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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설경]임진년 12월 끝날에 달려가 본 하얀 눈가루를 쏟아 부은 듯한 백양사의 눈부신 설경

푸른희망(이재현) 2013. 1. 2. 06:00

임진년 12월 끝날에 가본 하얀 눈가루를 쏟아 부은 듯한  백양사의 눈부신 설경


 다사 다난 했던 임진년 2012! 여름철 기상이변도 많더니 연말이 되면서 눈내리는 날 또한 많다. 이럴때 마다 사진담기를 좋아하는 딸기농부 푸른희망이는 늘 좌불안석이다. 그렇다고 전문 사진작가처럼 근사한 사진을 찍지는 못하지만 내 눈과 마음이 향하는 방향으로 셔터를 눌러대는 수준이다.  백양사의 함박눈이 내린 풍경을 담아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던차라  눈만 소담스럽게 내리면 어떻게든 삼십여키로 떨어진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가진 것이 눈만 오면 빌빌거리는 후륜방식의 10년이 넘은 화물차라 걱정이 앞선다.  밤새 소복히 내려 사찰 기와지붕을 포근히 덮고 있는 진짜 멋진 설경을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담고 싶은 욕심은 하늘을 찌른다. 


 그래도 어찌하랴, 사진 좋아하다 위험을 무릎쓰고 안전운행을 보장 못하니... 오전내 도로위의 눈이 녹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에효~ 그렇게 노심초사하며 달려간 백양사 아니나 다를까 새벽부터 앞이 안보일 정도로 내려 쌓였던 눈들이 태양 빛에 많이 녹았다.  아쉬운대로 사진을 담으며 즐거운 마음을 가진다. 눈이 많이 내려서 인지 관광객들도 손에 꼽을 정도다.  사진 담기에는 아주 좋은 환경이다.   백양사는 몇번 포스팅 했으므로 이번에는  딸기농부의 초보수준 백양사 설경 사진을 감상만 해주기 바랍니다. 정말 제대로된 백양사의 설경을 담기 위해서는 눈이 많이 예보된 전날 사찰이나 주변에서 숙박을 해야만 하겠다.  첫번째 사진 그 유명한 쌍계루로 시작합니다.




장성군 북하면 용두리를 지날 때쯤 보이는 멀리 백암산의 겨울설경이 시야에 성큼 다가온다.


눈내린 다음 날이라 관광객들이 거의 없어서 고즈넉한 사찰 풍경을 담을수 있어서 좋다.  화물차를 끌고 쌍계루 앞 주차장까지 운전해 갈수 있어서 좋다.  백양사의 일주문이지만 흔히들 다른 사찰처럼 눈여겨 보지는 않는듯 하다.


백암산도 내장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어서인지  주변 계곡에 야영장이 설치되어 비박을 즐기는 사람들로 또 다른 겨울풍경을 선사한다.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수백년 된 갈참나무들이 즐비한 곳에 위치한 일광정!  바로 앞의 호수도 가을날의 은빛여울들은 단단한 얼음밑으로 모습을 감춘지 오래다.



백양사 내의 갈참나무중에 가장 수령이 오래된 700년의 최고령 거목이다



쌍계루는 백양사의 성보문화재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고 한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사찰내로 들어가는 입구에 양쪽 계곡 사이에 위치해 있다. 경술년 1370년 공민왕 19년에 계곡에 큰 물이 넘쳐 누각을 받치던 제방의 돌이 휩쓸려가 무너진 것을 1377년에 복구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 정도전과 목은 이색이 기문을 남겼다고 하는군요.  1381년에 제작된  이색의 기문에 보면  동쪽과 서쪽의 두 계곡물이 합쳐지는 곳에 있으므로 "쌍계루" 라고 하였다 전해 집니다. 무려 그 세월이 600여년을 넘고 있습니다. 







해운각의 단아함



대웅전/ 극락전/ 칠성전/ 명부전 








3월에 분홍빛 꽃을 피웠던 360년 수령의 고불매!  지난 4월에 다녀온 고불매 사진 http://blog.daum.net/jhle7/8910659






 백양사를 올때마다 아쉬운 것은 천년고찰의 명성에 버금가는 이렇다할 부도탑이나 석탑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고려말과 조선초의 숭불정책으로 보자면 내로라 하는 거장이 쌓아올린 삼층, 오층 석탑들이 있을 법도 한데 말입니다.불국사, 화엄사의 이름날 탑들을 비교하면 대웅전 뒤의 탑전은 너무 초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장성 출신의 저명하신 역사학자님의 말씀에 의하면 여말선초까지 정토사였던 사찰이었지만 고승대덕의 주석처로 이용되지는 못하였던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무엇보다 당시에 백양사 일대가 사족이 굳건히 자리잡으면서 다른 지역처럼 궁방전이 발달하지 못하여 중앙권력과 결탁하기 어려웠던 까닭에 화려한 석조물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지요. 도갑사, 무위사, 송광사, 보림사 등은 중앙권력과 결탁이 되어 있어 화려한 석조물을 가질수 있었던 것이지요. 


 가까운 곳의 전북 순창군 복흥면 영구산에 위치한 구암사 에서는 2000년에 발견된 월인석보[세종대왕의 월인천강지곡과 세조의 석보상절을 합편한 최초의 불경언해서]도 보물로 지정되었는데 복흥이 바로 조선인조때의 명례궁 궁방전 이었던 까닭이라 합니다. 당시의 구암사는 예로부터 유명한 대종사들이 주석하셨던 곳으로 영조때에는 화엄종주인 설파대사께서 주석하셨다 , 이후로 100여년간 화엄종맥의 법손이 계승된 전통적인 사찰입니다. 전국 각처에서 운집한 승려만 해도 1000여명이 넘었다지요. 사찰에도 크게 세 등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국가권력과 결탁하여 수륙제를 지내고 국가권력이 불사를 하는 사찰, 둘째로 지방권력과 결탁하는 사찰, 전주지방에 많다고 합니다.  세째는 지방토호와 결탁하는 사찰, 즉 장성의 사찰은 거의 지방 토호, 즉 지방의 사족과 결탁이 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화려한 유물의 이면에는 가혹한 착취가 숨어 있다고 볼수 있는 것이지요.  






지난 가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던 일광정 앞의 구름다리  




백양사의 설경에 취해 사진을 담다 보니 어느새 임진년의 마지막 해가 돌아가는 길가에 있는 장성호 저편으로 그 빛을 떨구고 있다. 금빛여울의 장엄함이 오래도록 자리에 머물게 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알아가는 것의 즐거움이 남달랐던  2012년이여 수고 많았다. 

잘가거라! 아듀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