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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불린콩으로, 3시간 공들여야 하는 15시간의 고소한 기다림!

푸른희망(이재현) 2011. 12. 1. 06:00

역시 제 아내가 손이 큽니다.

두부 한판 20모를 통째로 샀다는 거 아닙니까요~

마침  점심때 제가 사는 부흥마을의  형님댁에서 김장 준비로 분주한 날이었네요.

 

와따메~ 뭔 뚜부를 이리도 많이 사온겨?

말랑 말랑~ 따끈 따끈한게 맛도 참 좋구먼~

 

배추를 가르고, 소금에 절이시던 마을 할머님들이  모두 모이십니다.  이구 동성으로

 

맛 참말로 좋구먼~ㅎㅎ

 

아내는 신이나서 두부를 연신 잘라내고 있었습니다.

 

무슨 두부냐구요?

 

장성군 진원면 덕주마을의  군마을기업 1호로 선정된 "불태산 가마솥 손두부"를 아침 8시부터 무려 세시간을 넘게

기다려 모락 모락 고소한 향기 나는 뚜부 한 판을 가지고 왔답니다.

 

 

 

바로 요것입니다.  햐~ 순 두  부~~

기다리기를 두어시간이 지난 10시를 조금 넘은 시각~ 드디어 간수를 넣은 콩물에서 몽글몽글  굳어지는 두부들

 

아따~ 많이 기다렸제!

역시 이맘때가 가장 맛좋은 것이야 ! 어서 드러!

 

두부의 달인 유 현남 할머니께서  정 깊은 그릇에 한 국자 퍼주십니다.

저 뽀얀 국물 보세요.  아주 시원합니다.

 

 

요렇게  한 숟가락 떠서~쩝

따끈 따끈 보들보들 목넘김이 참 좋습니다.

 

지난 금요일, 그러니까  11월 25일 이었군요.

황룡면으로 이사오기전 제가 7년을 살았던 진원면 덕주마을 가마솥 손두부가 군지정 마을 기업 1호로  선정되었다는 군민신문을 통해 접하고는 마음으로 가봐야지~했었지요.  잔뜩 기대가 컷었답니다. 마을 입구에 눈에 확 들어오는 간판이 보입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담벼락들이

여러 농산물들과  동물들  벽화로 이채롭습니다.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덕주마을의 사계절이 그렸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더군요

어쨌든 밋밋한 벽보다는  볼거리있는 벽화가 정겹습니다.

 

 

야~

여기군요.  진원면을 7년이나 살았어도 처음 와보는 동네 입니다.

사실 제가 살던 곳은 광주시가 가까운 경계선 이라  면사무소 바로 앞 동네인 이 마을과는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었지요

 

"일하는 100세, 아름다운 실버"   불태산 전통 손두부~

 

덕주마을 남 기문 이장님의 말씀을 빌리면 마을에서 두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3년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3년전 마을 회의때 이장님의 건의로 농한기를 이용해서  두부를 만들어 판매금액의 일부를 마을 회관 운영경비로

일부를 떼어 지금까지 적잖은 금액이 모였다고 합니다.

 

원래 덕주마을은  콩 재배가 많아서 두부마을로 소문이 자자했다고 하는군요. 

덕주마을 두부를 재현해서 소득도 창출하고 노인 일자리도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제안에 

 마을 회관 옆의 작은 공간을 할애하여 만들수 있도록 마을 사람들이 의견일치를 해 주었다고 합니다.

 

올해는 마을 회관 앞에 3000평 규모의 땅에 친환경 콩 재배도 직접하여  수확한 콩으로 두부를 만든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이장님과 유 현남(77세), 최 정혜(74세), 김 옥례(82세) 세 분의 할머님이 회관 옆에 가마솥과 맷돌 등을 구비하여  작은 창고를 지어 출발을 했었답니다. 지금은  두부만드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유 현남 할머님과 할아버지, 이장님이  동참하고 계십니다.

 

두부 만드는 일로 인해서 2010년에는 친환경 콩 작목반도 결성하여 두부 원료 콩의 안정적 수급도 갖추었다고 합니다.

올해 2월에는 " 장성의 새 명물 두부 할머니 삼총사"로  농민신문에도 나오고   방송도 타셨더라구요~ㅎㅎ

 

행정안전부 지정  장성군 덕주마을 기업 이라는 글귀가 선명한 작은 두부공장이 이제는 멋지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진원면에서 생산된 친환경 콩들입니다.

공장안의 창고 한 켠에 가득히  콩들이 쌓여 있습니다.

 

탱글탱글한 국산 우리 콩 입니다.

고놈들 아주 잘 생겼습니다.~~

 

엊저녁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물에 불린 콩을

맷돌에 집어 넣습니다.

 

 맷돌의 아랫쪽에 전동모터를 장착하여

할머니의 수고로움을 조금이나마 덜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보실까요?~

 

맷돌에서 돌~돌~돌

콩들이 갈아 지면서 커다란 함지박으로 우유빛 콩물이 졸~졸~졸  흘러 내립니다.

거품이 정말 부드럽습니다.

 

할머니께서  다 갈아진 콩물을

가마솥에 붓고 계십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두부 만들기가 시작 됩니다.

 

커다란 나무 주걱으로 가마솥 바닥에 눓지 않도록 계속 저어 주십니다.

천 천히  저어야 합니다.  장작불이 활활 지펴지고 고소한 김이 작은 공간을 가득 메우더라구요

 

자~그럼 이번에도  할머님이 가마솥에 콩물을 끓이는

모습을 한번 보실래요~

 

 

 

점점 뜨거워지면서

거품이 뭉게 뭉게  산위에서 보이는 구름처럼 일어납니다. 두부에는 좋은 영양 성분이 참 많습니다.

실제로 단백질은 6~8% 정도 들어 있다고 하구요. 칼슘, 칼륨, 철분 함량이 높다고 합니다. 

두부를 만들때 나오는 국물, 이것을 여액이라고 하더군요.  이 여액도 참 고소합니다. 비지는 말할것도 없지요

 

두부 거품이 마치 아이들 좋아하는 생크림 같네요~

 

 

시뻘겋게... 아니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잘 타고 있는 장작불 입니다.

저기에  고구마 몇 개 넣어 놓으면  ...에궁 정말 맛나겠어요~

 

할머니~ 왜 물을 뿌리셔요?

 

"차가운 냉수를 뿌려 주지 않으면 거품이 사정없이 넘쳐 부러~~"

 

또 넘 많이 넣어서도 안되지~

 

살~살  뿌려 주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이제 잘 끓여진 콩물을 부을 면 보자기를

준비하십니다.  하하~~ 아까부터 매달린 저 끈이 뭣인가 했더니... 이런 용도 였군요~

 

이렇게 국자로  면 보자기 자루에

계속해서 퍼 붓습니다.   할머니 한 분이 오셔서 도와주고 계십니다.

 

콩물 작업을 할때는 조심스럽게 하셔야 합니다.

가마솥 바닥이 보일때까지 ...

 

 

 

할머니~ 뜨거우니 조심하셔요~!

오랜 세월의 능숙하신 솜씨로  보자기 자루를 둘~둘~감고는

 

커다란 나무를  이용해서

두유를 짜내십니다.  바로 이 두유가 걸쭉하니 맛이 좋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두분이

마치 시소를 타시는 듯 온 몸으로  누르시네요~

 

몇번을  누르고, 다시 보자기를 둘둘 뭉치고

하시더니 둥그런 함지박에  두유가 가득합니다.

자~ 두부만들기 막바지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간수를 골고루 뿌려 넣고 계시네요.  넣는 양이 적당해야 보들보들한 두부가 만들어 진답니다.

간수를 넣고  조금 기다려야 합니다. 

 

두부 모양을 낼 사각틀을 준비하시고

 

 

"따끈 할 때  어여 한 그릇 들어!~"

 

와~ 기다린 보람이 있습니다.  그쵸?

아침도 굶었던 터라  두 그릇이나 비웠답니다.

 

 보이시나요?

 

 

 

몽글 몽글 잘 뭉쳐진 순두부를

다시 퍼 담습니다.

 

그리고 뚜껑을 덮고

무거운 대리석으로 지긋이 눌러 놓습니다.

여액이 어느 정도 빠져 나와야  보들 보들 하면서도 단단한 두부가 탄생 됩니다.

 

와우~~ 너를 기다렸단다.  두부야~~~

 

12시간을 물에 불리고

아침 8시부터  지금  10시 20분~ 무려 세시간을 넘게 기다린 순수결정체 입니다.

세시간을 넘게  할머니 , 할아버지 옆에서 함께 해보니  두부 만드는 것이 왠만한 정성이 아니면 안되는 고된 일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두부 조각이 20개가 나오는데..  3500원씩,  7만원 입니다. 

아니 십만원을 드려도 아깝지 않습니다. 여러분~~

 

정말 15시간이 넘게 기다려야만이 맛 볼 수 있는  가마솥 손두부 ~ 제가 살고 있는 고장의 최고 농식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름 가득한 할머니의 정성과 수고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고향의 맛 입니다. 

 

일반 마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여타 두부들과 어찌 품격을 같이 논할 수 있겠습니까요~

 

지금은 수요량이 점점 많아지다보니 특별주문외에는

현대식 공정의 기계화된 장비가 갖추어져 콩을 불리는 시간은 같지만 다음 공정들이 일사천리로 이어져  1시간 정도면

두부가 만들어 집니다.   

 

다음은  장성닷컴에서 인용한  불태산 전통두부 준공식 관련 내용입니다.

 

장성군에서

주민주도의 지역공동체 비즈니스를 통해 안정적인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기업 1호점이 탄생했다.

 

 

군에 따르면 지난 22일 진원면 덕주마을회관에서 박기열 부군수를 비롯한 마을 대표와 진원면 이장단, 주민 및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태산 전통두부’ 마을기업 사업장 준공식을 가졌다.

 

 

장성 마을기업1은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진원면 덕주마을로 확정, 마을회와 협약을 체결했으며, 마을에서는 ‘불태산 전통두부’ 생산을 위해 자체적으로 3.2ha 규모의 친환경 우리 콩을 재배해 왔다.

 

 

또한, 5월에 전통두부 제조를 위한 공장 설립을 시작하고, 사업자 등록 등 판매사업을 성실히 준비해 그 결실로 지역공동체 비즈니스 형태의 사업장 준공에 이르게 됐다.

 

 

향후 덕주마을에서는 우리 콩 전통두부 판매를 위한 판매장과 전통두부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운영하는 등 지역을 대표하는 마을기업으로 거듭나고, 소통과 화합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덕주마을 ‘불태산 전통두부’가 마을기업 1호점으로써 모범사례가 되길 기대한다”며, “매년 2~3개씩 집중 육성해 지역 주민의 고용창출과 농가소득 증대에 이바지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출처-장성닷컴 농업/농촌 섹션에서]   http://ijangseong.com/news/

 

 

 

덕주마을에서 만들어 온 전통 가마솥 손두부를 우리 마을로 고이 모셔 왔답니다.

김장을 준비하시는 마을 형님댁  마당에  이렇게 펼쳐 놓았습니다.  탱글탱글한  두부가 탐스럽게 보입니다

 

막 담근 김장김치와

가마솥 손두부의  어울림이 참 좋습니다.

 

마을 어르신들~

마침 출출하신 점심때도 되었겠다~ 정말 맛있게들 드십니다.

제 마음도 덩달아 기분이 참 좋습니다.

 

"하늘이 아빠 덕분에  알찬 손두부 따스하게 이리 묵제~!"

 

그러시면서 나머지 두부 한 두모 씩을 쌈지 돈을 꺼내시며

 

"그냥 가져 갈 수 있나~  이래야 우리 맘이 편체~! "

 

하십니다.

 

아직도 김이 모락 모락 나는

비지를 한 봉지씩 퍼 담으시면서  맛난 비지장을 끓여 드신다고  무척이나 좋아들 하십니다.

 

비지는 덤이지라~~잉 !

 

두부의 식이섬유에 많이 있는 올리고당이 소화흡수를 돕고,  피토스테롤 이라는 성분이 있어 심장병 예방에도 좋답니다.

또한 칼슘 성분중에 이소플라본 이라는 것은 뼈의 성장을 촉진하고,  손상을 적게 해주는 작용을 한다고 하네요~

게다가 두부에 들어 있는 리놀레산 등의 필수 지방산과 레시틴, 이소플라본, 피토스테롤 등 생리활성 물질이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어 주는군요

 

두부에 풍부한 사포닌은 인삼의 주요 성분으로 노화의 근본 원인이 되는 지방산의 산화를 막고 암과 에이즈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두부에 함유된 비타민 B군, 비타민 E 등이 항산화 작용을 해 세포의 노화를 억제한다

 

레시틴은 뇌에 활력을 주는 작용을 한다.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에게 레시틴을 처방하면 기억력이 20~50%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두부에는 레시틴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뇌를 건강하게 만들고, 생리활성 성분인 이소플라본이 뇌혈관을 깨끗하게 해 치매를 예방한다.

 

50대 이후 호르몬 이상으로 전립선이 비대화되는 경우를 양성 전립선 비대증이라고 하는데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증가하면 전립선이 커진다.

두부의 이소플라본은 활성 안드로겐의 지나친 증대를 억제해 전립선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는다.

 

[출처-다음백과사전 오픈지식]

이렇게 좋은 두부 음식~

안 먹으면 손해인거 다 아시지요~?

 

정말 맛나는 손두부~  맞지요?  네~~

로컬푸드를 실천하며 직접 생산한  콩으로 쑤어 만드는  불태산 전통 손두부~  사랑할 수 밖에 없네요!

건강도 챙기고, 지역 경제도 살리고~ 일석이조 맞네 그려~

 

아주 오래도록 진원면 덕주마을의 불태산 전통 손두부  마을 기업으로 자리 매김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맛나게  만들어 주신 유 현남 할머니~~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또 주문하러 갈께요~~

 

  1. 지역의 향토, 문화, 자연자원등 여러 특화자원을 활용하여, 주민주도의 비지니스를 통해 안정적 소득 및 일자릴르 창출하는 마을 공동체 단위 소규모 단체를 육성하는 사업이라고 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