입니다. 농부의 근면성실함은 농작물들에겐 꼭 필요한 보살핌 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