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에 산지 8년을 헤아리는데~
이 마을엔 처음 발길을 합니다. ~ 세월은 좀 됐어도 사실 살다보면 바로 옆의 산에도
한번 오르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런 것이 산다는 것인가 봅니다.
축령산을 혼자 오르고 시간은 많이 흘러 오후 4시를 넘게 가르키지만
그래도 또 시간을 낸다는 것이 힘들것 같아서 핸들을 돌렸습니다.
가는 길 여기 저기 눈길 빙판의 복병들이 매서운 눈초리로 사납습니다.
10여분을 더 달려 이정표를 찾아 달려왔습니다.
하얀 눈에 덮힌 마을은 아담한 산 밑에 20여호가 사는 작은 마을 입니다.
1950년대의 농촌마을의 풍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입니다.
입구에 세워져 있는 "금곡영화마을 " 표식이 있지 않으면 가히 분간이 되질 않겠습니다.
차에서 내리는데~ 와~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산골마을의 추위는 함부로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기가 두렵습니다. 정말이지 꽁꽁 언다는 것이 바로 이런 추위를 두고 하는가 봅니다.
그래도 흔적은 남겨야 직성이 풀리니
굳어지는 손가락에 힘을 주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마을 입구입니다.
바람에 벗겨졌는지~ 보수 공사로 그랬는지~ 우물가 지붕의 볏짚들이 모두
땅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져 있습니다.
마을의 위치가 아담하니 높지 않은 뒷산을 배경으로 포근함이 돕니다.
다랑치 논들도 보이고~ 봄날의 파릇한 싹들이 돋아날 때 다시한번 와봐야 겠습니다.
목각으로 만들어진 천하대장군, 지하 여장군이 좌우에서 맨 처음 반깁니다.
장성군에서 만들어 놓은 대리석 안내판도 보입니다.
이런것들이 아니면 전혀 여타마을과 구분이 되지 않는 곳입니다.
오래전 나의 시골을 생각하게 합니다.
마을 어귀에 커다란 당산 나무와 정자~
저기를 돌아서면 저녁 불빛 따스한 고향 마을이 나타났던 그 시절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마을 입구의 배경 입니다.
첫번째 집의 닭장과 가축 우리에는
닭들과 거위가 이렇게도 정중히 인사를 합니다.
3년전 거위를 키워 본적이 있어서 이녀석들의 습성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요. 저 자세는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가까이 오지 마시요 하면서 꽥~하고 소리지르는
방어 자세 입니다. ~~ㅎㅎ
우물가 바로 옆에는 이 추위에도 도랑 물가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오리님들이 있군요. 하얀 색의 오리들이
오늘 분위기와 너무도 잘 어울립니다.
가까이 다가가도 소리만 요란히 지를뿐 도망가지를 않네요
가운데 닭장에는 아주 작은 토종닭들이 보입니다. 앙증맞게 아주 귀여운 놈들입니다.
봄날이 되면 알을 부화해서 병아리들과 어미 닭이 종종 걸음으로 봄 햇살을 즐기는 모습이 마치 그림같습니다.
전형적인 시골의 풍경입니다.
지금은 사라진지 오래인 수동펌프 입니다.
이 펌프 옆에는 양동이에 항상 물을 담아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마중물을 붓고 열심히 자루를 잡고 펌프질을
해야 콸~콸~ 지하수 물이 흘러 나오지요.
처음에 나오는 물에서 코를 강하게 자극하는 녹슨철의 냄새가 가득한
물이 지금도 생생 합니다.
마을 입구에서 50여미터 걸어가면 좌측으로
영화 "만남의 장소" 무대였던 건물이 나옵니다.
겨울이라 관리가 안되어서 내부에는 지저분 했지만 영화 주인공들이 연기가 보이는 듯 새롭습니다.
이 곳은 "내 마음의 풍금"이 만들어 졌던 곳인데.
안타깝게도 지붕의 볏짚들이 모두 바닥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지붕위의 앙상한 철판만이 겨울바람에 속살을 드러내듯
까파져 있습니다. 문화재 관리청의 보수가 필요합니다.
마을 중간에 담벼락이 아주 낮은 집이 보이는데
대문이 달려 있던 좌우측 기둥 으로 보입니다.
이 한겨울 맹추위에도 푸름을 간직하고 고군분투하는
담쟁이가 마치 모조품같지만 진짜 생물이었지요.
이름인지, 아님 복을 비는 문구인지 ~ 언뜻 이해가 ?
전광~ 복
마을을 거의 둘러볼 쯤에 5인의 가족이 나들이를 왔나 봅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정겹습니다. 단단히 차려 입은 옷매무시가
한겨울 추위를 느끼게 합니다.
동동주와 파전을 파는 주막도 보입니다. 그러나
손님은 저와 아까 5명의 가족 뿐~ 여길 들르지는 않았습니다.
아쉽습니다. 날씨가 너무 춥습니다.
마을 쪽에서 들어오는 마을 초입을 담아 보았습니다.
마을 길이 전부 타일형의 황토색 시멘트로 포장이 되었다는 것이 조금 특이합니다.
옆 쪽에 축령산이 있다보니
민박들이 많았습니다. 대 여섯 농가는 민박을 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추위만 아니었다면~ 아내와 동행이었다면 아마도
들러서 손떡만두국을 먹어 보고 싶었는데....아쉽지요.
이곳은 "태백산맥 " 촬영지 입니다.
대문 입구에 오래된 돌흙담과 창고가 아주 낮이 익은 풍경입니다.
오늘의 작은 여행은 축령산과 이어서 금곡 영화마을 둘러보기 였습니다.
나오는 길에 도로 옆의 이정표를 담았습니다.
금곡영화마을은 기대보다는 조금 실망이었지만 그런데로 의미있는 하루 였습니다.
행복한 농촌, 고향의 그리움을 듬뿍 담고 있는 금곡영화마을로 놀러 오세요~
축령산에서 피톤치드의 기운을 듬뿍 받고 영화마을에 들르시어 인심 좋은 동동주 한잔으로 여행 피로를
달래시고 뜨끈한 군불 넣은 방에서 몸을 녹이시면 금상첨화 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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