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4일~ 2월들어 첫 황룡장이 들어 섭니다.
정월 대보름을 이틀여 앞두고 있어서 혹시나 하는 호기심에 다시 카메라를 챙겨 봅니다.
딸기들은? 걱정 되신다구요. 작일까지 빨갛게 탐스럽게 잘 익은 녀석들을 모두 출하해서 하루 이틀 정도 다시 익어야 합니다.~~ ㅎㅎ
여러번 가는 황룡장이지만 갈 때마다 느낌이 새롭습니다. 사람들이 사는 냄새가 콱~~하고 몰려 드는 것 같아 생동감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또 가고, 또 가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통 재래시장들이 찾아오는 사람들로 북적여야 대한민국의 전체 경기가 함께 살아 납니다.
잔잔한 감동 이야기가 있고, 웃음이 있고, 맛이 있고, 호주머니 딸랑 오천원 짜리 한장 이어도 좋습니다.
시장 바닥 구석 한켠 국수 하나로 점심을 때우고 봄나물을 파시는 어머니의 거칠어진 손길에서 듬뿍 정이 묻어 납니다.
어이~ 기자 양반! 멸치구이 한마리 들어 볼랑가?~
언제부턴가 저는 기자가 되었답니다.~ㅎㅎ
화순댁 생선장수 아주머니의 좌판 생선코너에는 지글 지글 맛있는 생멸치가
장작 숯불 위 적쇠 위에서 지나는 행인들의 입맛을 자극시킵니다.
정월 대보름이 이틀 뒤라
제일먼저 부럼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
저도 국산 호두와 미국산 땅콩을 한 봉지 샀습니다.
한되에 이만원씩 하는 국산 호두~ 반되를 샀더니
여나므개~ 와 이름값 합니다. 땅콩도 국내산을 사고 싶었지만.. 양이 많은 미국산을 샀네요~
황룡시장 건물 내에서 약나무 장사를 하시는 아저씨~
"이 모두가 내가 직접 산에서 해 온 것들이라구~"
약나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추억의 돈부 과자~
코코넛 가루가 입혀지 달콤함이 그 때는 왜그렇게 좋아 했었는지..
노가리들~ㅎㅎ
노가리 연탄불에 구워 먹으며 오랜 친구 녀석들과 즐거운 자리 노가라 까며 이야기하면 참 좋겠습니다.
제가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
개장수 아저씨~~코너
순둥이들~~ 추운 날씨에 몸을 포개어 낮잠을 자네요
야~ 흰둥이 너~!
코가 딸기코? 눈물도 글썽 슬퍼 보입니다.
요눔들은 새끼여도 한 덩치 하는 녀석들~
누렁이들~~ 아저씨?~~ 배고파요~~
금새 욘석들 뚜껑으로 덮여 다시 박스 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곡물코너의 귀퉁이에서 보이던
엿 입니다. 애고~ 조거 한 조각 입에 넣었으면...ㅎㅎ
털신을 보니
오래전 할머니가 생각이 납니다. 마루 아래 늘 벗어 놓으시던 ....
왼쪽것은 할배 털신, 오른쪽 것은 할매털신~~ㅎㅎ
제가 이름 지었어요~~ㅎㅎ
장터 이곳 저곳 구경다니다
제 눈에 딱 들어오는 곳입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화순댁 아주머니께서 장사하시는 생선코너~옆 깡통 화덕 위에 얹혀진 멸치들~~
할아버지께서 한마리를 들어 보이시며~
한마리 해 볼테여!
맛이 기막히다니께~~!
숯불위에서 노릇 노릇 익어가는 냄새가 입맛을 다시게 합니다.
아주머니 이번엔 피조개를 손질하고 계시네요~
건강하신 분들은 피조개 요거이 생으로 먹으면 참 좋다고 하던데...
은박지 깔고~
피조개 올리시고~
보글 보글 잘 익고 있습니다.
올해 88세 되신 박 홍문 할아버님 이십니다.
황룡장터에서 제일 연세가 많으신 터줏대감 이시랍니다.
요 배지가 말이여~!
노무현 대통령이 해 준거여~ 하시며 자랑스럽게 보여 주시는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얼굴에 미소를 띠시며 아주 천천히 말씀을 하십니다.
적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잔혹한 전장터에서 겪으셨을 고초들이 주름과 검버섯에 그대로 묻어 있는 듯 합니다.
생선장사 아짐!
이번엔 제가 주문을 합니다. 키조개 속살을 ~
한개만 사도 양이 많습니다. 단돈 2000원으로 장터 아저씨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어요~~
키조개이 부위입니다.
관자부분, 날개, 그리고.... 뿡알 두쪽과 꼬치~ㅎㅎ
아주 살짝 익힌 관자 입니다.
맛이 정말 고소 합니다. 장작 군불에 은근히 구워 먹는 그 맛이 일품 이었어요~
술이라도 할 줄 안다면.. 정말 안주로 훌륭할텐데~
요거이~~ 고저....ㅎㅎ
생선장사 아짐 왈~~~
뭐긴 뭐여~ 뿡알 두쪽과 꼬치랑께~~!
정말 흡사 많이 닮았습니다.~
요거는 바로 제가 먹었지요~ㅎㅎ
88세 박 홍문 할아버님과 장터 아저씨 몇분들과의
맛난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 보지 못한 장터 여기저기를 다시 돌아 봅니다.
두터운 옷으로 완전무장하시고 작은소쿠리에 집에서 직접 말리신 무말랭이, 고사리, 호박말랭이...를 파시는
아주머님들~ 어찌 많이 파셨는지..
상인분들의 간식거리~~ 난로위의 미니 고구마들이~
맛있게 익어갑니다.
손님은 오지 않고~
전열난로 앞에서 불을 쬐시는 아주머니~
장터 경기가 살아야 하는데.. 걱정 입니다.
건고추 파시는 할머니네 순돌이 입니다.
할머니~ 요녀석 참 얌전합니다. 여쭈었더니
.
그래서 순돌이지~~ 하십니다
.
암놈이면 꽃순이나, 순딩이로 하셔야지요~~ㅎㅎ
아저씨! 보시지만 말고 뭐 좀 줘 봐유~
하는 듯 제 눈을 똑바로 쳐다 봅니다.
아따~ 여시네...내가 과자 산건 어찌 알았냐~~역시 넌 개코 인정~~ㅎㅎ
그래서 과자 아저씨네서 산 우유과자를 몇개 주었더니..
요렇게 잘 먹네요~~
때지난 플랫카드가
왠지 을씨년 스러워 보이지만 없는 것 보다는 ...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소비자를 저절로 오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절실 합니다.
볼거리로 시장 주변의 주택 담벼락에 장성의 특색이 살아 있는 벽화를 그리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또는 상가의 철제셔터문에도 벽화를 넣어도 또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장터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예외는 아닙니다. 상가 내의 각종 상품들이 어디에 있는지...
사람들이 대부분 장터의 외곽만 돌아보지, 안쪽의 내부는 잘 가지 않더라구요~~
장터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봉투도 단일화 시켜서 시커먼 검정봉지가 아닌 황룡장의 특징이 잘 들어간 것으로
하면 참 좋겠다는 상인의 말씀도 있으셨지요.
요즘처럼 개인 미디어들이 다양한 시대에 SNS를 이용한 장터 홍보도 두말하면 잔소리 이지요.
장터를 살리자는 천마디의 구호보다 정이 넘치고, 훈훈한 이야기가 흐르는 장터를 소셜의 세계에 자주 홍보가 필요합니다.
황룡에 대한 전설이 살아 있는 황룡면~ 잘만 살리면 특색있는 문화가 될 수 있는데... 참 아쉽습니다.
황룡면 어디에도 용에 대한 조각상이라던지.. 문화가 보이질 않습니다.
하지만 푸른희망 재현이의 황룡 사랑은 계속 이어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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