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장성구석구석

요월정~! 눈 세상 비경 드러내다~^^

푸른희망(이재현) 2011. 1. 2. 14:42

 1월1일 아침, 오전 하우스 관리후

화물차로 이동하다 불과 30미터도 가지를 못해 바퀴가 헛돌기시작한다.

낭패다.  ~~ 엔진 굉음만 요란하다.~

 

다시 하우스로 가서 수레에 땔감을 잔뜩 싣고 화물칸에 쌓기를 여러번~

됐다 싶어 가속 페달~ 여전히 꼼짝 않고 자꾸 눈구덩이 속으로 빠진다.

쇠삽으로 뒷바퀴 앞뒤로 2~3미터씩 바닥이 보이도록 눈을 제거했다. ~~~ 휴~ 다행히 빠져 나왔다.

 

아내가 작일 찜질방에 4륜차를 가져간 것이  오늘 이리도 고생을 한다. 좌우당간에 눈길에 화물차는 제 구실을 못한다. ~ㅠ.ㅠ

정월 초하루 ~ 신묘년을 잔뜩 긴장시키게 했다.  그래도 빠져 나왔으니  웃자~~하하하~

 

오후엔  하우스 앞에 위치한 장성 황룡의 문화유적지 "요월정"을 둘러 보았다.

올라가는입구부터 관리자의 발자욱 외에는 아무 흔적도 보이질 않았다.

오래전부터 눈내린 비경을 꼭 담으리라 마음먹었던 차에 아주 절묘한 기회이며, 하늘이 준 선물과도 같다. 

 

20미터 정도의 완만한 높이에 위치한 " 요월정"  하늘색과 갈색의  조화로운 단청들이 간결하게 산뜻하다.

지붕위의 흰 눈 내린 풍경은 정말 환상적이다. 

햇빛 고운 단청 마루에 서서 한 가락의 시라도 읊고 싶은 고즈넉한 비경이다.

 

[잠깐 요월정에 대해 알아 보고 가기로 하자~]

조선 명조대에 공조좌랑을 지낸 광산인 요월정 김경우(1517~1559)가 말년에 낙양하여

산수를 벗하며 음풍농월하기 위해 건축한 것으로 1811년 1차 중건 하였으며 1925년 후손 김계두가 중건 하였다. 

당대의 명사인 하서 김인후, 고봉 기대승, 송천 양웅정 등이 이곳에서 시를 읊었으며,

시가 현판에 새겨져 있다. 일화에 의하면 후손 김경찬이 이 정자의 경치를 찬양하여 조선 제일 황룡리라 현판하였다 한다. 

이에 나라에서 장성 황룡이 조선제일이면 한양은 어떠하냐는 질문에

 천하에 제일이라고 해서 화를 면했다고 한다. 

황룡강과 마주하여 세워진 요월정에 올라서면 강 건너로는 옥녀봉과 대하고 아래로는 탁트인 들판이 보이며,

 정자 주위에는 송림과 100년 수렵의 60여 그루 자미나무, 배롱나무가 둘러져 있어 특히 여름철이면 그 풍취를 더해준다.

 

 [조금 아쉬운 것은 바로 이곳이 요월정의 가장 멋진 모습을 촬영할 수 있는 곳인데,

안타깝게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요월정 안내표지판이고운 자태의 요월정을 떡하니 가로막고 서 있다.

또 한가지는 요월정의 입구에 다다르면 (윗사진의 왼편)커다란 개가 지키고 있어 관광객들을 위협?한다.

조금 더 안쪽으로 배치하면 좋을 듯 싶다.]

 

 

 

요월정은 입구에서부터 아름드리 대한의 정기를 담고 있는 금강송들이 사열하듯 즐비하게 위용을 자랑한다.

눈이 내려 운치가 그 절정에 이른다.

 

 

중간쯤 오르다 보면  빼꼼히 보이는 요월정의 정자 모서리 부분이

당당한 기세로 내려다 보고 있다.  사찰과는 다르게 청하늘색의 단색으로 오히려 화려하지 않은 기품이

선비의 기개를 닮았다.

 

 

단아하게 세월을 이겨온 요월정의 현판~ 한쌍씩 창살문이 세군대로 나뉘어져 있다.

앞마루~ 이곳에서 갓을 쓰고 흰 의복을 갖춘 선비들의 구국 충정과 풍월을 읊조리는 낭랑한 목소리들이 들리는 듯하다.

 

 

요월정자 앞에 우뚝 솟은 백일홍 나무 정자와 세월을 함께 한 오랜 친구처럼

거무튀튀 껍질을 벗고 흰눈으로 씻기운 듯 의연하게 옆을 지키고 있다.   이른 봄 붉은 꽃잎을 자랑하며 향기 은은하게 자태를

뽐내는 모습이 역력하게 상상이 된다.

 

요월정 옆에는 오랜 자연지기 벗들이

이리도 많이 있다.  적송과 금강송, 백일홍등이 추운 겨울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오랜 세월을 함께 하고 있다.

 

 

요월정 초입에는 마을에서 건축한 "황룡정"이 외롭지 않게

수문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얀 눈과 어우러지는 환상의 비경이 영하의 맹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위풍당당하다. 내 카메라는 쉬임없이

셔터를 누르기에 바빳다.

 

 

구름 한점 없는 쪽빛 하늘과

하늘색, 갈색, 흰색들의 단조로우면서 화려하지 않지만

왠지 학식이 높은 선비의 기상이다.

 

십여미터 오르다 보면 약간 평지로 목책이 왼쪽 편에 안전망으로 쳐져 있다.

좌우로 보이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의 새해 첫날 설경의 운치가  신선이라도 된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내마음의 정원을 거니는 기분이 드는 것은 이곳을 찾은 모든이들의 공감이리라 짐작한다.

 

잠시 조선시대의 학식이 높은 선비가 되어

마루에 올랐다.  이것은 도대체 뭐에 쓰는 물건인고?~~

저멀리  옥정리의 옥녀봉이 바라다 보인다.

 

그 옛날 선비들도 거닐었을 그 눈길~

마치 그 시대로 간듯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말없이 바라만 보아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아름다운 문화재가 오래도록 유지가 되기를 바래 봅니다.

많이 기울어져 있는 소나무들이 무거운 눈의 무게를 견디려면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폭설이 예비 될때는 가지위의 눈을 잘 털어 주어야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부러지는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눈에 취하고, 설경에 취하고, 전체적인 비경에 또 한번 취하는 오늘 입니다.

 

 

사군자의 하나임에 틀림이 없나 봅니다.

그 시린 차가움 속에서도 푸른 색으로 꿋꿋하게 의연한 대잎이

용감해 보입니다. 가느다란 솔잎에도 엄동설한을 견디어 내는 지혜가 숨어 있습니다.

자연은 꾸미지 않아도 이렇게 아름답습니다.  가녀린 잎줄기이어도 동장군의 기세앞에

뜻이 꺽이는 일은 없습니다. 저 높은 곳을 향해 오르는 넝쿨의 의지가 뭉클합니다.

 

아름다운 문화재

소중하게 보존해야할 의무가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나만이 소유하고 즐기는 것은 과욕입니다.  우리의 문화유산은 계절따라  멋진 운치를 자아냅니다.

자손만대에 까지 훌륭한 문화유적들이 흔들림 없이 전승되어 그 빛이 더하기를 바라며 2011년 정초, 요월정 탐방을 잠시 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