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여행맛집

[서울맛집]칼국수 상호에 이끌려 사촌동생 결혼식 두시간 전 배부르게 먹었던 마늘칼국수

푸른희망(이재현) 2013. 4. 25. 06:00

처음 먹어보는 마늘칼국수와 깔끔한 세가지 반찬에 매료


 딸기농부 지난 20일 서울의 큰 고모님의 둘째 딸인 사촌 여동생의 결혼식이 있어서 예전부터 예정되고 준비되온 면민의 날 행사도 참석도 하지 못하고 서울을 다녀 왔습니다.  마침 그 날이 절기상 곡우 였는데...어찌 그리도 딱 들어 맞는지 봄비가 차분히 내려주어 딸기하우스도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습니다. 곡우에 비가 내려주면 한 해의 농사에 좋은 조짐이라고 하니 우산 하나 들어야 하는 불편함은 둘째치고 농부로서  흡족했답니다.   오랜만에 열차타고 차창으로 흘러 내리는 빗줄기 속으로 풍경을 보는 재미도 운치가 있었답니다.  


 고모님 댁은 제기동 약령시장이 몰려 있는 곳에 살고 계셔서 지하철 역을 나와 20여분을 걸어 가야 합니다. 어릴적 제 아버지께서 시골 한약방을 하셨기 때문에 이곳에 오게되면 콧속 깊이 들어오는 한약 냄새들을 맡을 때면 그 때가 주마등 처럼 다가오지요.  거의 다다랐을 때 저만치서 고모님이 마중을 나오십니다. 그런데 집 가까이에 눈에 확~ 들어오는 식당 메뉴가 보입니다. "마늘칼국수"  부랴부랴 올라왔던지라 점심 먹을 겨를이 없었거든요. 고모님께서 제 눈치를 보시더니  " 한 그릇 사 줄까?" 하십니다.


배도 고팟지만 은근히 마늘칼국수가 어찌 나오는지 궁금도 했거든요.  그래서 오후 6시30분에 결혼식이 있지만  "마늘 칼국수" 한그릇 뚝딱 해치웁니다.


와~ 다름이 아니라  국수 국물이 마늘을 푹~ 고아서 만든 마늘육수 입니다.   그 위에 돼지고기볶은 것, 애호박, 당근 고명이 먹음직 스럽게 올라 갔네요. 


전라도 김치와는 사뭇 다른 배추김치~ 깔끔하더군요. 사실 딸기농부는 입맛이 그리 까다롭지 않습니다.^^


열무김치도 아삭하니 식감도 좋구 맛도 제 입맛에 딱입니다.


깍두기... 음 반찬 세가지 중에서 그나마 인기가 없었던 것이지만 살짝 익힌 듯한 맛이 나름 괜찮았어요!


만약에  여타 식당들처럼 프라스틱의 흰 그릇을 사용했다면 아마도... 그 맛이 떨어졌을지도 모르지만 옹기로 만든 접시와 국수그릇이 아주 잘 어우리더군요.



고명을 살~살~ 풀고



마늘칼국수 육수 맛을 우선 보아야겠죠  마늘은 인체의 기관과 세포의 활력증진에 탁월해서 강정, 강장의 효과를 크다고 하지요. 말초혈관 확장과 혈액순환촉진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에 주기적으로 섭취하면 우리 몸에 살균력과 면역기능도 증강되는 이로운 음식중에 하나라고 하더군요. 국물에 마늘의 입자들이 그래도 보입니다.


자~ 이제 먹을 때는 말이 필요없죠! 

제법 양이 많았지만 시장도 하고, 입맛에 맞아 큰 사발에 담긴 마늘 칼국수 게눈 감추듯 사라졌답니다.



아뿔싸~ 후루룩! 마늘칼국수를 다 먹고는 테이블 위에 뚜껑이 덮여 있던 종기를 열어보니... 고추장아찌를 으깨 놓은 것인데... 이걸 올려야 제대로 라고 하시더군요. 배는 부르고,  두어 시간이 지나면 결혼식이라 저녁을 먹을테니... 다시 한 그릇을 먹을 수는 없는 일~~ 다음번엔 꼭  첨가해서 먹어 보아야 겠습니다.


가격 보세요?  마늘 칼국수  5000원!  양과 맛에 만족해서 인지 무척 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그런가요?


바로 식당 저 도로 건너편 건물이 제 고모님 댁이거든요.  작은 고모님 댁 코 앞에서 만난 마늘 칼국수 집!  남해마늘만을 이용해서 마늘육수를 만드신다는 여사장님의 말씀이 그 맛에서 믿음이 갑니다.  봄비도 추적 추적 내리고, 이런 날  칼국수 한 그릇이 참 땡기는 날인데... 아마도 그래서 식당의 칼국수 메뉴가 눈에 선뜻 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싸고 비싸고를 떠나 식당에서 음식 맛에 만족하지 못하면 그것처럼 돈이 아까운 것이 없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습니다.  



 봄의 절기중에 마지막인 곡우 날에 서울 고모님께서 사주신 "마늘 칼국수"  뜨끈한 마늘육수 국물과 깔끔한 맛의 밑반찬들이  참 잘 어울렸던 소박한 식당입니다.  주변이 약령시장의 끄트머리 식당이라 한약상가들에 배달들이 많지만 마늘칼국수는 면의 특성상 배달을 잘 하질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이곳에서 음식업을 하신지는 3년 정도 되었지만  화학조미료 라든지, 음식 맛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던 분이셨습니다.  여기 저기 알려진 맛집 찾아가는 것 보다 길을 걷다 느낌이 오는 이런 식당 참 좋다.


보슬비 내리는 날! 가볍게 제기동 동진 칼국수 집의 "마늘칼국수" 로 건강도 챙기고 입맛도 챙기고~^^ 비 오는 날엔 부침개도 좋지만...은근히 칼국수도 굿 입니다. 등에 땀이 좌악~ 흐를 정도로 맛잇게 먹었는데... 결혼식 뷔페는 이제 어찌 먹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