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을 마음속에서만 뱅뱅 맴돌아선 안됩니다.
지난 일요일인 4일에 둘째 녀석의 전화 목소리가 다 죽어 갑니다.
아빠~ 오른쪽 팔이 무척 아파요! 잠만 자고 일어 났는데.. 병원 갈래요~~
울음섞인 딸래미의 목소리가 가슴에 철렁 내려 앉습니다.
응~ 곧 갈께~ 하고는 부랴 부랴 집에 도착해서 아이를 데리고 가까운 곳에 아내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았답니다.
의사선생님 진찰을 하시고는
" 단지 근육이나 신경이 어떤 몸동작의 완강함으로 인해 놀란 것 같습니다.
약처방으로 괜찮아질 거예요~ "하십니다.
안도의 숨을 내시며... 읍내의 약국을 찾아 지어온 약을 먹이고는 아내 병실에서 저녁 시간이 되어
아내와 딸아이와 함께 음식점에 주문한 밥을 먹는데 갑자기 그대로 침대로 쓰러져 혼절하는 아내로 인해
짧은 2~30여초 긴장되고 불안감에 처음 느껴보는 공포 였습니다. 아내와 함께 살아온지 이십년이 되어 가는 동안
생전 처음 겪는 돌발 이상 증상 이었거든요~
쓰러져 숨을 헐떡이면서, 눈동자의 흰자위가 위로 올라가고 .... 그러더니 벌떡 일어나서는...
"왜? 뭔 일 있었어~?" 합니다.
처음엔 이 사람이 장난하나 했습니다.
야~ 당신 금방 이상 행동 기억 안나니? 묻자 아무런 기억이 없답니다. 이십여초의 그 순간이 ...전혀
담당 간호사에게 상황설명을 하고 명일 아침에 담당 의사께 말씀 드려줄 것을 당부 드리고 불안함 마음
가시지 않은 채 딸아이와 병원을 나왔답니다.
다음날~
"여보~ 의사선생님이 큰 병원 가서 MRI 촬영 해보아야 한다고 빨리 오래요~" 하며 전화를 끊습니다.
다시 심장박동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합니다. 병원 도착하니 엠블런스에 타고 있는 아내를 보니 웬지 울컥 해졌었지요.
광주 남구 주월동에 있는 병원으로 달려 갑니다.
아내가 촬영을 하고 있는 동안 출입제한구역 앞 의자에 앉아 있노라니... 이러다가 이러다가
만감이 교차 합니다. 지난 이십여년의 함께 한 일들이 봄날 아지랭이 일듯~ 아른 아른 거립니다.
사십여분의 시간이 흐르고
아내와 의사선생님 앞에 앉았습니다.
질환이 있는 분들의 사진과 아내의 촬영 사진을 비교해 가시면서 이야기 하십니다.
"걱정 안하셔도 되겠습니다.~" 하십니다.
이상 증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싱글싱글 웃음 가득 섞인 얼굴로 밝게 이야기 합니다.
"그럼 어제의 짧은 수초의 그런 증상은 왜 그런가요?"
"아마도 대상포진으로 드시는 약이 신경성 발작, 경기를 일으킬 수 있는 약이 있을 수도 있어요~" 합니다.
혈관, 뇌구조, 지극히 정상 이랍니다.
휴~~ 이제 정말 안도의 숨을 쉴 수 있네요.
왼쪽 두개골이 아내의 것입니다. (오른쪽은 병변이 보이는 환자분것)
정상적인 모양이랍니다.
왼쪽 아내것, 오른쪽은 문제있는 환자의 뇌구조 입니다.
눈을 부라리고 쳐다 보는 것이 역시 아내의
강렬한 포스는 사진속에서도 살아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모두 아내의 것입니다.
이상 소견이 있다면... 회색으로 보이는 뇌가
줄어 있거나 하얗게 보여야 합니다.
오른쪽은 뇌혈관에 문제가 있는 분의 사진인데..
혈관이 무척이나 팽창이 되어 있지요.
하지만 아내는 지극히 정상 이랍니다.~~휴
왼쪽 아내의 뇌혈관 조영촬영 결과~ 오른쪽 분은
혈관들이 부풀고 혈관이 막혀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사진 이랍니다.
사진으로 몇번을 보아도 아내는 좌우대칭으로 상태 좋습니다.
아내의 머리속을 들여다 보는 내내
고마움으로 가득 차 오릅니다.
아무일 없어서 다행 이라고....
아내의 머리속에는 혹시 무엇이 들었을까?
좌우대칭으로 예쁘게 자리한 뇌만이 활동하고 있을뿐
고얀 놈들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행복을 전해 주세요~
당신이 지금 내 곁에 있어서 하늘만큼 땅만큼 기분 좋다고 속삭이세요
웃을수 있을때 많이 웃어주고, 사랑할 수 있을 때 많이 사랑해야 합니다.
갑작스런 아내의 간질, 발작같은 이상 증상에 이틀간 잔뜩 긴장을 하며 머리속이 뒤숭숭 했었지만... 정말 결과가 이상이 없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늘 마음으로만 중얼거리던 말들이 생각 납니다.
옆에 있을때 잘 해주어야지~ 사랑한다고 표현해야지~ 자꾸만 내일 내일로 미루다가는 아마도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후회를
남길수도 있음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제게 있어 아내는 늘 씩씩한 모습 그대로 일걸로 여겼었습니다.
역시 아내도 여자이고 늙고 병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러다가 ....
"당신~ 누구십니까?" 하면... 생각만 해도 앞이 깜깜해지는군요.
10월이면 결혼생활 20년이 꼬박 되는 2012년의 3월, 아내의 갑작스러운 이상증상에 무디어 있던 건강전선을
다시한번 경각심을 가지고 깨우치는 계기가 됩니다.
지금 바로 표현하십시오~ 사랑해 여보~ 건강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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