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농사소식

강풍이 할퀴고 간 상처에 마음은 아파도 농사는 쉬임이 없습니다.

푸른희망(이재현) 2012. 4. 11. 08:30

요즘 시골엔 한창 봄에 씨앗을 뿌리기 위한 준비가 한창 입니다.

이상기온에 강풍으로 시설하우스 농가들이 피해도 보았지만,  농업은 절대 넋놓고 있을 수 만은 없는 것이지요.

역전의 용사들처럼 대한민국의 농업의 저력은 모두 어머님들의 공이 실로 크다 할것 입니다.  마치 오뚜기같습니다.

자연이 주는 시련을 결코 바라만 보진 않습니다.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어도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은

쉬임없이 계속 된답니다.

 

제 딸기하우스 옆에서 오래전부터 딸기농사를 지어오신 아주머니의 하우스 입니다.  정말 무섭게도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래도 크게 튼튼하게 지어진 제 하우스도 좌우로 몹시 흔들리는 모습을 볼때는 정말 가슴이 콩콩콩~ 사정없이 뛰었답니다. 

 오직 바람이 멈추어 주기만을  기도할 뿐.... 어떠한 행위도 바람앞에 추풍낙엽일 수 밖에 없었지요. 

 

바로 앞의  아주머니 하우스가 강풍에 두동의 비닐이 힘없이 찢겨지는 모습을 목격하지만, 손을 쓸수가 없었답니다.

 정말이지 그저 바람이 ...  해는 쨍쨍 내리쬐고,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더라구요. 하우스 안의 온도는 40도를 육박하는데...

도대체 열수가 없으니... 하우스 농사 5년을 넘고 있지만   이번 강풍은 처음이었답니다. 

 

 주위의 어르신들께서도  이구동성, " 농사지으면서  봄바람이 이리 세게 부는 경우는 처음이야~~" 하십니다.

기온이 아직 낮기 때문에 찢겨져 파이프만 남은 하우스의 딸기들은 냉해 피해를 받기 때문에  여린 잎이며, 꽃들, 

그리고 열매들이 피해가 예상 됩니다.

 

피어 있는 꽃들은 아마도 수확이 어렵습니다.

딸기 농사가 5월이 되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갑니다.  이번 4월3일의 강풍 피해로 인해 수확량이 많이 줄어들 것 입니다.

사실 사진을 담으면서도  너무나 마음이 안타까워서  좋지를 않았습니다.

 

강풍은 시간이 지날수록 잠잠해지기는 커녕 더욱 기세를 가하였지요.

바로 옆의 한동의 비닐마저도 훌러덩 벗겼답니다.  아~~ 정말 야속한 바람 입니다.

아주머니의 마음속이 얼마나 타들어갈지...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제 하우스에서 바라보는 강풍의 몰아침 입니다.

하우스가 소형인데다가, 좌우로 비닐을 고정하는 사철이 없던 하우스 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더욱 피해가 컷던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는 하우스 축조시에는 반드시 32미리 이상의 파이프와 강풍에 대비하는 설치가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하지만 커다란 영농법인의 연동하우스 같은 경우에는 몰라도  많은 수의 소규모 농가들은 연세도 많고, 

시설보수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 갑니다.  비닐 또한 일년이 지나면 교체를 해야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 비닐이 자외선에  약해져 있는 상태가 됩니다.  치솟는 물가에 농산물의 가격이  받쳐 주질 않으니 엄두도 못낼 일이지요. 그래서 2년 내지는 좀 더 버티면  3년까지도 교체를 하지 않는 농가가 있게 됩니다.

 

 

두동이 완전 찢겨져 버린 딸기 하우스 ~

70이 훌쩍 넘으신 아주머니시지만 다른 하우스가 피해 입을까 밧줄을 살펴 보고 계십니다.

바람은 해가 서산에 뉘엿뉘엿 질때에서야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했었습니다.

 

4월의 기온이 아침저녁으로는 매우 찹니다.

이녀석들 더 피해가 없도록, 서리피해를 받지 않도록 속비닐 만큼은 쒸워 주어야 합니다.

어찌할까요~~~

 

강풍의 공포에서 벗어났지만 전국적으로 많은 농가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를 접합니다.

그렇다고 다음 농사를 대비 안할수는 없는일이지요.  봄비도 충분히 내려 주었고,  농촌 들녘은 천천히  바쁜 농사철을 알립니다.

고추와 참깨를 심을 이랑 만들기에 한창이신  아주머니들 이십니다.  밭을 쟁기질하고, 경운 작업은  대형 기계를 가진 농가에 위탁을

 해서 합니다.  그리고나서  손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이렇게 직접 품앗이 하시면서  하게 되지요.

 

저의 딸기로 목이라도 축이시라고 가져다 드립니다.

일하시다 말고 달려 오시는 아주머니~ 목이 많이 마르셨나 봅니다.

 

잠시 휴식도 취하시면서  맛나게 드셔 주셨답니다.

사~오십년을 농사와 함께 살아오신 아주머니들 이십니다.

손에는 굳은살이 덕지 덕지 훈장처럼 매우 단단히 박히셨더라구요.

 

또 다시 이랑 만들기에 여념이 없으십니다.

평생 해오신 일들에서  떠나기란 오히려  몸이 더 안좋아 지신다고 하니.. 제 부모님같이 맘이 안스럽습니다.

 

자식들에게도 주어야 하고,

손주들 용돈도 주어야하고,

화려하진 않아도  옷도 사입어야 하고,

전기료, 수도료,.....

 

쇠스랑을 잠시 버팀목 삼아

쉬시는 것이 휴식 입니다.

 

며칠전에 바로 옆의 밭에서  두 부부께서 고추 이랑을 만드시는 모습 입니다.

역시 저의 빨강미인 몇 녀석을 데리고  갔습니다.

 

검정 멀칭 비닐을 일정량을 미리 풀어 놓으시고

두분이서 비닐이 바람에 날리지 않고 흙을 덮고 계십니다.

강풍이 염려되어  흙을 아주 촘촘한 간격으로 덮는다고 하시네요. 사실 흙을 너무 많이 해도 농사후에 비닐 벗기기가

아주 힘들거든요

 

검정비닐은  4월말에서 5월초에 고추를 심을 것이구요.

흰 부직포를 덮어 놓은 곳은 땅콩을 심으셨답니다.  그런데 왜 덮어 놓았을까요?

네~~ 아주 여시같이 곡식을 심는 날을 알아채리는 까치 녀석들 때문입니다.  정말이지 귀신같이 알아채리고

달려 들거든요. 그러다 보니 요즘엔 모종을 키워서  옮기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땅콩은  이식이 어렵습니다.

뿌리에 달리는 열매이기 때문이지요.

 

 

아주머니 두분의 이랑 만들기는 여전히 계속 입니다.

농사가 그렇습니다.  하루라도, 아니 일년이라도  밭을 놀리게 되면, 금새 잡초들로 무성하게 점령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욱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하는지도 모릅니다.  부지런히 우직하게 농사를 지어오신

 우리네 어머님들 이십니다.  손에서 호미를 놓을 시간이 없이 살아오신 그런 우리네 어머님 들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