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사진한장

꽃으로 다시 만난 그리운 울 할머니~^^

푸른희망(이재현) 2011. 3. 22. 10:32

 

 

할미꽃

 

뒷동산 할머니 무덤가에

따사로운 햇살 받으며 뛰어 노는 소년이 보입니다.

이 세상 누구보다 할머니를 좋아했던 악동입니다.

 

이웃 마을 마실 갈 때도, 고사리 손 꼭 잡고

까까머리 악동 손주 대동하시고, 손주 자랑에

수다 멈추지 않던 할머니의 사랑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읍내 장터 고추팔러 갈 때도,

깊게 패여 주름진 거북 등같던 고운 손으로

장터 한 귀퉁이에서  "고추사시요~~ !" 

흰머리 가득한 머리카락 은빛비녀로 꼿으시고

수건을 휘~휘 감아 묶어 감추셨지요

 

몸빼 속 작은 복 주머니에 쌓이는

 세상 때 묻은 동전들과 헤지고 남루한 지폐 몇장,

시장끼도 둘둘 뭉쳐 싸가지고 간 주먹밥 ~

 

뉘엿뉘엿 서쪽 능선으로 지는 해를 보며

악동 손에 쥐어줄 과자 몇 봉지와  콩기름, 설탕~~ 주섬주섬

어둑 어둑 해지는 저녁 기운이 을씨년 스럽습니다.

막차 시골버스에  지친 몸을 잠시나마 맡기십니다.

보따리에 챙긴 선물을 꼭 잡고~~

 

울 할머니를 닮은 할미꽃

백발이 성성해도 소년의 가슴에는

고운 꽃잎 속살처럼, 언제나 웃음으로 안아주시는 할머니의

품이 그립습니다

 

왼종일  장터 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며 놀다 지친 악동소년,

친구들도 가버린 혼자만의 쓸쓸한 시간,

아랫마을 멀리 버스 정거장에 눈을 떼지 못합니다.

소년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할머니 오실 날만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오늘은 이렇게 그리운 할머니를

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

 

 

 

담양 창평 아주 작은 옹달샘 옆에서

만년지기 우근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