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우리들의 이야기

이야기 2

푸른희망(이재현) 2010. 9. 30. 10:29



 국민학교의 담장도 구경하지 못했던 아버지,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곤 합니다.

고통과 인내의 시간들이 어린 소년에게 주어지는 좌절과 비애는 형언할 수 없지요.

한글을 독학하셨고, 할아버지의 배려로 한문선생을 집에 들이시어 *(지금의 과외선생) 일년에 쌀 몇 가마를 주는 조건으로 

사랑방에서 기거하며 아버지의 한학을 가르쳤지요. 

 

 조금은 우수한 두뇌를 가지신 아버지는 몇 년만에 당신께서 직접 동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서당을 운영하기도 하셨답니다. 

아버지의 얘기는 잠깐 여기서 접기로 하고, 어머니는 당시 전쟁 고아였던 소녀이셨는데 마을의 김씨 아저씨네 집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얹혀 살던 여성으로만 자식인 저도 기억을 합니다. 어머니의 출생에 대해서는 정말 미스터리 입니다. 

당연히고아이셨고, 전쟁의 상처가 있던 분이시라 정상인의 정신은 아니였다고 합니다.

 

 동생들의 ( 삼촌과, 고모들) 가방에서 간간이 꺼내 공부하던 한글(소리나는대로 쓰시기가 일쑤)과 

한문의 통달로 아버지는 연애 편지도 잘 쓰셨다고 합니다.

( 대구의 숙부께서 말씀하심, 그리고 연애편지에 찾아 오는 아가씨들을 아버지 대신 데이트를 나갔다고 함),

아버지의 자격지심(장애의 아픔)으로 말입니다

결국은 연애에 성공을 못하고, 생모이신 어머니(그 소녀와)와 혼례을 하시게 된 것이지요.


 여기에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조급함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참한 신체 건강한 아가씨와 혼인을 올릴 수 있을까 하는 그런 불안함 말이죠. 

제게 세상에 태어나게 하는 삶을 주신 부모님께 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까닭 모를 미련과 아쉬움들은 마음 구석에 항상 자리하고 있습니다.



.......계속

'◀나의 이야기▶ > 우리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아침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바퀴^^  (0) 2010.09.30
이야기 셋  (0) 2010.09.30
살아온 날들 1  (0) 2010.09.28
코스모스 여행 2  (0) 2010.09.27
페이스북 명함  (0) 2010.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