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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외암골에서 먹어보는 총각김치 맛에 어머니의 사랑이 가득합니다.

푸른희망(이재현) 2011. 11. 25. 06:30

할메요~? 총각김치 하나 먹어도 됩니까!

 

 굽어진 허리를 피시지도 못하고  살짝 고개만 드시고는 

 

뉘신고?  어디서 왔누~?

 

분홍빛 털모자를 눌러쓰고 하루 온종일 새우등으로 달랑무 총각김치를 담그고 계시답니다.

텃밭에서 작은 수레에 싣고 와서는 다듬고, 씻고, 쪼개고, 소금에 절이고... 양념장까지 만드시니 어느새 해가 서산으로 기웃 기웃~~

그렇게 우리들의 어머니는 서울간 자식들에게 줄 맛있는 사랑을 담그고 계셨습니다.

 

지난 11월 11~12일에  농림수산식품부의 골든씨드 투어 1박2일 체험 일정에

숙박하게될  아산의 외암 민속마을을 찾았습니다.  정말 아이들 마냥 기분이 설렙답니다.

 

초가집, 기와집, 돌담, 은행나무,  세월을 안고 있는 오랜 느티나무들.... 모든 것들이 추억입니다.

주차장을 지나 입구의 작은 개울 다리를 지나면  우리네 전통 시골 마을의 다랑치 논들이 수확을 끝내고 모든것을 비우고는

내년 농사를 위해  쟁기질이 되어 있습니다.

 

아산 외암 민속마을은

중요 민속자료  236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아산 시내에서  남쪽으로 8km 떨어진 설화산 동남쪽 기슭에  위치합니다.

마을은 약 500년전에  강씨와 목씨등이 정착하여 마을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지금의 외암 마을은  조선조 선조때부터 예안이씨가  정착하면서 예안이씨 집성촌이 되었고,  그 후 후손들이 번창하여 많은 인재를

배출하면서 양반촌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지요.   성리학의 대학자인 외암 이간 선생이  마을에 살면서  더욱 널리 알려졌으며

선생의 호인 외암도 마을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진다고 합니다.

 

개울을 가로질러 나무 다리가 놓여 있구요. 

저기 보이는 곳이 외암 민속관으로  상류층, 중류층, 서민층 가옥 12동을  주축으로

조선시대 신분별 주거공간을 재현하고 있으며  주거용구류, 부엌 살림류,  농기구류, 기타 소품류등과 

생활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는데..일정상 들어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초가집과 물레방아~

맑은 시냇물~  개구장이 아이들의 조잘 거림이 마치 들리는 듯 합니다ㅣ.

 

마을 입구에 우뚝 서 있는 장승 입니다.

특이하게 고목의 뿌리가 하늘을 향해 있습니다.

 

처마 밑에 무청이 가지런히 걸려 있습니다.

하얀 눈이 소복 소복 내리는 겨울날에

맛난  시래기 국이 생각 납니다. 

화로불 위에서 보골보골 끓던 그 구수한 시래기 된장국 말입니다.

 

오늘  우리 일행이 묵을 곳 입니다.

겉 모습은 오래전 초가집을 그대로 보존하구요. 

실내는 깨끗하게  정리되어 아주 깔끔하답니다.   설설~~끓는 보일러도  피곤한 몸을

찜질하기에 충분했었지요.  여장을 풀고  외암마을 구석 구석을 돌아 봅니다.  흙마당에 가운데로 놓여진 바위들이

비오는날 흙탕물을 피하기 위한 배려 입니다.  옛분들의 지혜가  느껴 집니다.

 

숙소를 나와  돌담길 사이를 걷습니다.

저 앞쪽에 보이는 솟을대문이 바로 " 참판댁" 입니다.  중요 민속자료 195호로  마을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가옥으로

조선시대 규장각 직학사와  참판을 지낸 퇴호 이 정렬이 고종으로부터 하사받아 지었다고 합니다.

 

외암마을에는  많은 문화유산이 남아 있습니다. 나라에서 중요민속자료 제 236호로 지정할 정도로 마을 전체가  문화 유산이지요.

특히 택호를 갖고  있는 기와집,  다른 마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초가집 등이 모두 중요한 문화 유산이 아닐수 없습니다.

 

 

외암마을(외암골)에는 충청도 지방 고유 격식을 갖춘 반가의 고택들과  초가, 돌담, 정원이 옛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으며

다량의 민속품들이 전해져 내려 옵니다.   가옥 주인 관직명이나, 출신지명을 따서 참판댁, 감찰댁, 교수댁, 참봉댁, 종손댁, 송화댁,

 건재고택(영암댁) 신창댁 등의 택호가 정해져 있답니다.  마을의 뒷산인 설화산  계곡에서 흘러 내리는  시냇물을  끌어들여 연못의

 정원수로 이용하는 등 특색있게 꾸민 정원이 유명하다.  마을 내에는 총 6000m의 자연석 돌담장이 보존중이며  돌담으로 연결된  골목길이 마을 경관을 더욱 고풍스럽게 합니다.

 

참판댁을 한번 둘러 볼까요~

담들이 모두 돌담 입니다.  아마도  당시엔 이지역에 돌이 참 많았을 것으로 짐작이 되는군요

 

참판댁으로 들어가는 솟을 대문~ 

돌담들이 참 특이하지요

 

큰집의 문칸채 입니다.

사진의 오른쪽으로 향하면  임금께서 청빈하게 사는 이 정렬공에게 하사하신

창경궁의 낙선제와 흡사하게 지어주신 작은 집이 있답니다.

시공을 초월하는 자리에서  오래전에살았던 사람들의 행적을 따라 집 내부를 조심 조심 둘러 봅니다.

 

참판댁의  사랑채와 문칸채 사이에는  작은 집으로 들어가는 쪽문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고택은 현 소유자의 조부이신 이 정렬(이조1865~1949, 고종시 예조참판)이 청빈하게 생활한다고  어명으로

서울 창경궁의 낙선제와 같은 집을 지어주도록 하여  낙선제를 모방하여 지은 특색있는 고택 입니다.

1862년 건축되고, 4동 80평의 목조 기와 구조 입니다.

 

안채 뒤쪽에 있는 툇마루 입니다.

따스한 오후의 햇살이 드는 마루에서 오손도손 사랑이야기 나누던

 이도령과  홍낭자가  보이는 듯 하지요?

 

안채 옆에 설치된 가마솥이 이채롭습니다.

그 위로 호박나물이 햇살에 잘 마르고 있네요

 

검정고무신~

추억이 새록새록 일어납니다.

동네친구들과  개울에서 돛단배 놀이하며  놀던 그 시절이 그립군요

 

사랑채 뒷쪽에는 이렇게 예쁜 연못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잠시 그 시대로 돌아가는듯한 착각이 듭니다.

 

툇마루에서 노닥거리는 아낙들의 수다가 들리시나요?

 

이것은 무얼까요?

지난번 구례  고택에서 본듯 합니다. 

아녀자들이 아침에 물을 받아 세면을 했었다는 그 돌과 흡사합니다.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목재들과 바위들이 정말 너무 정겹습니다.

떨어진 낙엽들을 빗자루로 쓸어 내리던 하인들의 분주한 움직임도 사라진지 오래 입니다.

 

참판댁의  안채로 들어가는 문 입니다.

안채는 10칸으로 ㄱ자형 인데... 실제 후손들이 살고 계셔서  취재는 불가 했었답니다.  아쉬워요~

 

사랑채는 5칸으로 ㅡ자형,  문간채는 ㅡ자형 8칸으로 구성되어졌고 

 돌담을 둘러 집안의 공간을 구분하고 아늑함을 주어 공간분할을  운치있게 만들었습니다.

 

 

참판댁을  찬찬히 둘러보고 나와 마을앞 개울가에

노란 단풍이 가을의 운치를 물씬 느끼게 합니다.

개울이 정말 자연 그대로 입니다. 

 

여름이면 사내 아이들의물고기 잡는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을 것입니다.

 

제 눈을 사로잡은 모습입니다.

외암 민속마을에 거주하고 계신  어느 할머니께서  마침  총각김치를 담그고 계셨답니다.

 

아침부터  온 종일 김치 담그시는 일에

하루를 꼬박 새우고 계십니다. 

 

할머니~! 

김치를 이리도 많이 담그셔서 뭐하시게요?

 

담가 놓으면 큰 아들, 작은 아들, 며늘들이 내려 와서  알아서 다 가져 가구만~~

 

그래서 사랑과 정성으로  굽어진 허리통증도 잊으신 채 이리 만들고 계시답니다. 

 

할머니께서 집어 주시는  총각김치~

완죤히 어릴적 먹던 충청도 총각김치 맛 그대로 입니다.

제 고향이 충청도 제천이거든요...ㅎㅎ

 

할머니 맛나요~~!

안짜고 딱 좋아요~~!

 

비비고~

또 비비십니다.

 외지에 나가있는 자식들을 위해  어머니표 사랑의 조미료를  통째로 넣고

아주 맛나게 담그십니다.  밥상에 떡~하니 올라간 알타리 총각김치~~ 입에 군침이 한가득 고였답니다.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또 걷습니다.

외암 마을 변두리에는 이렇게 초가집들이 위치합니다.

아마 이번 가을에 다시 지붕을 올린듯  볏짚 냄새가  참 좋습니다.

 

점점 산너머에 땅거미가 져 옵니다.

돌담 골목길마다  설치된 가로등이 하나 둘씩 점등이 됩니다.

쓸어도 쓸어도 수고가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골목길을 머리가 하얗게 새신 노인 한분이 빗질을 하십니다.

 

아주 오래 오래 몸에 밴 습관인 듯 합니다.

담장 너머에 아주 커다란 밤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을 모아  태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가을엔 낙엽 태우는 냄새가 정말 좋거든요....

 

순천의 낙안읍성과는 다르게  예안이씨의 집성촌으로   실제 사람들이 살고 있어서 더욱 그 생동감이 더했습니다.

 

이곳을 지나니  외암 종손댁이 나옵니다.

외암 마을 윗쪽의 외암사당과 함께 예안이씨 종손이 살고 있다 하여 종손댁이라 불려 집니다.

300여평의 대지에  안채와 문간채로 구성되어  대문 앞에 외암 사당이 있다고 합니다.

너무 늦은 시각이라  들어가질 못했답니다. 

 

돌담과  초가집,  반가의 기와집들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 외암민속마을~

골목 골목길들을 걸으면서  아주 오랜 세월의 향취를 느끼고 돌아오는 여행 이었습니다.  

후손들과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어서  더욱 정감이 가는 민속 마을 입니다. 

 

1월의 장승제와  10월에 있는 짚풀문화제의 마을 행사가 참으로 볼만하다고 하는군요~

특히나  황금물결 넘실대는 추수할 때의  벼베기 풍경은 정말  전통적인 농촌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회되면  그때 꼭 다시 오고 싶은 곳입니다. 

 

도착한 시간이 오후 늦게라  마을 전체를 둘러 보기 위해서는

아마도  자고 일어난  이른 아침에 마을 전체를 둘러 보려 합니다.

 

그래서 외암마을  2부를  기대하여 주세요~~

전라도 지방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호두나무들이  집집마다  한그루 씩은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