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일, 1월 9일~ 일요일~
아내에게 졸랐습니다.
"여보~ 축령산 올라 갔다 옵시다. "
" 내려 오는 길에 금곡 영화 마을도 들리고~ 어때"
아내는 싫다는 표정입니다.
"집에 할 일도 산더미인데~ 당신이 해줄것도 아니면서?"
이내 불평을 털어 놓습니다.
"다녀 와서 함께 합시다. ~ " 설원의 축령산이 너무 운치 있을 것 같아?"
" 눈이 사람을 기다려 주지는 않쟎아~"
"있을때 갔다 오자"
아내의 답은 "NO"
한참을 망설이다 혼자 일어 섰습니다.
아내는 내 맘을 너무도 몰라 주네요~ 피톤치드 풍성한 숲에서 손도 잡고, 썰매도 밀어주고, 사랑의 눈싸움도
하고 싶은데....나이가 들수록 저보다 더 세월을 더 많이 서둘러 안으려 합니다. ~ ㅠ.ㅠ
이리도 가까이 숲속의 산책로가 있어 너무나 고마운 일입니다.
입구에서 부터 요란한 알림판들이 환영을 해주네요~
마을 입구의 표지석 " 축령골 모암 마을"
이미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도란 거리며 지나간 발자욱들이 뒤이어 오는 산악인들의 발길을
수월하게 합니다. 길 하나에 배려가 보입니다. 처음 이 길을 지나갔을 사람, 또는 산을 무척 좋아한 그들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산을 오르는 길에 좌우에 사열하듯 늘씬한 편백들이 장관입니다.
흰눈과 어우러진 자연이 또 다른 운치를 자아내지요.
ISO값을 조절해서 찍어 보았는데 어떤가요?
그러나 정말 춥습니다. 골짜기로 부는 눈바람이 양 귓볼을 에일 듯 합니다.
머리 위에 청명한 하늘이 새롭습니다.
시간이 좀 늦은 오후 14시를 넘은 시각이라 숲속이 많이어둡습니다.
휴~ 옷속으로 식은땀이 흐릅니다. 이 추운 날씨에도 ~
여기는 우물터가 있는 휴식처 입니다. 오른쪽으로는 임종국 기념비 방향,
왼쪽으로는 금곡영화마을로 가는 갈림길 입니다.
눈덮힌 곳을 처음 걸어 갔을 사람들이 고마워 지는 순간입니다.
등산로길의 안전한 중앙 부분으로 정상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눈~길~
혼자서 또 한번 스스로를 찍어 봅니다.
추위가 아이들 말로 " 장난이 아니네~" 입니다.
모자라도 쓰고 올걸~ 후회가 막급
그러나 이미 때 늦은 후회 ^^* 양손으로 귀를 감싸고 걷다가를 반복 합니다. ㅎㅎㅎ
중간쯤 오르고 있는데 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부럽기가 한이 없습니다.
아내와 저리 함께 설원을 걷고 싶었는데~ 눈으로 대리 만족이라도 해야겠습니다.
행복해 보이는 뒷 모습을 한참을 바라 보았습니다. '
쉼터 정자에서~
정상 가까이에 있는 "우물터" 입니다.
옆의 표말에는 식수로 금지 한다는 '
안내판입니다. 아쉽습니다. 이 산중턱의
물이 먹을 수 없다는 것이...
이미 다녀간 사람들의 즐궈운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이야기 꽃도 피웠을 만남의 장소 입니다.
폭설에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허리가 휘어 있는 어린 편백이 안스럽습니다.
그래도 온 힘을 다해 버티는 편백이 대견합니다.
몸부리쳐서 떨구어 버려~ 라고 외치고 싶지만
자연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일 것 같아
그냥 지켜 보기로 합니다.
정상 부분에 통신탑이 보이네요.
와~ 정상은 칼바람이 따로 없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발길이 없는 설원 그 자체 입니다.
멀찍이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등산객들의 위험 대피소가 단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 산속에 와서도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군요~ ^^*
아마도 오래 존재할 듯 싶습니다.
강추위가 너무나도 반가운 눈사람 입니다.
숲속과의 나홀로 데이트를 마치고 입구로 다시 돌아 옵니다.
황토로 지어진 기와집이 눈에 들어 옵니다.
담벼락에 장작더미가 아주 정겹습니다.
군불 넣은 방에서 한 두시간을 잠을 자고 나면
개운할 듯 합니다.
내려 오는 길에 누군가 예쁜 흔적을 남기고 갔네요.
두개의 하트가 곱게 그려져 있습니다.
혹시 저기 걸어가는 두 사람?~~^^*
오늘은 제가 아내와 멋지게 하려던 일들을
다른 사람들이 마치 제 마음을 들여다 보듯이 연출을 해주었네요 ..ㅎㅎ
고즈넉한 마을의 풍경이 너무 평온합니다.
따뜻한 군불 넣은 안방에서 이웃 사촌들과 오손도손 농사얘기, 서울 유학 간 손주얘기, 세째 며느리의 출산 얘기....~
들이 모락모락 곧 지펴 올라올 저녁의 풍성함속에서 행복한 이야기들이 들리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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