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월악산이 힘차게 위용을 자랑합니다. 고향가는 길목에 버티고 서 있는 든든한 버팀목 입니다.
증조할머니의 산소가 보입니다. 세월이 참으로 많이도 흘렀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동네꼬마였던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아련히 들리는 듯 그립습니다. 멀리 아내와 하늘이 별이가 산소를 오르고 있습니다. 무성히도 자란 나무와 풀들이
진짜 세월이 흘렀음을 여실히 보여 줍니다. 그래도 고향은 마음속에서 그 시절 그때를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증조모 성묘후에 아이들이 멀리 앞산을 바라봅니다. 초원이는 역시 맑은 웃음공주입니다. 수산에 사시는
5촌당숙께서 매년 벌초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할아버지 산소로 향햡니다. 아무렇게나 자란 억새와 풀들이 키를 넘습니다. 그시절 동무들과 뛰어 놀던 그 곳은
그대로 인데 길도 없어지고, 소꿉놀이하던 작은 언덕도 풀속에 묻혀 그리움을 자아냅니다.
지금 그 길을 내 딸들이 오르고 있습니다. 개구쟁이 꼬마였던 시골소년이 30여년이 지나 가족들과 함께
성묘를 왔습니다. 가슴이 벅찹니다. 뭉클합니다.
별이가 들국화를 한아름 꺽습니다. 증조할아버지 산소에 갖다 놓아드린다고 합니다.
초원이도 한 손에 들국화를 가득 꺽었습니다.
내 할아버지, 이제는 아이들에게 증조부가 되십니다. 정말 돌아가신지 30여년이 넘습니다. 그때가 머리와 가슴속에
생생합니다. 바로 이자리에서 꺼무잡잡한 한 소년이 할아버지를 그리며 목놓아 울던 슬픔이 다시 살아나는 듯
눈시울이 적셔집니다. 이제는 증손녀들이 당신께 들국화를 정성스레 바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보고 싶어요!!
둘째 태양이가 그래도 산소에 올라 왔습니다. 아이들이 술을 따릅니다. 내 마음이 감개무량하면서
수만가지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없음에서 있음으로.... 하나에서 여럿으로 ..... 인생은
그렇게 윤회되는가 봅니다. 까무잡잡한 소년이 장성하여 가족을 데리고 고향산천을 찾았습니다.
너무도 감사한 자리입니다. 고향산천을 다시 밟을 수 있음에 좋은 기분을 말로 형용할 수가 없습니다.
내 옆에 사랑하는 내 아내와 공주들과 함께 해서 더욱 좋습니다.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도
웃으시며 내려다 보시리라 생각합니다.
조부모님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리고 보살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정말 다시 못올 뻔한 내 고향 산천을 맘껏 볼 수 있게 새생명을 준 은혜에 기쁨 감추지 못합니다.
아내가 산소 주위로 술을 붓습니다. 아이들이 조상들이 있음을 가슴속에 깊이 새겨 살아가는데
커다란 의지가 되었으면 합니다.
95년도 할머니 별세하셨을 때 할아버지와 합장으로 모셨습니다. 산소앞에서 못난 불효손자 죄스런 마음으로
할아버지,할머니를 그립니다. 보고 싶습니다.
큰 할아버지 산소로 다시 이동중입니다. 정말 풀들과 나무과 제멋대로 자랐습니다.
멀리 고향산천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 시절 아이들의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초원,별이가 들국화를 헌화합니다.
눈시울이 뜨겁습니다. 세월이 이리도 흘러 내 아이들이 성묘를 합니다.
소년시절 묘 앞에서 앚아 놀던 바위에 딸과 함께 앉아 고향동네를 가리킵니다. 그렇게 튼튼하고 컷던 소나무가
시들합니다. 소나무 세그루 외에는 앞이 탁트인 곳이었는데 .....
큰 딸입니다. 예전 "배뚝구대" 라는 지명으로 불리던 곳입니다. 여기에 내 딸아이가 서 있습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마을이 보입니다. 바로 보이는 집이 5촌고모댁 입니다. 스레트 집에서 양옥으로 신축한 것이
왠지 낮설지만 주변 산들과 언덕은 예전 모습 그대로 입니다. 바로 보이는 고추밭이 예전 아버지 땅입니다.
지금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간지 오래지만요. 밭 옆의 작은 할아버지 댁은 터만 남았군요. 생생합니다. 명절날
떡국을 먹던 그 때가.... 세월이 유수같습니다.
세째 초원이가 너무 잘 자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