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입니다.
하늘이 맑다가, 흐리다가~~ 하기사 지 마음이지요.
누구도 건들지 못할 자연의 절대권력 입니다.
"여보~! 고추밭 가세~!"
모처럼 온가족이 함께 고추밭 나들이를 합니다. 몇 십분 뒤에 있을 물세례를 까맣게 잊은채....
한 방울 한 방울~ 여름 한 낮 소나기의 전주곡이 시작됩니다.
매달리는 자식들이 늘어가는 고추들이 점점 무게를 이기지 못해 아래로 처집니다.
불현듯.... 우리네 삶이 스침은 왜 일까요?~~~ 솜을 잔뜩 실고 냇가에 풍덩 빠져 건너는 당나귀의 설움 같습니다.
흰 색의 기다란 고추를 지지할 끈을 묶는 작업은 고추 농사를 지어본 분들은 다 아시지요~
오늘 세번째. 삼단 높이 묶기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미 단단히 벼르고 온 터라... 그냥 버텨 봅니다.
점점 거세지는 빗 줄기, 어느새 고추 꼬랑이 개울로 변해 버렸네요~~
아주 어릴적~
충청북도 두메의 산비탈 할머니 고추밭이 생각 납니다.
멀쩡하다 쏟아지는 소낙비에~ 널레 덜레 옷 입은 채 샤워??~ㅎㅎ
오늘 우리 가족은 그렇게 못난 아버지라는 사람의 추억속에 한 장면을 그대로 연출 합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그래도 행복 입니다.~
하우스 앞의 나이드신 할머니의 텃밭
여기엔 없는 것 빼고 다 있습니다.
도라지~
땅콩~
참깨,
콩~
호박~
옥수수~ 벌써 수염이 석자로 자랐답니다.
하얀 별을 닮은
백 도라지 꽃~
재현이가 참 좋아하는 꽃 입니다.
지금은 담배를 피진 않지만... 스무살 시절때
멋으로 아주 잠깐 피우던 시절... 도라지를 참 좋아했었지요.
아주 짧게 지나간 흡연 시절??~ㅋㅋ
스마트 폰으로 찍은 하우스 원수탱크
(지하수 담아 논 물 통 입니다.. 오해 없으시길..ㅎㅎ)
청개굴 녀석~ 에궁 초점이 안맞았네..
고추 잎에도~
딸기 잎에도~
참깨 잎에도~
살포시 앉아 해충을 잡아 먹는 유노동 무임금의 일꾼 이지요.
제발 고추밭에 머물게만 해주세요~~네~~!
저야 좋지요~ 안그러겠어요?
비록 흐렸지만 막~일을 시작하려 할때는 선선하니 참 착한 하늘 이었답니다.
세째 초원이와 엄마가 한팀~
큰녀석 하늘이와
막내 푸른별이가 아빠와 한팀~
사실 둘째 태양공주님은 공주님이라서
집에 남기로 했답니다.
아주 지 맘대로 입니다.~~ㅎㅎ
하늘팀,
초원팀,
넉 줄이나 메었을까요~~
구멍이 뚫렸는지~ 아예 양동이채 퍼 붓습니다.
문학동네의 "어린 별" 책에 보면
[어린 별 공주는 너무 마음씨가 착하고 곱고 여리어서 세상의 이런 저런 슬픈 일을
내려다 보고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훌쩍 훌쩍 울곤 하였다. 호랑나비 애벌레가 은초롱꽃의
꽃대를 갉아 시들어 지게 하는 것을 보고도 울고,
올빼미가 어린 새끼들의 먹이를 구하러 나온 엄마 들쥐를 잡아 먹는 것을 보고도 울었다.]
어린 별 공주님이 오늘은 도대체 왜 울었을까요?~~
아시는 분
공주님께 그만 우세요~라고 해 주실래요?~~
저기 희미하게 보이는 아내와 세째가 소낙비를 다 맞습니다.
"여보~! 얼른 나와요~?"
"천둥번개치니 언능 ?~~ 고래 고래 고함을 쳤지만
하우스 지붕을 사정없이 내려 치는 빗소리에 묻히고 만다.
그렇게 우리는
내리는 소박비와 하나가 되었다.
어린 별 공주님~~!
이젠 뚝~ 하셔요?~~제발....
농사를 짓다 보면 참 손의 정성이 가야 하는 것이 많다.
그중에 고추 농사는 단연코 으뜸이다.
한번 병이 걸리면 파급속도가 빛의 속도 보다 빠르게 전염된다.
예방은 그래서 아주 중요한 방제작업 입니다.
비가 계속되면 축축 처지는 가지의 무게로 부러짐도 많고, 뿌리의 산소 흡수도 방해가 되어서
그만큼 병과 충의 점령 속도가 빨라 지게 됩니다.
소낙비를 맞아도 ~
천둥번개가 간담을 서늘하게 해도~
농심이 고추밭을 찾는 까닭 입니다~~
에고~~에공~~
오늘 쿤타네 가족은 모두 물에 빠진 생쥐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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