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우리들의 이야기

설명절 차례상 올리기~ 그리고 추억의 연날리기 ^^*

푸른희망(이재현) 2011. 2. 6. 15:20

2월3일 오전 7시 조상님들 차례 모시기를 합니다.

1993년도 아버지 돌아가신 후 부터 주~욱 모셔 오고 있습니다.  벌써 18년이나 되었네요. 

 고향은 충북 제천이라 충청도 방식을 많이 따릅니다.

제사와 추석과는  다른 것이 설 차례상에는 떡국을 올린다는 것이 다르다 하겠습니다.

그리고 추석과 설날은 조상님들 모두를 모시는 것이지요

 

저의 경우는 저를 기준으로 증조부까지 모시고 있습니다. 

이 맘때면  늘 회색빛의 한복을 차려 입으시고 자손들이 모두 절을 하면 할아버지께서

" 유세차~~ 모년 모월 모시~~~ 현고학생~~~ " 하시던 음성이 환청처럼 들리는 듯 합니다.

저희 집에는 오래전 아버지께서 한학을 배우시며 직접 작성하신 축문집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소중한 유산 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A4용지에 볼펜으로 끄적 거리는데... 늘 조상님께 죄송한 마음 뿐 입니다. 

다음 부터라도 정신을 차리고 붓글씨로 한지에다 준비하려 합니다

 

그리고 제기와 병풍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구매하려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낡아서 오래전 사용 못하게 된

병풍을 처분하고는 뒤 이어 새로이 구매를 하지 못한 것이 이리도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조상을 제대로 모시는 것이 자손들에게도 위엄이 서고 조상 볼 면목 또한바로 서지 않을 까 합니다. 

지켜야 할 전통이면 올바르게 정통으로 지켜가야 하는 것이 자손의 길 이라 생각 합니다.

 

 

병풍이 없다보니 커튼을 치고는 종이에 정성이 부족한 볼펜 글씨의 지방을 모십니다.  늘 마음이 죄스러울 때 입니다.

차례상은 밥과 탕국 대신 오늘은 떡국이 올라 갑니다.  딸기농사를 짓다 보니 이번에도 빨간색의 탐스런 딸기가 예쁘게 자리합니다.

오늘은 삼색 나물만을 올립니다.  시금치(푸른색), 고사리(갈색), 숙주나물(흰색)~ 조기와 김, 그리고 전 종류들이 가지런하게 정리가 됩니다.

 

전라도에 있다보니 오늘은 고막도 맛있게 삶아 올렸습니다.   어릴적에 할머니와 함께 설 며칠 전부터 만들더 과상과 수제약과는  정말로

없던 시절 정말로 먹고 싶던 과자 첫번째 였었지요.  장터를 돌다보니  손으로 직접 만든 것이 있어서 반갑게 사가지고 왔답니다.

오색 색깔의 과자도 조금 사고, 약과도 한 봉지 집어 들었지요 ~^^*

 

 

전 재료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계란 입니다.  이번에는 이웃 농가 후배인 우리농장 " 유정란"을 한판 사가지고 왔습니다.

빛깔이 영롱한 노란 색을 뛰우는게 아주 보기가 좋습니다.

 

사과, 배, 대추  차례상에 빠져서는 안될  감초 들이지요.

깨끗한 물로 정성들여 씻습니다.

 

큰 딸아이가  예쁘게 썰어 놓은 고구마를 튀김 옷을 입혀 자글자글~~  튀겨 냅니다.

이때 부터 온 집안에 구수함이 가득찹니다.

 

나물 종류도 정성 스럽게  준비합니다. 

고사리는 국산인데.... 도라지가 국산을 찾기가 참 어렵네요 ~~

 

두부전도 가지런히 차례상을 위해 알맞게 익었습니다.

 

저는 항상 밤 만큼은 생률을 직접 깝니다. 

전에 한번 티 하나 없이 각지게 깍여서 포장이 된 밤을 사 왔는데~ 제 맘에 너무 들지 않았습니다.

  소독 냄새도 무척 나는 것 같고~~그래서 언제나  직접 껍질을 벗기고 생률 작업을 합니다. 

전날 밤의 껍질을 벗겨서  물에 담가 놓습니다.

차례상 차리기 한두시간 전, 새벽에 일어나  생률작업을 합니다. 

이것이 은근히 시간을 많이 잡아 먹지요~  조금만 늦게 일어났다면

그날 상에는 올릴 수가 없는 대표적 정성이 들어가는 차례상 품목 입니다. 

 

이 녀석들은 일명 " 쌍동밤" 들입니다.  이것들은 상위에 올릴 수가 없는 미운 오리 새끼들 입니다. 

오래전 아버지께서는 쌍동밤이 보이면 항상 " 재현아~ 너 먹거라~!" 하시며 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도독 씹어 먹는 그 맛은  잠이 덜깬 소년의 졸음을 쫓아내는 일등 공신 이었답니다.

 

생률은 바로 이렇게 깍는 것이지요~^^*

칼 날이 정말 잘들어야 하고,  밤을 잡은 손을 아주 조심해야 하는 작업으로

할아버지와 장남, 장손만이 누릴 수 있는 포스 였습니다.

 

제 아내는 늘 빠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새우를 그렇게 좋아 합니다.   아내가  이 집안의 며느리가 되면서 추가된 품목 이기도 합니다.

 

가지런히  준비한 음식들이 하나 하나 제자리를 찾아 갑니다.

잠깐 차례 음식의 의미에 대하여 알아 보고 가 보도록 하지요~!

 

떡국 
쌀로 만든 가래떡을 둥근 모양으로 썬다. 이 모양은 새해 아침에 떠오르는 둥근 태양을 상징한다. 즉 밝은 새해를 맞는다는 뜻의 떡국이다. 


 

 
김은 자식을 낳아 기른 부모의 노고를 기린다는 뜻이다.

 

북어포 
머리도 크고 알이 많아 훌륭한 자손들을 많이 두고 알고 같이 부자가 되게 해 달라는 유래라고 한다. 

 

삼적(三炙)
삼적의 의미는 하늘, 땅, 바다에서 각각 나는 고기로 석잔의 술을 올릴 때마다 바닷고기인 어적, 네발 달린 짐승인 육적, 두부나 갖가지 야채꽃이로 만든 야채적을 올리면서 자연이 내린 음식을 골고루 맛보시게 하는 것이다. 


삼색나물 
삼색은 뿌리나 물이라 하여 조상을 가리키며 도라지나 무 나물을 쓴다. 검은 색은 줄기나무로 부모를 뜻하는 고사리를 쓴다. 푸른색은 잎나물로 나를 상징하며 미나리를 쓰는데 요즘은 시금치를 많이 쓰기도 한다.

대추 
대추의 특징은 한 나무에 열매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열리며 꽃마다 열매가 많이 맺어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뜻이다. 속설에 포도가 다산을 상징하니 딸만 있거나 혹은 자식이 없는 집에 손번창을 위해 간혹 올린다는 이야기도 있다. 

 
다른 식물의 경우 나무를 길러낸 첫 씨앗은 땅속에서 썩어 없어져 버리지만, 밤은 땅 속의 씨밤이 생밤인 채로 뿌리에 달려 있다가 나무가 자라서 씨앗을 맺어야만 씨밤이 썩는다고 해 자기와 조상의 영원한 연결을 상징한다. 

즉 자손이 수십 수백대를 내려가도 조상은 언제나 자기와 연결돼 함께 이어간다는 뜻으로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다. 위패나 신주를 밤나무로 만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나는 천지의 이치이지만 감만은 그렇지 않다. 감 씨앗은 심은 데서 감나무가 나지 않고 대신 고욤나무가 난다. 따라서 3~5년 쯤 지났을 때 기존의 감나무 가지를 잘라 접을 붙여줘야 다음 해부터 감이 열린다. 

즉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다 사람이 아니라 가르치고 배워야 비로소 올바른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이렇듯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은 단지 조상에게 예를 올리는 것만이 아닌 모두의 평안을 담고 있다. 따라서 물 한 그릇이라도 정성을 다해 올리고 바르고 정갈한 마음으로 엄숙히 해 나와 내 가족을 있게 해 준 조상님에게 정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자료출처: 장성닷컴]

 

 

 

차례를 지내는 중간쯤에 술잔에 첨잔하는 시간입니다. 

조금씩 세번을 따르는 방법입니다. 술잔을 받아서 상에 올리기 전에 향로 위에서  남자는 왼쪽방향으로 , 여자는 오른쪽 방향으로

세번을 돌려서 올려 놓는 것이 올바른 법 입니다.  이렇게 술잔을 향로 위에서 돌리는 것은 조상들이 흠향하시라는 뜻이지요

 

직접 농사지은 딸기가 탐스럽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전 감농사 지을때는  튼실하고 잘생긴 단감을 상위에 올렸었지요~

 

차례를 지내거나  제사를 지낼때  가장 좋아했던 바로 그 계란 입니다.

상에 올리는 달걀은 터지지 않게 잘 쪄서 ,  이쁜 놈들만을 골라  중앙 부위에서 아래와 같이 칼집을 냅니다.

이번에는 둘째와 세째 딸아이들이 정말이지 아주 마음에 들게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조상님들이 사용할 젓갈을 들어 상위에 세번 쿵~쿵~쿵~ 치면서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들에 가져다 사진과 같이

올려 놓습니다.  다양하게 흠향하시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조상들께서 얼추 드셨다 할 때

물그릇을 준비합니다.  밥을 올릴 때는 밥의 중앙 부위에서  밥알을 세번 떠서 물그릇에 풀어 놓습니다.

그리고 차례가 다 끝나면 예전 할아버지께서는 이렇게 말씀 하셧지요 " 이걸 밥풀과 함께 마시면 어두운 밤길에도 겁도 없어지고

용기가 쑥쑥 생긴다 " 하시며  마시기를 권하셨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두 세그릇을 마시면 용기백배할까 하여 욕심을 냈던 기억이 있지요~^^*  차례상이다보니 떡국에 얹어져 있던 수저를 물그릇에 그대로 넣어 놓습니다.

 

매번 제사나 차례 때마다 딸아이들 모두에게 술을 받아 놓게끔 하지요

 

차례를 지내다 보니 벌써 바깥이 훤해 집니다. 

 

차례상을 물리기전에  사진에 다시 한번 담아 봅니다.

이제 지방들을 모아서  밖으로 나가 조상님들을 배웅하며 불에 태워야 합니다..

 

지방을 들고 나와서  재가 될때까지

불로 소각을 시킵니다. 소각된 재는  마당 여기저기 뿌려서 액운을 막는 부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모두 2011년 설 차례를 마쳤습니다.

이번에는 몇 년만에  동생 녀석이 내려 왔습니다.  둘째 동생인데.... 제게는 아주 특별한 녀석이지요.

제 목숨을 살려준 은인 입니다.  자신의 장기인 "간"의 일부를 제게 기증해 주어 이렇게 질긴 목숨을 이어 오게 해준 동생입니다.

간이식 수술뒤로 동생부부 사이에 좋지않은 냉기류가 형성되어 마음 고생, 몸고생으로 힘들게 몇년을 보내왔습니다. 

다시  밝은 얼굴로 돌아와준 동생이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시 재기하려는 동생 앞날에 무한한 영광과 축복이 있기를 이번 설에 하늘나라 조부님, 아버지,어머니께 간절히 빌었습니다.  ^^* 

 

 

아무리 명절이어도 딸기 하우스는 매일 매시간 들여다 보아야 하는 저의 직장이지요.

딸기하우스 앞에는 장성군의 지방 문화재 중의 하나인 "요월정" 과 공원이 있습니다.  우연찮게  동네 꼬마 녀석이

연날리를 하고 있는 것이 목격 되었지요~  어릴적 고향 언덕배기에서 친구들과 연싸움 놀이를 하던

추억이 몽글몽글 되살아나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게게로 다가가서  얼레를 잡고

연날리는 요령을 강의? 하고  제법 불어주는 바람에  "일명 가오리연"을 날려 봅니다.

 

한번 가르쳐 주었더니 제법 요령을 터득해 잘도 날리는 모습에 아련한 추억에 빠져 봅니다.

그때는 방패연을 가장 많이 만들었었지요.  주 재료는 싸리나무와 한지, 그리고 밥풀떼기,  신문지~~ 등등

낫으로 잘라온 싸리나무를 반으로 쪼개어 (여기서 일정한 두께로 가르는 것이 기술입니다.) 대나무가 있는 곳은 더 좋지요. 하지만

충청도는 야산에 싸리나무가 참 많았습니다. 

 

연 살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우면 연 싸움에서 질 수가 있거나 잘 날지 않는 특성이 있으므로 연살 만들기도 아주 중요 햇습니다. 친구집 툇마루에서 한나절을 만들며,  신문으로 꼬리를 만들어 끝자락은 종이를 여러겁 접어 가위질을 하면 오징어 발 처럼 여러 형태가 되어 나풀 나풀 거리는 모습이 끝내 주게 멋있었지요.  방패연은 편평해서는 날지 않으므로 뒤로 약간 젖혀내는 각도가 참 중요 합니다.  팽팽하게 실로 묶어서 윗부분 두 모서리와  아랫 부분 중간에서 실을 따서 삼각 형태로 묶어 주면 연만들기는 끝이 나지요. 

 

이제는 장터에서 사온 실과  망치로 뚝딱 뚝딱 만들어진 얼레에 실을 충분히 감아야 하지요.  준비가 완료 되면 바람 잘 부는 날을 선택해

마을 언덕배기로 올라가 겨울바람에 실려 하늘 높이 연을 날립니다.  일정 부위에 밥풀과 잘게 부서진 사기조각들을 발라 놓아 연싸움으로 친구와의 경쟁은 또 다른 묘미 였지요. 

우연찮게 을 날리는 꼬마를 발견하고는 추억에 잠긴 재현이는  넉넉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설날입니다.

구제역으로 인해 마을마다 전통놀이 현장을 찾아 보기가 어려운 설입니다.  추억을 떠올리고 행복한 미소를

던져준 이름모를 꼬마 소년에게 고마운 하루 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