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딸기농사

물에 빠진 생쥐가 아니라 설탕물에 빠진 꿀벌들 보셨어요.

푸른희망(이재현) 2013. 1. 3. 10:46

물에 빠진 생쥐가 아니라 꿀에..아니 설탕물에 흠뻑 빠진 꿀벌들


오늘은 푸른희망 이재현의 딸기밭 이야기 입니다. 새해가 밝은지 3일이 지나고 있군요.  눈도 많이 오고 기온도 무척 낮아 손발이 오글오글 하는 날씨 입니다.  이중 비닐하우스에 야간에 이중 비닐 위로 지하수를 흘려 보온하는 수막을 틀고는 있지만 이런 날씨에는 여지없이 영상 0 도를 찍습니다.  꽃이 활짝피고, 열매가 둥실둥실 매달린 딸기들에게는 혹한이지요.  자칫 꽃들과 열매가 얼수 있어서 보온이 중요합니다.  


꿀벌들이 딸기 꽃들을 수없이 지나다니면서 꽃가루와 꿀을 모으지만..사실 딸기꽃들엔 꿀들이 그리 많지를 않답니다.  꽃은 예쁜데..  아무리 벌들이 부지런히 일을 해도 배가 고픈것은 어찌할 수 없답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백설탕을 물과 1:1로 희석해서 주어야 하지요.  하우스를 활짝 열수 있는 봄철까지는 벌들을 잘 키워야 하거든요.  어제는  벌통 입구에 설탕물을 주고는 한참 꽃을 솎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런 이런!  벌통 위에 잠깐 놓아 두었던 설탕물 그릇에 이 녀석들이 몽땅 빠져서는 허우적 대고 있더라구요.  나원~~참!  입구에 넣어준 설탕물은 이미 바닥을 내고  배고 고팠는지  풍덩 풍덩! 첨벙 첨벙 !  살려 달라고 아우성 입니다.  


물에 빠진 생쥐...아니... 꿀에 빠진 꿀벌들 구출대작전  감행


설탕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녀석들에게 지푸라기라도 잡을 수 있게 제일 먼저 지난해 딸기 잎의 마른 줄기들을 주워서 꼿아 주었지요.  다행히도 한 마리, 두 마리... 계속해서 줄기를 타고 올라 옵니다.  기어 올라가면서 아마도...."휴 죽을뻔 했네... " 이렇게들 탄식을 하지 않을까..ㅎㅎ  얌마 그래도 너그들 그기에서 죽으면 말야...음~ 가장 달콤한 죽음일껄!  ㅋㅋㅋ  


끄집어 내 주었더니 벌통위 떨어진 놈들은 연신 몸에 붙은 꿀물 떨어내는데 온통 집중 입니다.  벌통 및 바닥으로 떨어진 녀석들은 주워 올려 주고...에효!  그러게 욕심은 왜 부리니 녀석들아~!  주는 것만 먹어도 아무일 없었잖아~~~맹충이들아~~~


느그들 집과 

느그들 일터인 딸기 꽃에만 부지런히 다녀야지~~ 그라믄 알아서 밥을 줄낀데...





아니...인석들아~뭐가 부족해서 꿀통속에 쳐들어  가냐구?~~엉?

배가 고픈거여? 심심한거여? 



필사적으로 줄기를 타고 올라 오는 녀석들!  불현듯 6,25 동란때 파괴된 한강 다리의 수많은 피난민들이 생각납니다.  

으이구~~ 이것들아~!  지금까지 주는 밥만 잘 먹더니...오늘은 욕심을 부리누~~잉!  설탕물을 빈 용기에 줄때는 녀석들이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깡마른 억새풀의 가지들을 잘라서 올려주면 그 위에 걸터 앉아서 먹게 되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이 통에 달려 들었으니...



온통 몸뚱아리에 꿀물을 뒤집어 썻으니...원

강아지 같으면 물로 씻어라도 주련만...에궁  보기에도 안스럽네.. 곧 어두워 지는데..


줄기 끝에 다다르니 어떤 녀석들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 ,

조금 묻은 녀석들은 금새 날아 오르고,  난리가 아니다.


밑에서 쳐다보니  마치 나무에 매달린 잎들 같구만!  살아야 한다 끝까지.  내 소중한 꿀벌들~!


벌통 위에 떨어진 녀석들 열심히 날개짓하면서 말리고 털어내고... 영차 영차  한마리라도 죽이면 안된다.


앞발로는 얼굴에 묻은 꿀물 닦아 내는 건지 ....먹고 있는 건지...원


그래도 다행히 꿀물에 빠져 죽은 놈은 보이지 않는다.  휴~~


여전히 열심히 엉덩이도 쳐들고 꿀물을 털어내고 있는 녀석들... 이제 서서히 마무리 되어 가는것 같다. 

 꿀물에 빠져 죽을뻔한 녀석들 한 두마리 외에는 모두 살렸다.


딸기들이 서서히 크기를 키우고 빨갛게 화장을 하기 시작한다. 이번 딸기농사 참 어렵다. 수확해도 수십번 따 내었을 시기인데..아직 이러고 있으니...


제법 예쁘게 단장을 마친 녀석들이


그나마 위로가 된다.  딸기들이 익지 않아 싱숭생숭 했느데..요눔 벌들까지 난리법석을 떨었으니 그래도 웃어야지~ 아이들이 그려준 네일아트의 못난이 삼남매의 표정이 재밌다.


요 두녀석만이 남았다.기온이 점점 떨어지고...정말 두 녀석은 달콤하게 생을 마감했다. 


무슨 일이든지 .."최소한의 희생" 은 따르는 법 그래도 다행이다. 

내가 있을때여서 이정도지,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면  대체 일벌들을 몇마리나 잃을뻔 했을런지...휴




푸른희망 이재현의 빨강미인 훔쳐보기!  

주인몰래 훔쳐먹는 딸기가 더 맛있다는 어느 체험객의 말이 스친다. 


총원...몰라,  사고  두놈,  현재원도... 몰라!   설탕물에 빠진 꿀벌 구출작전 임무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