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끄터리날~~ 30일 입니다.
주문 받은 빨강미인들 열심히 선별 포장 작업을 하고 있는데... 마을 친구가 전화가 옵니다.
따르릉~~(요즘엔 이 소리가 아닙니다.~ㅎㅎ) 야~ 뭐하냐?
짜식 알면서...
우리 미인들 시집 보내려 포장하고 있지~!
왜? 뭔일 있냐?
후배가 산에서 포크레인 작업 하는데.. 땔감 좋은 거 많으니 오라고 하네~~
그래서 서둘러 주문 딸기들 깔끔하게 보내고 나서 친구 화물차로 달려 갔습니다.
작업하고 있는 산을 몰라 이리 저리 헤메다 드디어 찾았습니다. 구불 구불 농로길을 따라 요리 조리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지요~
아름드리 소나무, 밤나무, 참나무들도 있지만, 칡넝쿨들과 가시덤불이 태반 입니다. 와우~~ 여기 저기 굵은 칡들이 널부러져 있는데
마을분 이신 어느 할아버지께서 지게에다 한 짐을 지으시고 잠시 쉬고 계십니다.
할아버지께 여쭙습니다.
저~~ 할아버지 지게 한번 져도 될까요?
허허~ 젊은양반이 보기엔 이래도 물이 꽉찬거이 무겁다네! 괜찮겠어~
네~ 어릴적 삼촌따라 나무하러 다니던 생각이 나서요~ 이정도 쯤이야~ㅎㅎ
으랏차~~ .......
산주인께서 이곳에 새로운 묘목들을 식재하기 위하여 개간 작업을 합니다.
저기 보이는 포크레인 기사가 마을 후배 이지요. 할 일도 바쁠 터인데... 땔감 걱정까지 해주고~ 고맙지요^^
진짜 토종 지게 입니다.
직접 나무를 베어 깍아 만든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들의 살붙이 같았던 분신이었지요.
등받이로 예전엔 지푸라기로 직접 두껍게 짜서 곁댓지만, 이렇게 비료 포대를 이용해 하기도 했답니다.
어깨 끈은 쌀포대 헤진것으로 꿔메어 만든 완전 촌스런 지게 랍니다.
야~ 지게 너 멋지다.
지게 작대기는 아마도 할아버지께서 급하게 만드신 흔적이 보이는 애송이 였답니다.~~ㅎㅎ
함께 간 친구와 베어논 나무들을 화물차 주위로
주워 모으고 있는데.. 칡을 한짐 지고 오신 할아버지께서 잠시 담배 한대로 휴식을 취하고 계시더군요.
올해 74이나 되셨는데.. 조금은 힘에 부치시나 봅니다.
하루에도 수십키로 지게짐을 거뜬히 지시던 청년 시절이 일장춘몽처럼 흘러 갔다 하시네요~
세월~~ 그거 정말 빠르더라구요~~ 코흘리개였던 푸른희망이도 벌써 50을 향해 몇 발자욱 남지 않았네요~~ㅋㅋ
지게를 잡고 포즈 한번 날리고~~
쪼까 무겁기는 해도~
영~~차~ 이정도야 뭐 지게짐 지고 한 5리정도는 충분합니다.`~
할아버지~~ 지게 작대기는 요렇게 허리춤에 꼭 맞게 끼어야 하는거지요?~~네!
오랜만에 지어 보는 지게지고
폼잡느라 여념이 없네요~~
정말이지..... 그 때 그 시절이 어찌 보면 매우 인간적이지 않았나 합니다.
삼촌따라서 쫄래 쫄래~ 낫들고 뒤따라 나서던 그때가~
화물차에 실어진 땔감 있는 곳까지
기운차게 걸음을 걷습니다
어때요?
나뭇꾼 같아 보이나요?
할아버지 지게를 이렇게
화물차 뒤에 밧줄로 꽁꽁 동여메고 할아버지 마을 입구까지
실어다 드리기로 했습니다.
할아버지 연신 고맙다고 하십니다. ㅎㅎ
화물차가 지게를 지고 가는 형세가 참 보기 좋네요~~ 그치요~^^*
딸기 하우스 앞의 커다란 창고 하우스에서 싣고온
땔감들을 적당한 크기로 썰기 하고 있습니다.
말을 잘 듣지 않던 엔진톱이 오늘따라 고분 고분 말을 잘 들어요~~
왜일까요?~~~~ㅎㅎ
코끼리 다리통 만한 참나무 입니다.
이리 굴리고 저리 뒤집고 해서 두동강이를냅니다.
휴~~
드디어 코끼리 다리통이 적당하게 썰어 졌네요~
자르고 나니... 어라? 이거 원목 의자해도 되겠네?~~고민 고민.......
일 잘하는 나뭇꾼도~
휴식을 잘해야 합니다.
제 말씀이 맞다면 한번 씨~~익 웃어 주세요?
고마운 후배 덕분에 올 겨울 땔감이 넉넉 합니다.
한 두차례 더 나무를 실어 오면 내년 땔감까지 해결이 될 듯 합니다.
어린시절 고향 생각이 절로 나는 마음 넉넉한 오후 였답니다.
나두 지게 하나 만들어 볼까....ㅎㅎ
아래 욘석들과
맛난 데이트 한번 하실라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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