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다녀온 마을 할머니 댁 입니다. 연세가 올해로 92세 이시지요~~
정말 정정 하십니다. 마루에 걸어 놓은 마늘 보이지요? 바로 할머니께서 손수 파종하시고 며칠 전에 수확 해 놓으신 겁니다.
정말 대단하시지요. 기억력도 엄청 좋으셔서 " 지난번에 김치 주었던 유리 병 왜 안가지고 오나?" 하시며 또 김치 줄터이니 꼭 가져 오라고 하십니다.
저는 이 할머님을 뵈올때마다 오래전 돌아가신 증조할머님이 생각이 많이 난답니다.
그런데 다른 것은 제 증조모 께서는 늘 안방 신세를 지셨지만... 할머님은 부엌에서 손수 군불도 때시고, 집 앞 텃밭에는 온갖 채소들이 가득 하답니다. 그만큼 정정 하시지요~ 지붕은 현대식으로 양철지붕으로 개조가 되었지만 마루며, 부엌문이며, 대문이며, 천장의 서까래 등은 오래전 지어진 방식 그대로 입니다.
3월달인가... 제 딸기를 조금 갖다 드렸더니...
" 에궁~ 하나라도 팔지 뭐하러 갖고와? 가지고 올 생각말고 더 팔아 돈을 모아야지~~" 하십니다.
마치 손자 걱정 하듯이 하시는 말씀에 잠시 울컥 했었지요. 오늘도 방안 허름한 냉장고에서 주섬주섬 챙겨 오시는 것이 "홍삼엑기스" 두 봉지를 가지고 오시더니 오래전 많이 보았던 스텐 밥그릇에 따라 주셨지요.
"어여~들어!"
오늘 제가 이 할머니댁을 방문드린 것은 조금 늦게 준비된 토지 임대료를 드리기 위해서 였답니다.
방문 할 때마다 저는 마치 제 증조할머님을 뵙고 오는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답니다.~~
할머니 댁은 굴뚝이 두개 입니다. 이렇게 앞쪽으로 한 개가 불쑥 있구요. 또 뒤안에 한개가 더 있답니다.
연기가 두 군데서 모두 나는지는 모릅니다. 참 정겨운 모습에 사진을 담아 보았습니다.
" 다 쓰러져 가는 집은 뭐하러 찍누?"
마늘을 캐낸 텃밭 입니다.
얼마나 부지런 하시면 잡초 하나 보이질 않지요~~햐
지금은 깨를 심으셨다 합니다. 앞에는 허수아비, 뒤에는 허수애미~~ 너무 잘 어울리는 짝꿍 입니다.
그 연세에 참으로 가지런히도 마늘을 매달아 놓으셨지요~~
"마늘 안심었으면 한 접 가지고 가~?"
할머니의 맘은 역시 큰 어머니 이십니다.~
부엌으로 들어가는 마루 옆에 저걸 " 채" 라고 하나요? 잘은 모르지만..
오래전 제 할머님이 작은 곡식을 수확해서 이물질 골라 내실때 쓰시던 할머니표 도구 였지요
괜실히 정겹습니다.
머리카락은 이미 하얀 백발이신 할머니 이십니다.
그래도 틀니가 아니신 건강한 치아를 갖고 계시답니다.
제게 주시려는 "홍삼" 입니다.
앞에 큰 밥그릇 보이시지요..
예전엔 저 그릇엔 밥 한공기씩 ~ 와 지금 식당 공기 세 개 정도 분량은 될것입니다.
"다 늙은 것 뭐하러 찍어~!"
한마디 하십니다.
마음으로 자꾸만 되내입니다.
"할머니~ 무병하게 오래 오래 사셔요~"
마루 앞에 가지런히 널어 놓으신 마늘이
참 넉넉해 보입니다
부엌에 수많은 세월의 끄을음 들이 정말 정겹지 않으시나요?~~ㅎㅎ
음식 준비에 쓰실 마늘은 이곳에 따로 걸어 두셨군요~~ㅎㅎ
아주 오랜전엔 저 안쪽에 문으로 밥상이 들어 갔었겠지요~~
정말~~
눈에 익은 가마솥 입니다.
어린시절 할머니께서 긁어 주셨던 "누룽지"가 생각 납니다.
부엌문의 손잡이와 자물통이 세월을 말해 주며
제 시선을 끄는군요~
집안으로 들어 오는 대문 입니다.
지금은 아예 걸어 잠궈 사용을 하지 않으십니다.
마당으로 집 앞이 훤히 보이는 대문 없는 길이 있습니다.
저걸 " 빗장" 이라고 하나요?
흙, 갈대, 대나무, 짚새기, 새끼줄, 지푸라기, 각종 재료들로 만들어진 사랑채의 지붕 입니다.
세월이 흘러 오래되고 낡아 속이 훤히 드려다 보입니다.~~
광주리와 창호지 문창살~
그래서 시골집은 마음의 고향 인지도 모릅니다.
도시의 자식들에게 주실 마늘이 너무나 탐스럽게 보입니다.
92세의 할머니께서 직접 지으신 참 농사전문가 연륜의 마늘 입니다.
굴뚝의 끝자락~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늘 높이 뿜어 올리던
몽글 몽글 연기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 있네요~~
어디서 오래 익어 구수한 냄새 풍기는 뒤안의 장독대 입니다.
고추장, 된장~~ 할머니의 손맛이 살아 있는 그 맛이 궁금합니다.~
작약도 보이고, 대파도~
저녁이면 모락 모락 피어나는 하얀 연기가 그립습니다.
맘껏 뛰어 놀던 그 때 그시절이 마구 그리워 집니다.
"언덕배기에서 할머님이 부르시던 고운 음성이 들리는 듯 합니다.
"이제 그만 놀고~ 어여 씻고 밥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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