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자 하면 살아지는게 자연의 법칙
지난해 고설재배 딸기하우스 뒤쪽 철재파이프 아래에 자그마한 딸기 모종이 하나 자랐다. 400여평의 넓은 밭에 고작 어린 딸기 모종 하나쯤.. 딸기농부인 나도 예사롭게 지나쳤다. 그도 그런것이 지상 1미터 위의 베드 위에 많은 개수의 딸기들이 자라고 있으니 대수롭지 않았을 것이다. 관심밖으로 밀려 나 있던 것, 뽑히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작업을 하다보면 발에 걸르적 거려 여간 신경을 쓰일 법도 하니 말이다. 어느날 제법 자라 런너를 뽑아내더니 생명력 강하게 잘도 뻗는 것이 아닌가! 햐~ 요눔 봐라!
죽지않고 그 존귀한 생명을 이어가는 모양새가 대견하다. 그래서 "저 녀석들 화분으로 받아 키워야지..." 하며 지켜보다가 드디어 작일에 화분 스무개 정도에 흙을 채우고 자묘를 정리했다. 마음이 왜 이렇게 뿌듯한 걸까? 딸기 7년차 농부 수만포기의 딸기들을 심고, 키우고, 생명을 다해 뽑아내는 일을 수없이도 해왔으면서...말이다.
하우스내의 토양을 지난번 땔감목재들을 잘라내면서 생긴 톱밥들과 잘 섞어 작은 화분 가득히 채웠다.
딸기란 녀석은 하나의 포기가 어느 정도 자라면 관부(크라운, 몸체) 부위에서 후손 번식을위한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됩니다. 화아분화라고 해서 꽃을 피워내어 열매를 달리게 하기 위한 것이나, 일정 꽃들이 피어 곤충들, 바람 등에 의해 수정이 되면 과육 크기를 크게 하면서 동시에 굵은 국수가락 정도의 두께로 런너 라고 하는 기다란 줄기를 밀어내기 시작하지요. 런너! 이것이 신기한 것이 일정하게 길이자람을 하다가 적당한 길이에서 새로운 개체를 형성하면서 뿌리를 내리고 잎이 나고 몸체를 키워 갑니다. 다시 또 줄기를 밀어내어 뻗어 나가고...이걸 볼때마다 참 신비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딸기는 씨가 발아해서 독립개체로 성장하기도 하지만 농사에서는 주로 런너를 유인해서 어린 자묘들을 키우고 다음 해 딸기농사를 준비하는 것이지요.
제일 처음 런너를 밀어내는 개체를 어미(모주)라고 하는데 런너를 밀어 내며 번식을 하면서, 자기와 똑같은 개체를 관부 주위에 또 키운답니다. 이것을 액아라고 하는데 런너에서 자란 것보다 성장이 훨씬 빨라 꽃과 함께 새로운 런너를 또 밀어내지요. 그러니까 하나의 모주에서 무척 많은 분체들이 뻗어 나와 번식을 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식물이라는 특성상, 특히 채식동물의 먹이, 외부 환경의 병침입, 곤충들의 공격에 대항해 동물처럼 스스로를 지켜낼 수 없기에 많은 자식들의 생산을 통해 종족을 번식하는 것이랍니다. 모주에서 벋어 나온 줄기! 런너들이 마치 인간의 탯줄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줄기를 너무 일찍 끊어 버리면 어린 자묘가 정상적인 성장을 하기가 어렵거든요.
화분으로 옮기는 작업은 매우 간단 합니다. 화분에 고정꼿이를 이용해 고정작업을 하게되면 천천히 녀석들이 뿌리를 내려 활착을 하게 됩니다.
꽃을 피워 열매를 달리게 하고,
런너를 밀어내어 종족을 번식하고,
혹여 모를 위험에 대비해 액아를 자라게 해서 세력을 키워가는 딸기의 왕성한 생명력! 몇년을 보아도 감탄 입니다.
보이시죠? ㅎㅎ 저 구석에서 작은 개체 하나가 어미로 자라 저렇게 많은 자묘들을 키우고 있답니다.
일정 마디 마디에서 뿌리를 내리고, 잎을 밀어내어 완전한 개체로 성장하는 모습!
식물들도 스스로가 때가 되면 이렇게 노랗게 물이들어 알려 준답니다.
하하~ 오늘은 딸기들이
홍길동의 분신술처럼 자신과 똑같은 개체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셨습니다.
아침에 딸기 한개, 저녁에 딸기 두개! 몸에 좋은 딸기 많이 드시고 건강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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