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공용 버스터미널 앞의 금남의 시골 할머니 장터를 아시나요?
장성군에서는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노인소득창출과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몇달전부터 지역내의 기업인 (주)고려시멘트에서 부지를 제공하고 군에서 장옥을 건축하여 지난 10월 30일에 개장을 하였다. 아쉽게도 개장일에는 소식을 듣지 못해 사진을 담지 못하였다. 10월 28일에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가 발견하고는 바로 SNS 매체에 올리고 나서 개장일을 기다렸는데..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 장성에는 5일장으로 4,9일에 열리는 황룡장과, 1,6일 열리는 북이면의 사거리장, 2,7일 열리는 삼계면의 사창장, 이렇게 세 곳이 장날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세 곳의 장이 서는 날을 피해 매월 12번이 열리는데, 끝날이 0, 3, 5, 8 인 날에 오전 9시부터 정오12시까지 딱 세시간만 열리는 시골 할머니들만의 장터 랍니다.
시골할머니 장터까지 서게 되니 비록 짧은 세시간이지만, 한달 내내 장이 서게 되는 꼴 입니다. 장성관내에 사시는 할머니들께서 손수 직접 재배하고 가공한 농산물들만을 취급하여서 더욱 믿음이 가고 고향에 계신 어머니들의 손맛이 어우러진 각종 나물들이 정겹게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자~ 할머님들이 가지고 나오신 상품들을 둘러 볼까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눈도장 잘 찍어 두셨다가 장성 오시면 한번 들러 보셔요!
황룡면 신호리에 사시는 할머니께서 잘 익었다며 건네 주시는 홍시감 입니다. 한 입에 후루룩~~ 햐 바로 이런게 할머니들의 정 입니다.
아홉시를 넘어서니 장옥 18개가 할머님들로 만석 입니다.
북일면에서 물건을 갖고 나오신 올해 68세로 땅콩, 단호박 말린것, 일반호박 말린것, 들깨, 감말랭이, 건대추등을 가지고 나오셨네요.
"할머니 ! 마을에서는 뭐라 부르시나요?" 여쭙자
"교회 권사이다보니 그냥 조권사님~ 이라고 불러 ~내것이지만 영판~ 물건들이 좋당께~!" 하십니다.
"할머니~ 가지고 나오신 물건도 몇가지 안되는데 돈이 되셔요?" 다시 여쭙니다.
"큰 돈은 안되제, 그치만 집에 있는 것보다는 이렇게라도 활동하는게 보람있고, 치매 안걸리고 그래서 나오제~!" 하십니다.
아침 일찍 북일면에서 사륜 원동기 타고 여기까지 오신다고 합니다. 집에 계시면 심심하신께 수다도 떠시고, 여러가지 이야기도 귀동냥 하시고, 오래도록 즐거운 시골 할머니 장터 였으면 좋겠다 싶더라구요.
"요거는 믹서에 잘 갈아서 단호박죽을 끓여봐~ 참 맛나당께~" 햇빛에 곱게 잘 말려서 갖구 나왔어~
"하나 묵어봐~" 감을 썰어서 햇볕에 말린 감말랭이 참 달달한게 맛이 좋네요. 이 모두가 할머니들의 정성 가득 들어 있다는 것이지요.
바로 옆에 수원댁 김씨 할머니 좌판은 떨이 해불고, 애호박 다섯뭉치만 남았네요. 기묘생으로 올해 74 되셨답니다. 얼굴엔 인자함과 웃음이 항상 떠나질 않으십니다. 바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흙에서 먹고 자란 싱싱한 야채와 웃음을 잃지 않는것 이라시네요.
오늘 다 해서 얼마나 버셨어요? 하고 여쭈자, 허허~ 돈이랄꺼 까지야... 한 오만원 팔았제! 하시며 웃으십니다.
아침 햇살이 시골할머니 장터를 따사롭게 비추어 오고 있습니다.
직접 담가오신 매실청, 복분자 원액, 복분자술~
여기 두 할머님은 다양하게 준비를 해오셨네요.
냉이도 캐서 깨끗이 씻어가지고 나오셨네요. 점심엔 요거 사다가 냉이국 끓여도 좋겠어요. 냉이국 맛있게 끓이는 법은 할머님의 비결로 덤으로 귀띰은 서비스 랍니다.
한 입 깨물어 먹고 싶도록 무가 싱싱해 보입니다.
요건 뭘까요? 서삼면에서 오신 할머니께서 직접 담근 토하젖 입니다. 요거 한통 사다가 밥에 비벼 먹으면 햐! 꿀맛이겠지요.
"요거보다 쬐끄만거 한통에 마트가면 10000원인데.. 나는 8500원에 팔아~^"
"할머니 왜 끝에 500원은 붙이시나요? 사람들이 그 오백원은 깍으려고 할텐데?" 하고 여쭈자
"첫날에 8000원에 팔았는데.. 요 깍데기값(케이스)도 500원이야!" 하십니다.
"할머니 ~ 근데 요 깍데기 겉에 "토하젖" "8500원" 이라고 써 붙여야 제~" 했더니
"아따 고걸 준비 못혔다. 다음엔 써 붙여야제" 하십니다. ㅎㅎ
하하~ 이 할머님 보세요. 삼계면 생촌에서 오신 분인데.. "나는 찍지마 !" 하시면서 돌아 앉으십니다. ㅎㅎ
연세가 80이 넘으셨는데..귀가 잘 안들리시지만 황룡장터에서도 뵈었는데.. 이곳에도 나오시네요. 할머니 건강하세요~~!!
생촌리에 당귀재배를 많이 합니다. 당귀향이 은은한게 참 좋군요.
가시오가피도 꺽어 오시고
빨갛게 잘 익은 고추, 노지고추가 들어가는 시절이라 그런지 무척 예쁜 색을 느낄수 있습니다.
황룡면 신호리에서 감농사를 지으시는 할머니! 오잉? 근데 할아부지도 함께 나오셨네? 그러면 규칙 위반???~~~ㅎㅎ
잘 익은 홍시는 물건 사주시는 손님들께 서비스~^^ 물론 팔기도 하구요!
풋고추 크기별로 선별하시고, 고추 잎과 이제 막 돋아 나온 보리싹, 시금치를 가지고 나오셨군요.
"보리와 된장 풀고, 청량고추 몇개 숭덩 숭덩 썰어 넣으면 보리된장국 최고지~" 어떻게 끓일 줄 모른다고 걱정 마셔요.
할머니들이 오랜 손맛으로 끓이는 음식의 비법을 자세하게 가르켜 주시거든요~~
하나 하나 정성들여깐 "햇 은행" 입니다.
적당히 달구어진 불판에 은행알 몇개 올리면 ~ 토톡~ 톡 하고 터지는 구수한 소리! 어린시절이 생각나지 않으세요?
진원면 덕주마을의 할머니 손으로 만든 전통두부! 장성군의 마을기업 1호로 마을 할머니들과 이장님이 운영하는 마을 기업 입니다. 직접 콩을 재배하고 부족한 것은 지역내 농가에서 직접 콩을 구매하여 두부를 만듭니다. 두부와 청국장! 완전히 건강의 환상궁합 음식이지요. 덕주마을의 두부만드는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오래전 제가 포스팅한 두부 만들기 http://blog.daum.net/jhle7/8910566
올기쌀, 또는 올개쌀 이라고도 하는 찐쌀 입니다.
햅쌀을 가마솥에 나락째 쪄서 방아로 잘 찧어 햇볕에 말린 것으로 한 줌 집어 오래 씹으면 그 달달함에 자꾸만 손이가는 음식 입니다.
요건? 팥입니다. 팥이 색깔이 밋밋하네요.
"여물기 전에 생팥을 깐것인데.. 밥 할때 한 웅큼 넣고 하면 그 맛이 참 좋아~!" 하십니다.
할머님들 한분 한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열시를 넘고 있네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손님들이 한가 합니다.
고향의 구수한 입담이 듣고 싶으신가요?
가마솥 누룽지 긁어 주시던 어머니의 정이 느끼고 싶다구요?
그런 어머니같은 할머님들이 손수 키우시고 말려서 가지고 나온 고향의 농산물들 입니다.
장성읍내 버스 터미널 앞의 시골 할머니 장터 꼭 기억하셨다가 한번 들러 보셔요!
여러분이 많이 오셔야 어르신들 어깨가 절로 신이 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