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장성구석구석

[장성농촌]자전거와 함께하는 점심시간의 작은 여행-농촌들녘은 보기만 해도 넉넉해집니다.

푸른희망(이재현) 2011. 10. 10. 06:00

오늘도  나는 가을을 만끽하며  동그라미 두개의 탄력을 받으며 가을 바람을 맞습니다.

하우스 일을 하다 점심 시간이 되면 집으로 가는 길에 제가 즐거이 지나는 길이 있습니다.

여름내 푸르름을 뽐내던 들판이 어느새 넉넉한 풍성함으로 옷을 바꿔 입고,   고마운 가을 햇살과 바람을

맘껏 받아 들이고 그 날을 기다립니다.

 

그래도 제법 넓게 포장된 농로길을 달립니다.

쫓기듯 바삐 페달을 밟을 필요도 없습니다.  쓰러질 듯, 쓰러질 듯,  아슬아슬 주변 풍경을 고스란히 담으며

여유를 부리는 시간 입니다.   눈에 들어오는 예쁜 자연앞에서는 잠시 쉬어도 봅니다.

 

대왕 강아지풀이 무척이나 탐스럽습니다.

일반 강아지풀의 대여섯배는 커보이는 크기에 완전 매료 됩니다.

가을 바람이 스치며  귀띰을 합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살아 가라고 합니다.

 

 

키를 넘는 억새풀이  부드러움을 더욱 자랑하는 계절 입니다.

추수가 끝나고,  휭하니  논바닥에  겨울바람이 찾아 들면  억새들도  그 보드랍던 하얀 솜털들을

남김없이 세상 밖으로 날려 보내겠지요~~

 

너른 들판에

샛노랗게 익어가는 알곡들이  토실토실 탐스럽습니다.

폭풍우 휘몰아 치는 뜨거운 여름날 소낙비 속에서도~

너희들은 의연함을 잃지 않고 대한민국 농업의 자존심을 지켜 내었구나~

 

 

가녀린 줄기로도 모진 비바람에 맞서서

쉬이 꺽이지 않는 용기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논둑을 점령하는 쑥부쟁이~

봄철 시골아낙네들의 푸성귀 거리로 고마움을 주더니  벼들이 익어가는 이 가을에

들국화를 닮은 너의 아름다움의 절정은 가히 가을 들녘의 황진이가 틀림 없구나~

 

그 소담스럽고 복스럽던 노란 꽃망울이

마치 요술을 부린듯  큼지막한 달덩이같은 선물을 턱하니 남겨 놓고

아무 이별 기약도 없이  총총 걸음으로 가버렸답니다.

 

쌍둥이 꽃~

꽃들은 모두 쌍둥이 같아요~

아주 오랜 친구처럼  벼들과 동고 동락을 해 온 쑥부쟁이입니다.

외로워도, 슬퍼도 싫은 소리 하나 없이 논에서 , 논둑에서, 그들은 서로를 위로해 주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 가을 짧지만  긴 여운을 날마다 새롭게 던져주는  자전거 여행길의 끝자락 입니다.

황룡강 뚝방에 올라  내려다 보이는 황금 들판은 감탄사가  저절로 입을 열고 튀어 나오는 곳이랍니다.

완벽한 S라인을 자랑하는 포토존 이지요~~ 세워도 보고~ㅎㅎ

 

스마트폰을 넓게도 각을 잡아 보고~

우와 정말  한폭의 그림이지 않습니까?~~ㅎㅎ

울적할 때면  가끔씩 이곳을 들러  가슴속 응어리들을 거칠게 끄집어 내어 허공으로 사정없이 던져 버리곤 하지요~

 

이세상 모든 것이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시간들을 고맙게 선사하는 자연이 참 좋습니다.

 

 

며칠전의 들녘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영글어 가는 풍성함이  내것처럼 반갑습니다.

 

 

나는 오늘과 똑같이

내일도, 모래도.... 그렇게  두개의 동그라미가  보여주는 자연을 즐길 것입니다.

 

교통비도 들지 않고~

주차하기 위해 넓직한 공간도 필요 없습니다.

그저 공기만 넣어주면 내가 원하는 곳으로 어디든지 갈수 가 있는 참 고마운 친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