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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가본 따스함이 가득한 황룡 5일장 풍경

푸른희망(이재현) 2011. 12. 6. 06:00

12월 4일,

오늘은 저물어 가는 신묘년 12월의 첫번째 휴일, 그리고 황룡장이 서는 날입니다. 

 새벽 6시 30분을 조금 넘은 시각 아직 어둠이 짙게 깔린 바깥으로 웃 옷을 주섬주섬 입고 보일러실로 군불을 떼러 갔습니다.

  새벽녘이 되니 방 바닥이 써늘 합니다.

 

어슬렁 어슬렁  저 멀리 제봉산 위로 구름속에 가린 빛이 슬금 슬금 기지개를 켜는군요. 

 언제나 태양은 꺼지지 않는 모든 이들의 희망 이지요.

 

군불 넣고 먼지 훌훌 털며 마당으로 걸어 오는데.. 집앞에서 30여미터 떨어진 버스 정류장에  7시 15분 마을 버스가

두 눈을 부릅뜨고 마을 어르신을 태우고 있군요.   장이 서는 날이면  아침 일찍 장보러 가시는 어르신들 입니다. 

 갑자기  이른 아침  장터의 풍경을 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방에 있는 카메라 챙겨 가 봅니다.~

 

오늘은 황룡장의  수산,건어물 시장을 먼저 둘러 보는데... 

아침을 이제서야  주문해서 드시는  상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커다란 드럼통에는  생선을 담고 비어 있는 나무 궤짝들이  모닥불 되어 후끈후끈 아침 추위를 녹여 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상인분들의 단촐한 아침 밥상을 젤먼저 사진으로 올리면서  시장 구경 합니다.

 

 

황룡장 고가도로 밑에  닭집들이 운집해 있는 곳 모퉁이에 

동물을 파는 아저씨가 트럭에서 이제 막  토끼, 고양이, 강쥐들을 내려 놓고 계시더군요.

혀로  오로로~~로로~~소리를 내었더니 뚫어지게 나를 쳐다 봅니다. 

 

아저씨~  지들 데려가 줘유~!

 

까만 눈동자들이 무척 귀엽습니다. 

강쥐들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한참을 이녀석들과 놀았지요

 

퇴깽이들도  얌전히 서로 서로 몸을 밀착하며 말똥 말똥 큰 눈으로 새 주인을 기다립니다.

 

와우~

황금소나무  정말 황금이 주렁 주렁 열렸으면 좋겠어요^^

 

한 그루 사다 심어볼까.... 혹시 모르잖아~

 

장터가 이른 시간이라  상인들이  서둘러 준비들을 하고 계십니다.

오늘은 수산물 골목을 먼저 돌아 볼께요.   윗쪽이 양식 굴이고,  지금 한 그릇 담고 있는 것이 자연산 석화 입니다.

요거 넣고 끓인 굴국밥이  먹고 싶어 집니다.  냠~냠~ 

 

지난 9월에 들렸던 영광 법성포의 굴비가 생각납니다.

걸대에 걸기위해  냉동창고에서 막 꺼내 놓으신 모양 입니다.   한 지역 상인의 말씀에 의하면 아주 오래전 영광의 굴비보다  

 이곳 장성의 하롱시장(황룡장의 옛 명칭)에서 염장하여 전국각지로 판매하던 그때가 있었답니다. 

 

 영광, 고창이 그 때는 교통이 좋지 않아서  장성역이 있었던 이곳에서 오히려 굴비들이 유명했었다고 하더군요. 

 요즘은 지역 특산품을 알리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들이 대단하기에 본고장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브랜드화 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지만 말입니다.

 

이른시간이라  지금은 상인들만이 분주하게 손님맞을 준비들을 하고 계십니다.

어라~~ 저기 아저씨?  굴비 사실려나?   주인장 이신가?

굴비들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계시는군요~~

 

커다란 드럼통에 겨울아침의 추위를 달래주고 있는 모닥불 입니다.

수~분을 저도 몸을 녹이고 있다 장터를 다시 돌아 보렵니다.

 

도마와 소금~

무엇을 하려 할까요?  아직은 빈 의자!

 

냉동창고에서 오늘 팔 생선들을 수레로 이동하려 하는 아주머니

 

발걸음도 가볍게

수레를 끌고 가시는군요~~ 장사가 잘 되어야 할텐데 말이죠

아주머니~~화이팅 하세요

 

야후~~

아주머니  첫 손님과 흥정이 되었나 봅니다.

 

멀리서 봐도 푸른 배추잎 지폐가

휘리릭  넘어 가네요~~

아침인데...

 

드럼통 모닥불 앞에는 이미 여러 상인분들이  추위를 녹이고 계십니다.

오늘 하루 장사에 대한 이야기들이 정감 있는 사투리로  오갑니다.

 

 

벌써 아침 8시 30분 입니다.

날씨가 구름이 끼어 초겨울의 을씨년한 하늘입니다.

수산물 골목 상인들이 여럿이서 함께 아침을 주문해서 드시고 계십니다.

 

어이~~ 카메라 양반도  함께 들어~!

 

저까지 챙겨 주시는 고마움에  감사함을 드리면서... 많이들 잡수시고 장사 잘 하시라고 하며

저는 자리를 떳습니다.  다음 골목으로 갑니다.~~ㅎㅎ

 

젓갈 골목으로 왔어요~

김장철이 막바지 입니다.  새우젓이  종기에 가득히 담아져 있습니다.

문영상회, 할머니 젓갈집 입니다. 

 

카메라를들고  구경하는데.. 젓갈집 사장님께서   카메라 양반 !  차 한잔 하고 가!  하십니다.

오잉???

누구신가 했더니  지난번 북이면 사거리장에서 뵈었던 젓갈 아저씨 입니다.  오호라~ 여그가  아저씨의 본점 입니다.

너무 반가워 해주시는 표정에 덩달아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은  시장 상인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황룡장의 할머니 젓갈집은  65년이나 되었답니다.

아저씨의 어머님께서  근 50년을 장사를 하셨고,  아드님이신  아저씨께서  15년을 이어가고 계시니 말이지요.

 

와우~ 오늘 따라 손님들이 많이 오십니다.  말씀을 나눌 시간이 없습니다.  아주머니와 함께 장사를 하시는데 손이 부족합니다.

석유난로가 놓여 있는 안쪽은 이미 손님들 차지가 되고,  두분은 아주 분주하게 젓갈들을 포장하십니다.

바쁜 와중에도 저의 물음에 아주 친절히 답을 해주시더군요.. 고맙습니다. 

 

사장님  젓갈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지요?

 

"긍께~ 싱싱한 새우젓은  무침용으로 좋구,  잘 숙성된 것은 김치 담글때 써야 맛나제~"

그라고 맛난 것은 역시 잡젓이 왔다랑께~"

 

그런데  왜 상호가 문영상회 인가요?

 

"그건 별뜻이 없구 어머님때부터 그리 했었고, 114 안내에서는 할머니젓갈로 알려져 있어~"

 

요것이 바로 그 맛있는 잡젓 이랑께~

김장 담글때 요거 넣어야 맛나제~

 

가게 한쪽에 어머님과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어머님 가슴에 카네이션이 있는 것을 보아하니

아마  생전에 어머님을 모시고 효도관광을 다녀 오신 사진인 듯 합니다.

 

손님에게 줄 젓갈봉지를 야무지게 묶고 계십니다. 

"국물 흐르면 안되제~~

사장님 건강하게 오래 오래 장사 잘되시길 바래요. 

율무차 잘 마셨습니다.~

 

이번엔  도로변의 할머니 할아버지,  상인분들을 만나러 갑니다.

한약재 재료를 직접 손수 채취하여 나오시는  조 석행 할아버님을 만납니다. 

머리카락이 완전 하야십니다.  그런데 연세를 여쭈어 보니 66세 십니다. 저는 처음에  7~80세로 보았는데... 

할아버지가 아니시고.. 아저씨 입니다.

 

아저씨~ 사람도 없는  여기에서 왜 장사를 하셔요?

 

여그가 내 지정 자리랑께..

사람 없다고 장소를 자꾸 옮기면 단골들이 모를수 있으니 옮길 수 없어~! 하십니다.

 

할아버지.. 아니 아저씨께서  손수 채취하신 약재 나무들입니다.

아저씨가 쓰신 단어들이 오래전 아버지를 연상케 하십니다.

 

제 아버지께서도  초등학교조차 다니지 못하셨거든요.  소아시절 걸린 소아마비로 학교근처도 다니시지 못하셨지요.

아버지의 소리나는대로 쓰신 한글이 불현듯 스칩니다.  연세도 아버지 나이와 비슷하시네요~

요즘은 인터넷에 정보가 넘쳐나니  약재의 효능과 성분은 굳이 올리질 않을께요~~

 

이곳 저곳 산행에서 채취해 온 효험이 가득한 약재들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사진 쩌~~아래  환각구 식물은  왼쪽이 재배한 것이고,  풀잎이 살아 있는 것은 자연산 이라 하십니다. 

 바로 저게 엉겅퀴를 그리도 부르는가 봅니다.

 

자  황룡장터에서  다음 장날에 백발청춘 아저씨의 약재로  건강 한번 땡겨 보실라우~~!

 

아저씨~ 근데  원래 이렇게 머리카락이 희셔요?

 

으응~ 이 머리 할아버지때부터 유전이야~

 

그러면 다른 형제분들도 그러시나요?

 

아니야.. 난 형제가 둘 뿐인데... 

 

예?  예전분들은 보통 6~7분이 기본이신데...

 

그게 나와 동생 둘을 낳고 6.25때 아버님이 그만 돌아가셨지.. 허허

 

아이구 ... 제가 괜시리 여쭈어 보았나 봅니다.

 

아니야. 괜찮아~ 동생은 자식들을 아들만 삼형제를 두고  난  2남 1녀를 두었지.

 

와~ 저는 딸만 넷인데..  아저씨네는 딸이 귀한 집 이네요.

 

이 하얀 머리는 40이 넘으면서부터 변하더니 금새 하얗게 변하더라구~~

그때는 색도 해 보았지만... 이제는  그냥 이러구 살지!~~

 

마치 미국 모햄버거 회사  모델 같으십니다.~

 

그렇게 황룡면 옥정리에 사신다는 멋진 할아버지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이동합니다.

 

김장철이라 

각종 봉지 장사 코너가 불티나게 팔립니다.~~

 

 

장터 저쪽으로 손을 꼭 부여잡고 가시는

할머니와 어린 손자가 보입니다.  할머니와 손자의 모습에서 오랜 제 할머니가 생각이 납니다.

 

장날이면 으례히 할머니 손을 잡고 다녔던 어린시절이 그립습니다.

그때는 이런 모습이 흔했는데...

 

장터 한켠에  배추꽃이 활짝 피었군요.

아주 잘익었습니다.

왜~~ 배추만 보면 보쌈이 자연적으로 연상이 될까요?~~ㅎㅎ

 

수레를 끌고 온 손님에게  배추 사장님이  정성스레

포장을 해주십니다.  여섯포기에 5000원씩을 받으시는군요..  공판장에서는 헐값일텐데... 그나마

수고비라도 건지실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요.  화물차 뒤칸에 싣고온 싱싱한 배추들... 다 팔고 가셔야 할텐데.. 제가 걱정이 되네요.

농부 대선배님으로서  배추 재배에 관련해서 한 수 가르쳐 주셨던 정보 잊지 않을께요~~ 배추 사장님

 

"아니~딸기까지 재배하는 농부가  그것도 몰랐어~!  이거 후르꾸  농부구만 잉~!

 

"하하~~그러네요.. 맞습니다.  후르꾸 농부~"

 

"요즘 젊은 사람들은 연구하고, 배우고, 끊임없이 노력해야되.  이왕 하려면 제대로 성공해야지~"

 

 

원기왕성하신 배추 사장님을 지나쳐  출출한 시간~

저번에  글올린 한국말 정말 잘하시는 중국 새댁아주머니 찐빵 코너를 찾았습니다.

뚜껑을 열자 냄새가 기분을 좋게 합니다.

 

"아저씨~ 어서 와라!"

 

말끝의 여운이 본토 언어톤이 있습니다. ㅎㅎ

그런데 변한게 있어요.  작은 만두가 안보이고 왕~~만두가 있습니다.

 

크기가 작아서 빨리 식는다고 해서  큼지막한 만두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답니다.

또한 무게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전자저울도 준비해 놓고~

이제  장사 잘 되서  점포하나 임대하면 좋겠군요

 

속을 아주 푸짐하게 집어 넣네요.

꼭 터질것 같은데.. 노련한 솜씨로  잘도 빗습니다.

 

만두 한번 드셔보고  맛 평가를 해주라 합니다.

큼직한 것이 고기양도 더 많이들고,  예전엔 조금 짰었는데.. 적당히 간간한게  제 입맛에는 딱이군요.

중국만두를 만들어 보라고 권유했더니.. 왕만두를 만들었군요..ㅎㅎ

 

이번엔 ...제가  북이면 사거리장에서 맛보고 온  쫀득하니 맛있는 양파빵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이것도 한번 시험삼아 해보라고... 담에  황룡장에서도  칸 홍메이씨의 새로 출시되는 양파빵을 먹을수 있을까요?

 

야~~!

솥단지도 더 늘었네요~

장사가 제법 잘 된다하니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습니다.

 

칸 홍메이씨의 밝은 얼굴과 친절함에서  상인들과  장터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나 봅니다.

황룡장터 오시면 왕만두/ 찐빵 잊지 마세요~

 

우와~!

여긴 갑자기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보기에도 이십여명의 손님들입니다.  국산콩을 파는 점포 앞에서

대추를 사면서,  개평으로 하나씩을 입에 물고는 행복한 이야기들을 나누네요.

 

일행중에 한 분께 물었더니~ " 장성에 가족분들 행사가 있어서  각지에서 가족형제분들이 내려와서  장을 보고 있답니다.

황룡장이 각 점포마다  이렇게 왁자지껄 북적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주머니 두 분이

양손에 솥과 바구니, 나무 대주걱등을 한아름 사시고는

얼굴도 밝게 걸음을 하십니다.  아무래도  김장을 담그려 하시는가 봅니다.

 

 

총총 걸음으로 장터 인파속으로

빨리도 사라지십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마음이 바빠지시기는 하시겠지요.~

 

싱싱한 배추로  맛난 김장 담그셔요~~ 아주머니 ^^

 

역시 시골장터엔 서로 서로 가슴을 보듬고 살아가는 따스한 모닥불 온기같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