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장성의 맛집

사랑방손님과 어머니에서 나오는 사랑방같이 편안하고 아늑한 황토방에서 먹었던 우족탕

푸른희망(이재현) 2012. 4. 23. 07:00

봄비 치고는 상당한 양을 퍼붓던 사월 봄날의 주말!

병원에 재 입원하여 아픔을 호소하는 아내에게 전화를 합니다. 

 

 "하늘아~ 나올수 있니?" 

대부분의 부부가 그러하듯 저희 부부도 큰 녀석의 이름이 아내의 호칭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함께 찾아간 곳이 작년 김장 담글때 황룡장터 젖갈집에서 건네 받은  명함 속의 식당 입니다.

 

정오12시를 조금 넘은 시각인데.. 입구에도 차량들이 안보입니다. 

속으로는 "야~ 잘됐다!" 하고 쾌재를 불렀답니다. 블로그를 하면서부터 손님들이 북적이면 나름 음식 사진 담는데 불편하거든요. 

 괜시리 다른 분들에게 방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주인분과 이야기 나누기도 미안하고 말입니다. 

 정말 편안한 가정집 같은 분위기에 너무 맘에 들었던 곳입니다.

 

우리가 메뉴도 보기전에  사장님께서 추천하십니다.  " 우족탕 드셔 보세요?~"

우족탕?  도가니탕, 설렁탕, 곰탕,은 먹어 봤어도  처음 먹어보게 되는 음식 입니다.

깔끔하게 8가지 정도의 밑반찬이 차려 졌습니다.  작은 종지 그릇에 담긴 미역냉국도 좋았습니다.

 

장성읍을 지나서 농업기술센터 방향으로 차를 몰아 갔습니다.

한참을 성산리 동네 어귀에서 두리번 거리다 찾아간 성산가든의 입구 입니다.

일반 가정집처럼 편안하고, 작은 화단이  잘 꾸며진 곳입니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니 조그마한 텃밭도 보이고 장작더미와 새롭게 꾸며진 황토방도 보입니다.

대추나무, 아담한 사과나무, 감나무가 마치 고향집 같은 정겨운 곳이더군요.

잎이 푸르르게 무성해진 여름이면 또 다른 운치를 느끼기에 충분하겠습니다.

 

 

식당안으로 들어서자 

넓은 유리창으로 바깥의 풍경이 너무 좋은 방이 한눈에 들어 옵니다.

꽉막힌 벽보다 이렇게 거실 테라스 같은 시원함이 참 좋습니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따라 오라시며  안내를 합니다.

 

식당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니

오호~~ 황토로 지은 별채가 따로 나오네요

오늘 마치 특별한 대우를 받는 기분이 들어 너무 좋은데요

 

어릴적 늘 누룽지 긁어 먹던 가마솥이 보입니다.

 

이곳에서 장작불을 지펴 푹~~고와낸 우족탕이 점점 궁금해지고 서둘러 먹고 싶어 집니다.

옆 창고에는 장작더미가 가득 가득 쌓여 있었답니다.  저는 가마솥 뚜껑 여는 소리가 참 좋습니다.

열때 뚜껑과 몸체솥이 마찰되면서 나는 그 소리~~ 오랜 기억속의  향수 랍니다.

 

가마솥 속에는 늘 밥그릇에 담겨진 야구공 크기만한 누룽지들이 있었거든요~~

 

문을 열고 들어 갑니다. 햐~~

방바닥엔 대줄기로 엮어진 발이 촘촘히도 깔려 있더라구요.

불을 때지는 않았지만...아침에 육수를 끓였던지라 아직도 따스한 온기가 남아서 비로 인한 을씨년스러운 봄날씨에

처진 몸을 녹이기에 아주 좋았답니다.

 

가마솥이 있는 방향으로 밖이 보이도록 여닫이 문에 투명 유리를 달아선지

환한 빛이 들어 오는게  은은하고 좋습니다.  문틀 위에는 황토방을 만들때의 과정들이 고스란히 사진으로 담아 놓으셨더군요.

8~10평 정도의 황토방에서 아내와 단 둘이서 먹는 우족탕~ 정말 특별한 대우를 받는 그런 기분입니다.

 

밖에서는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찢어진 창호지 위에 다시 풀칠하고 덧댄 창호지가 오랜 향수를 느끼게 합니다.

작은 유리창 사이로 보이는 바깥의 풍경도 이채롭습니다.

 

작은 유리 너머로 보이는

봄비 내리는 풍경이 한없이 여유로와 보이네요

 

아담하고 아늑한 별채의 황토방 별실에서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ㅎㅎ 벽걸이 폰을 누르세요~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깔끔한 밑반찬 입니다.

우족탕엔 역시 깍두기와 묵은지, 잘익은 파김치가 제격 입니다.

다 먹고나서 입안을 정리하기에 좋았던  미역냉국~

 

생전 처음 먹어보는 우족탕~

고소한것이 맛도 일품이더군요.  인삼한 뿌리, 대추, 은행알, 밤, 이 들어간

국물맛이 시원해서 좋았습니다.

 

 

우족탕이 이런 맛일줄이야~ 보들 보들한게 꿀떡 꿀떡 잘도 넘어가더군요

 

밥 한공기 듬뿍 말아서

뜨끈 뜨끈 하게 먹다보면 송송송~맺히는 이마의 땀방울이 기분이 좋았지요.

 

우족의 뼈가 아주 단단합니다.

먹을 때는 아주 조심히 드셔야 합니다.~

 

양념장에 살짝 찍어 드시면 ... 에궁 또 입맛이 다셔 지는군요.

 

아내가 병원에 있어서 밥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다고

고기들을  모두 제 그릇에 넣어서 아주 배부르게 먹었답니다.

 

삿갓쒸운 전등 2개의 불빛이 그리 밝지는 않았지만

황토방의 전통적인 분위기와 너무도 잘 어울렸답니다.  마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소설에 나오던

선생님이 묵었던 그런 방 같은 기분으로 다가 왔답니다.

 

국내산 한우만을 사용해서 가마솥에서 진하게 우려 끓여내는 참 맛 입니다.

 

성산가든의 김 광희 사장님 이십니다.

1994년도엔 무궁화 홍보대사로서 선발되어 다양한 활동도 하셨다는군요.  식당을 개업하신지가 올해로 20년을 헤아립니다.

1992년도에 현재의 이 곳에 터를 잡아  처음에는 어린이집을 운영하려 하셨다가 식당으로 전환을 하시어 지역 향토 음식 개발에

정성을 쏟아 제 1회 장성 향토음식 개발 육성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맛집 입니다.

장성관내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 가장돕기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마음이 따뜻하신 분이시던군요.

 

 

 

봄비 촉촉히 내리는 봄날에 따끈한 황토방에서  가마솥 우족탕 드시고 싶을 때는 내집같이 편안한 성산가든 입니다.

 

식사를 드시고 나서 성산가든 앞쪽에 위치한 "다향만리" 찻집에 들러

은은한 우리의 전통차 한잔 드시면  금상첨화 이겠지요.

이곳도 사장님께서 함께 운영하시는 곳이랍니다.~~

 

다음엔 꼭  차 맛과 실내 분위기를 느껴 볼랍니다.

 

 

아내도 흡족하고~

푸른희망이도 만족이었던  마치 식당전체를 빌린것처럼 맛있게 먹었던 황토방 우족탕~

장성 맛집으로 손색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