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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야유회]어르신들 모시고 다녀온 딸기농부 살고있는 부흥마을의 신나는 피서이야기

푸른희망(이재현) 2013. 7. 24. 06:00


여행에서 뭐니뭐니해도 먹는 즐거움, 특히 도시락 보다는 준비해 간 음식들을 직접 해먹는 재미와 맛이란 두말하면 잔소리지요~! 오늘은 딸기농부가 살고 있는 장성 황룡면의 부흥마을 전체가 여름피서를 지리산의 유명한 계곡 피아골로 다녀 왔습니다. 92세 할머님부터 10살 꼬마까지 부흥마을에 살고 있는 구성원들 모두가 함께 떠나는 피서여행이었답니다. 마을에서 피서지로 결정된 피아골 원기마을은 마을 친구의 와이프의 고향이기도 해서 아주 편안하게 하루를 즐기고 왔습니다.  


본격적인 피서철이 아니어서 많은 인파가 몰리지 않고, 날씨까지 도와주어 40여명의 마을 분들이 편안하고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고 왔지요.  농촌 사람들의 된장냄새 구수한 피서 이야기 들어 보실래요?~~ 하루의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마을추억여행을 하기 위해서 전날에 흑돼지 한마리 구매해서 마을분들과 함께 직접 잡았답니다.  돼지잡는 모습은 불쾌감을 혹여 줄수도 있으므로  농촌에서만이 누릴 수 있는 생삼겹살과 갈비구이 사진을 올립니다.  즉석 흑돼지 숯불구이의 참 맛이 바로 이런 거지요~^^



생목살과 삼겹살 숯불구이..그리고.. 참깨 솔솔 뿌리고청고추, 홍고추 송송 썰어 무친 새우젓!



이것이 진짜 숯불구이 갈비대 랍니다.^^



두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지리산 피아골 계곡의 원기마을 다리 밑 입니다.  계곡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은 물과 온통 주변이 푸른 숲과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농사로 지친 심신을 달래주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는 자연경관 입니다.   바라볼수록 감탄이 절로 나오는군요.





 딸기농부의 여섯 식구가 살고있는 장성 황룡부흥마을의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 이십니다.  5월의 발그스레한 복숭아 꽃잎색의 분홍빛 예쁜 모자를 쓰시고 계신 화곡댁 아주머니.. 올해 연세가 92세로 아직까지는 정정하십니다.  작년에 안타깝게도 우리 마을의 가장 큰 어른이셨던 화곡아저씨께서 별세하시어 혼자 되신 미망인 이시지요.  뵈올때마다 늘 인자하게 친 증조할머님같이 웃어 주시는 모습이 너무나 고마우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순서없이 문평댁, 용산댁, 황룡댁, 고창댁, 아치실댁, 또 수박댁?? 호칭들이 시집 오시기전의 고향지명을 붙여 부르시더군요.  그럼 수박댁?은 ..ㅎㅎ 수박농사를 무척이나 잘 지으셔서 그리 부르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을 어르신들이 혼자되신분들이 많으시지만 용산댁 아주머님은 현재 마을의 노인회장으로 계시는 기철아저씨와 부부로 행복하게 살고 계시지요.  모자를 쓰고 계신분이 바로 기철 아저씨시랍니다.~  소형 라디오를 가지고 오셔서 흘러간 노래들을 틀어 놓으시고는 할머니, 아주머님들과  손뼉을 치시면서 흥겨운 시간을 보내셨지요.  어떻게 생각하면 마을 어르신들께서는 지금까지 살아오신 날들보다 앞으로 사실 날들이 더 많이 남았다고는 할 수 없기에 오늘의 마을 야유회가 더욱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맛있게 드시고 편히 쉬십시오~  오늘은 50대와 40대가 책임지겠습니다.




전날에 잡은 흑돼지로 솥뚜껑 구이를 준비합니다.  시원한 다리 그늘 아래에서 지글지글 고소한 냄새 풍기며 익어가는 돼지구이에 침이 꼴깍 꼴깍 넘어 갑니다.   기름기 쫘~~악 빠진 흑돼지구이 보들보들~ 야들야들 그 맛이 기가믹힙니다. 2년 숙성의 묵은김치와 새우젓 약간 올리고 햇마늘 한개, 풋고추 반 개 뚝~ 잘라 한 입에 쏘옥~! 어디서 이런 맛을 느낄 수 있겠어요~^^


어르신들께서 노릇 노릇 잘 구워진 흑돼지 구이를  한 쌈씩 싸시고는  흑돼지 구이 건배를 하십니다.^^

 누가 누가 가장 맛나게 쌈을 쌰셨을까요?



어르신들 먼저 대접해 드리고 40대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덕담을 나누며 흑돼지 구이와 더불이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우리 마을로 귀농 예정인  젊은친구도 동행하여 더욱 훈훈한 자리가 되었지요~ 웃어른을 공경하고, 마을 구성원간에 화합과 사랑이 가득한 부흥마을에  또 한 가족이 마을 주민으로 아름다운 동행을 하게되어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시원한 물가에서 아이들은 물놀이에, 다슬기 잡기에 시간 가는줄 모르며 즐거운 시간입니다. 작년부터 토마토 농사를 지으시면서 우리 마을에 이주하신 형님께서도 아이들같이 동심으로 돌아가 순수한 환갑의 소년으로 돌아 가십니다. 



계곡물에 발도 담그시고, 5~60년 전의 학창시절로 돌아가신듯  조약돌을 주우시며 순수했던 여고시절을 회상하시는 듯 합니다.  


작은 종이컵에 계곡 물 속 앙증맞은 조약돌을 하나 하나 주워 담아 보았습니다.  둥글 둥글 조약돌을 보는 순간 지난 4월에 오랜 뇌졸증으로 투병하다 고인이 되신 추억이 가수 이신  故 박 상규 선생님의 조약돌 노래가 생각이 납니다.  

 

꽃 잎이 한 잎 두 잎~ 바람에 떨어지고

짝잃은 기러기는 슬피우며 어딜가나 

이슬이 눈물처럼 꽃잎에 맺혀있고
모르는 사람들은 제 갈길로 가는구나


여름가고 가을이 유리창에 물들고

가을날의 사랑이 눈물에 어리네
내마음은 조약돌 비바람에 시달려도
둥글게 살아가리 아무도 모르게

여름가고 가을이 유리창에 물들고
가을날에 사랑이 눈물에 어리네
내마음은 조약돌 비바람에 시달려도
둥글게 살아가리 아무도 모르게




얼갈이배추 삶아 건더기 푸짐하게 넣은 된장국으로  시원한 계곡에서 먹는 점심 입니다.  아주머님들께서 손 맛 가득히 넣어 만드신 고구마순 김치와 마늘넣은 멸치볶음, 매콤한 맛이 일품이던 열무김치,  한겨울 찐 고구마와 너무나 잘 어울릴 듯한 청량고추와 마늘장아찌! 그리고 전날에 잡은 흑돼지 수육까지.....햐~ 이정도면 왠만한 식당에서 사먹는 음식 저리 가랍니다.~^^




아이들보다 더 재미있어 하던 제 아내의 장난끼 가득한 물놀이!  한번은 당해도 두번은 안당해요~ 아이스박스 뚜껑으로 완벽하게? 방어하는 장성의 벼농사의 내로라하는 대가이신 마을 형님의 막내 딸아이 입니다. 그리고 아내 옆에는 마을에 귀농 예정으로 있는 젊은 부부의 귀염둥이 공주님!


오빠야~ 혼자만 놀지말고 이리 와봐라!


하하~ 요녀석들 제가 사진을 자꾸 담았더니 글쎄..

"아야~ 쩌기 저 아저씨 카메라 조심혀!" 하면서

물속에서 뚜껑을 뒤집어 쓰고 작전을 짭니다. 

자신들도 초상권 있다 면서 강력?하게 반발하더군요. 




마을 이장 친구도 과감하게 계곡물로 입수하더니 아이들과 신나게 물놀이를 즐깁니다.~




아이스박스 뚜껑 튜브?~ 바람 넣은 봉지튜브~ㅎㅎ  굳이 비싸고 예쁜 튜브가 있어야 물놀이가 잘 되는 것은 아니지요~ 그쵸? 아이들의 순수한 물놀이에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이의 엄마 모습이 참 평화롭습니다.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시절에~~" 절로 옛노래가 흥얼거리게 되네요 



환하게 웃는 꼬마숙녀와 제 아내 입니다. 

무엇이 저리도 좋을까요?~

보고있는 내내 웃음이 절로 터지더군요. 

밝은 웃음을 가진 아이에게는 행복한 추억으로 자리할 것입니다.


80세가 훌쩍 넘으신 저희 부흥마을의 가장 웃 어른이신 기철아저씨와 올해 환갑을 맞으시는 토마토 농사의 대가 이신 마을 형님의 잔잔한 미소에  모진풍파 겪고 살아오신 삶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자손도 번성하시고 이제는 고생 끝, 행복한 일들만이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두분의 미소를 오래도록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여긴 한바탕 전쟁이 벌어졌군요.  친구인 마을 이장과  키는 작아도 매운 제 아내의 물싸움 일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승자는??~~하하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아이들의 얼굴에도 싫어하는 기색은 보이질 않는군요.   부흥마을 야유회 겸, 피서는 아무래도 두 사람이 가장 시원하게 보내지 않았나 보입니다.~~


저희 부흥마을 분들과  가족단위로 피서로 몇 가족들 외에는 한적한 지리산 피아골의 원기마을 입니다.   저 다리를 건너 오른편이 원기마을 인데요.  그 앞에 원기마을 오토캠핑장이 완공을 며칠 앞두고 있어 아마도 이번 본격적인 피서철부터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듯 보입니다. 



아하~~ 이런 이장 친구가 물싸움이 못내 아쉬웠는지  아이들에게 화풀이?? 심술을 부리나요~!!  



아니~~~ 토마토 농사를 짓는 상기 형님께서 반칙을~^^ 커다란 대야를 들고 오셔서...오우  노우!! 형님~~


다리 건너 저쪽편 위에서 지켜 보시던 어머님들께서  신나는 물놀이에 환한 웃음을 지어 주십니다.  오랜세월 농사일로 인해 무릎관절과 허리가 아프셔서 제법 큼직한 돌들이 있는 계곡으로 들어오시기가 겁난다 하십니다.  시원한 다리 그늘 밑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참 좋다고 하시네요~!



신나게 놀고 나서 먹는 수박 맛은 과연 어떨까요?  그렇죠~ 꿀맛일 겁니다.   시골 마을에도 이런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들이 점점 늘어가야 합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특히 도시보다는 시골 농촌들이 그 심각성이 더 하다고 합니다. 생명산업의 보고인 농촌이 살아야 나라가 살 수 있듯이,  첨단 농업의 미래는 마을마다 아이들의 시끌시끌한 소리들로 가득해야 합니다.


 지리산 피아골의 원기마을에는 아주 유명한 감나무가 있습니다. 마을분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여러해전 이처럼 고즈넉했던 산골마을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급류에 떠내려가던 마을사람이 우뚝히 버티고 있던  감나무 가지를 꼭 붙들고 목숨을 구명했다고 합니다.   그 후로 그 분께서는 매년 오셔서 감나무에 감사의 뜻으로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고 와서  인사를 하신다더군요.  보기에도 신령스러워 보이는 수령 1~2백년은 넘어 보이는 감나무 더군요.  지금은 바로 앞에 고풍스러운 정자가 세워져  운치를 더해 줍니다.  


마을의 어르신들은 바로 이 감나무와 같은 마을의 든든함 이십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와 덕담으로 용기와 격려를 주시는 바로 삶의 진정한 스승이신것이지요.  무병무탈 하시게 오래도록 마을을 지켜 주시기를 마음으로 기원 드립니다.  


딸기농부가 전하는 우리 마을피서 이야기~~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