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장성의 맛집

오천원에 푸짐한 시골 인심 가득한 손두부 김치찌개

푸른희망(이재현) 2012. 5. 8. 06:00

요즘 서삼면 대곡지구의 한실마을을 자주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한옥펜션 소소원을 운영하시는 지인께서  이번에 양파망에 황토를 집어 넣어 집을 직접 지으신다고

하여 공사의 진행과정을 보고자 종종 들리게 되는데... 한실 마을 입구에 보이는 구멍가게와 함께 손두부를 직접 만들어 파시는

식당이 눈에 들어 옵니다. 마을 이름을 그대로 딴  "한실가게" 입니다. 

 

 축령산 편백숲 조림의 효시로 칭송받는 임 종국 선생의 기념비가 있는 마을 이기도 합니다.

장성 편백숲을 일군 조림왕 임종국 선생을 자세히 알려면 여기로☞ http://blog.chosun.com/pichy91/3890826

 

가게 옆에 판넬로 식당 공간을 확장한 곳에 축령산의 편백나무를 그려 넣은 벽화가 단아하게 끌리는 집입니다.

식당 이름도 그대로 한실가게 입니다.  식당을 운영하시는 양 효련 여사님의 자제분들이 직접 그려 넣은 것이라 하는데 정감이 갑니다.

지금은 나무 몇그루만이 덩그러니 그려져 있어 미완성의 벽화 이지만 뭔가 아쉬운듯  1% 부족한 그림에 덧그림이 그려진다고 한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자전거 타는 아이들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은근 기대 됩니다.

 

황룡면 월평리가 친정이시지만 결혼후 의류업도 운영하셨었고, 이곳 서삼면에 20년전에 이사하여  축산과 수도작도 하시고,

전에는 된장, 고추장 제조도 하셨지만 너무 많은 일들에 지치시어  지금은 두부만들기와 식당과 가게 운영만 하고  계십니다. 

 

푸짐하고 넉넉한 어머니의 손맛이 들어간 김치찌게의 맛을 한번 보실래요? 

반찬들도 한 주먹씩 담아 넘치시게 주십니다. 음식사진 찍는 것을 흔쾌히 허락 하셔서  사진속에 맛을 한번 담아보려 합니다.  

 

오늘도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지요.

 

"여보~ 저녁에 서삼 한실마을에 손두부 넣은 김치찌게 먹으러 가자" 했더니

 

"아휴~ 거긴 너무 멀어! 나중에 가세~" 합니다. 

 

 사실 요즘 아내가 장기간 병원에 입원중이라 집의 반찬 사정이 말이 아니거든요.

아내도 미안했던지...한참 뒤에 다시 전화 벨이 울립니다. 

 

"갈려면 빨리와~" 합니다. 

 세째인 푸른초원이 녀석도 방과후에 엄마 병원에 함께 있다고 하는군요.

서둘러 도착한 시간이 저녁 7시를 막 넘습니다.

 

 

식당 유리문에 부착된 메뉴 표시와 손두부 안내판~

지역에서 생산된 콩으로 만드는 손두부, 빨리 먹고 싶어 집니다.

 

가게 뒷편 텃밭에서 아이들과 고추를 심고 계시던 사장님께서 급히 오셔서 준비해 주신

김치찌개 한 상 입니다.   그리고 오전에 만들어진 두부 한모를  먹어 보라시며 예쁘게 썰어 주셨습니다.

평상시 두부 한모에 5천원 이라고 하네요.  기계가 찍어낸 그것과 어찌 비교가 되겠어요.  

 찰 보리가 살짝 들어간 밥 입니다. 백미보다는 혼합곡이 더 좋은거는 다 아시지요.

 

묵은지~ 아내와 아이가 맛있다고 하면서 금새 바닥을 보이더군요.

 

부추나물과 오이무침 나물~  여기에 밥 한공기 넣고 비벼 먹어도 참 좋은 반찬 입니다.

 

열무김치~ 담근지 며칠 안되는 생생한 맛입니다.~

 

잘 익은 갓김치 인데요. 꼭 여수 돌산갓처럼 두툼한 것이

새콤한 맛이 일품 이었습니다.~ 아내가 찜한 반찬 이지요.

 

요건~~ 뭘까요? ㅎㅎ

아내 왈~ 머위 나물 같은데.. 합니다.

아닙니다. 두릅나물 무침 입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두릅김치 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것은 제가 좋아하는 반찬 이랍니다.

 

 

새송이 버섯과 당근 볶음~

 

인심 넉넉히 주신 손두부 맛을 식사하기전에 맛봐야 되겠지요.

정말 보들 보들 합니다.  입에 넣으면 혀로 으깨도 봄날 눈녹듯이 와르르 ~ 부서집니다.

 

어찌 기계두부에서 이런 맛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2~3일정도의 간격으로 만드시는 두부 랍니다.  사장님의 말씀에 의하면 일반두부는 지금같은 날씨에 상온에 3일정도가 지냐야 

부패하기 시작하면서 냄새도 고약하지만  직접 만드신 손두부는 2일정도이면 두부 표면에 노란 곰팡이들이 서식하면서

 부패하기 시작하지만 냄새가 그리 심하지 않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러고 보면 일반 두부들엔  방부제가 아니 들어갈 수가 없다고 볼 수가 있겠지요. 

 건강한 두부를 우리가 선택하고 먹을 권리가 있는 거지요.

 

사장님표 간장 양념장에 콕~~  

막걸리 안주로도 아주 제격입니다.~

 

묵은지와 함께 먹는 손두부~ 그 맛은 과연?

 

냄비에 찌개가 보글 보글 끓습니다.~

거품을 퐁~퐁~퐁 내면서 끓어 오르는 모습이 미각을 자극합니다.

병원에 있는 아내는 이미 다섯시면 저녁식사가 나오기 때문에.. 이미 밥을 먹은 뒤였지만.. 글쎄  공기밥 한개를 뚝딱 비웠어요

 

대파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손두부 김치찌개~

아내가 집 반찬을 해주지 못함에 미안했던지... 3인분을 포장해달라고 합니다.

 

묵은지와 돼지고기~ 그리고 손두부가 어우러지는 맛에  과식을 하게 합니다.

오늘은 조금 욕심을 부려서 두 공기를 헤치웠다는 것 아닙니까요~~ㅎㅎㅎ

그래도 찌개가 남아  포장을 하고,  3인분의 양을 더 싸가지고 왔으니... 아내와 아이 모두 그 맛에 반한것 맞죠?~~

 

밥을 먹고나니 어둑 어둑 해집니다.

마을 이름을 그대로 지은  "한실가게"

그런데  마을에 아이들도 없구, 가까운 읍내에 할인마트가 있다보니

과자며, 아이스크림이며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음료수와 술, 새참용으로 빵 정도가 있답니다.

 

한실 마을은 축령산 줄기 향로봉과 무래봉 사이에 있는 해발 100여미터의 남향마을로 가장 큰 골짜기에 촌이

이루어졌다 하여 한실(대곡)로 불리게 되었다 합니다.

 

마을 입구에 수령 700년의 당산나무로 보아 마을도 그만큼의 세월이 흐르지 않았을까 짐작이 된다고 하는군요. 

해방후에는 80여호가 살았지만, 전쟁과 도시로의 이농들로  인해 40여호가 살고 있다고 하네요.

마을 안쪽에는 담쟁이 넝쿨이 자연스럽게 타고 올라간 정겨운 돌담길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마을 중앙으로 축령산 줄기에서 흐르는  아담한 개울이 참으로 보기 좋고  시원한 곳이지요.

 

  행복마을 조성사업으로 선정되어 한옥들이 여러채 지어져 그 운치가 더 합니다. 

 

 

맛있게 먹고 난 후 포장해서 가져온  김치찌개 입니다.

이렇게 음식을 먹고나서 추가 주문으로 가져온 일은 드물거든요.  아내가 허름한 가게에 시큰둥하더니...

맛을 보고는 화색이 돌더라구요~~

오늘 우리가 너무 큰 인심을 받았습니다.

맛난 두부 한모와 추가 주문한 김치찌개 값을 받지 않겠다고 하셔서 당황했는데,

아내와 아이 셋이서 정말 맛나게 먹은 김치찌개 값도 굳이 안받으시겠다고 하시는걸 억지로 드리고 왔답니다.

정말 제게는 누님이 아니계시지만.. 큰 누님같은 분에게 넉넉한 인심을 후하게 받은 그런 날 이었습니다.

 

내일 아침에 오랜만에 아이들이 따뜻한 찌개에 밥을 먹고 등교 합니다.

일찍 일어나 따뜻하게 뎁혀 주어야 겠습니다.~

 

5월에는 홍길동 축제가 있고,  8월에는 축령산 산소축제가 있습니다.

여행길에 혹~ 막걸리와 손두부가 생각나신다면.. 어디로?

밥을 맛잇게 드셨는데도 출출하다면 ... 대곡 마을 한실가게 손두부 김치찌게 딱 정하는 겁니다.~~ㅎㅎㅎ

전화번호가 궁금하시다구요?  본문에 사진을 잘 찾아 보시면 손전화번호가 반짝 반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