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장성구석구석

우연히 찾아간 장성 삼계면의 수록사, 두번 찾아가게된 사연

푸른희망(이재현) 2012. 6. 1. 06:00

 

조용한 사찰에 가면 마음이 참 편안해 집니다.  그렇다고 제가 불교 신자는 아닙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이 너무도 평온함을 느끼고 오지요.  둘째 아이가 고3인데  봄 소풍을 장성 삼계면에 위치한

 평림댐의 장미공원으로 간다고 해서 교통편이 불편해 친구녀석들과 함께 데려다 주었답니다.

 

떡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아이들을 모임장소에 내려놓고 장미공원에서 혼자만의 즐거운 망중한을 보내다가

  입구 표지판의 "수록사" 가 눈에 들어 왔답니다.

 

어떤 절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시간도 좀 있고 해서  연등이 설치되어 있는 길을 따라 한참을 산속으로 들어 갔었지요.

감밭도 지나고, 고추밭, 참깨 밭도 지나니  나무 그늘이 시원한 수록사 입구가 보이더라구요.  그런데  경사가 급하고 마치

산등성이에 난 구불구불한 도로처럼 수록사로 올라 가는길이 제법 힘들었답니다.  

 

아담하게 아주 작은 절 이었어요. 주황색의 연등이 사찰 대웅전 앞으로 가지런히 매달려 있는게  왁자지껄 사람들로

 북적이는 사찰 보다는 마음 안정에 무척이나 도움이 되었답니다.  수록사가 보이는 구불구불한 길부터는 비탈에 온통

 녹차나무가 심어져 있어서 일반 사찰과는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오 보살님이라고 하시는 분께서 새순 녹차잎을

열심히 따고 계셨습니다. 

 

사찰을 구경하고 가려는데.. 오보살 님께서 점심때가 되었으니 점심 공양 한 그릇 들고 가라 하시어 감사히 맛나게 먹었습니다. 

특히 젠피나물과 잣의 무침이 독특한 맛이었고,  된장으로 버무리 상추 샐러드가 별미로 맛이 참 좋았습니다. 

처음보는 나그네에게 부처님의 맛있는 자비를 베푸신 은공에 깊이 감사 드립니다.

 

28일 오후1시에 산사 음악회가 있으니 꼭 들리라는 보살님의 말씀을 가슴에 담고  수록사를 뒤돌아 왔었는데....

 

아래 사진은 산사음악회를 27일로 잘못 알고 아내와 아이들 둘을 데리고 다시 찾아가는 수록사 풍경 입니다. 

 

25일 수록사로 올라 가는길~ 앞에 보이는 산이 팔암산 이라고 합니다.

 

사찰로 향하는 길이 감밭을 가로지르다 보니

연등이 주렁주렁 달린 감처럼 매달려 있습니다.

 

 

사찰로 들어가는 본격적인 숲속 입구 입니다.

숲은 역시 사람을 평안하게 하는 마법을 지녔는 것이 확실한가 봅니다.

 

 

가슴에 깊이 새기며 차분히 올라 갑니다.

 

직선 거리로는 삼사백 미터도 되어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산사로 가는 길이 구불구불 마치 설악산 가는 길 같습니다.

 

오 보살님께서  수록사 입구의 비탈에 식재된 녹차에서 새순을 채취하고 계십니다.

 

비탈이 져서  나무를 심어 무너짐을 방지하기 위한 듯 한데.. 녹차를 심어

신도 및 내방객들의  다도에 사용하는 일석이조의 지혜가 보입니다.

 

경내를 막 올라서면

보이는 아주 작은 연꽃 연못 입니다.

 

 식수및 각종 조리를 할 수 있는 가마솥이 있습니다.

 

연기가 모락 모락 나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연상이 되더군요.  하얀 눈이 뒤덮인 겨울을 생각하니 정말 운치가 넘칩니다.

 

 

대웅전과 삼성당

 

대웅전과 오층석탑

 

대웅전에는 아마도 부모님의 49제를 모시는 신도들이 와 계신듯 합니다.

굵은 남자 스님의 목소리가 아니라... 고운 목소리의 여자 스님이신가 봅니다. 

불경 읽는 소리가  낭랑하게  산등성이 작은 절에 고즈넉히 퍼집니다.

손녀로 보이는 꼬마 숙녀님이 함께 왔군요

 

 

대웅전 뒤에 보이는 삼성각과  영?당~ 에휴

이리로 올라가는 곳에도 모두 녹차나무가 심어져 있더라구요.

 

 

 

녹차 새순 따서 입에 넣어 봅니다.

아주 쌉싸름한 것이 맛이 좋습니다.

 

주방앞에는 떡하니  중국의 챠오 챠오와 비슷한 황견이 버티고 있는데..

오가는 중생들에게는 영 관심이 없나 봅니다. 

 

맛나게 먹었던 점심 공양 입니다.

고사리, 머위나물, 콩나물,  쌈채소, 상추된장 샐러드까지~

화학조미료 일체 들어가지 않은  밥상 입니다.

 

잣이 들어간 젠피(산초나무)잎 무침 인데..

아주 귀한 것이지요~~

 

상추 된장 샐러드

 

아~!

이 사진은 수록사를 내려 오다가 숲속에서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급히 카메라를 대고 찍은 새 입니다. 어미새와 어린 새끼들이 저로 인해 후다닥 몸을 숨기는

모습이 아주 민첩하더라구요.

 

풀 숲에 보이는 쪼끄마한 녀석이 아기새 입니다.

여러마리가 혼비백산하고 흩어져 재빠르게 움직이더라구요.

그리고는 목석처럼 움직이질 않았어요~

너그들  안잡아 먹거던~~ 

 

 

하루가 지나고 다시

 날짜를 잘못알고  산사 음악회를 보기 위해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13시의 시간을 맞추려

수록사를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지금도 왜  28일로 되어 있던 것을 27일 오후 1시로 착각을 했던 것인지...도통~~

 

대학 3학년의 큰 녀석은 힘들다고 투덜 투덜 됩니다.

막내 별이는  생생합니다.

 

수락사로 오르는 길에 ...어?  이상하다... 음악 소리가 안납니다.

어찌~~어찌~~ 저리도 선명하게 28일로 표기가 되어 있던 것을...에고고

아내의 잔소리가 귀청을 마구 때리더군요~~

 

큰 아이와 막내는 그래도 인증샷을 남겨야 한다고~

싱글벙글 합니다.

 

우리 집의 막내~ 귀염둥이 !

푸른별이 입니다. 사춘기에 접어 들어 제법 멋을 부리는 꼬마 아가씨~~ 

 

오 보살님과 마침 예불이 없는지  주지스님이신 서원스님을 만나 뵙고

인사 드리고 나옵니다.  꼭~~내일 다시 오라는 당부의 말씀도 남겨 주셨는데..

주지스님께 사진 한장 부탁 드렸더니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셔서 사진을 담지는

못했어요~

 

 

아내와 아이들에게 참으로 미안한 하루 였습니다.  미안하다~~얘들아!

 

아참~~  25일에 오 보살님께 전해 들었던 수록사의  창건 이야기 잠깐 할께요~

 

수록사는 역사가 깊지는 않습니다. 건축된지 10년정도가 된다 하시면서  팔암산의 산중턱에 사찰이 생기게 된 까닭을 말씀해 주십니다.

서울에서 살고 있던 땅주인이 이곳에다 농사를 지으려 산을 개간하다가 발견된 불상을 보고는 예전 절터였음을 짐작하고

가까운 조계종 백양사에  절터로 3000평 전부를 기부하였다고 합니다.   현재 그 불상의 보존은 어찌 되었는지 함구하셔서 더 이상 묻지는 못했습니다. 그 이후 장성 사시는 불교 신도분이 8억정도를 금액 기부 하셔서 현재의 수록사라는 사찰이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산의 지형으로 보아 사찰이 더 확장되기는 무척 어렵게 보이신다면서  확장이 된다면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건축될 예정이라고 하셨답니다. 주지스님이신 서원 스님은 특이하게도  비구니 스님 이십니다.  외모에서 풍겨지는  가냘픈 여인네의 모습에서 스님이 되시기

까지의 과정이 사뭇 궁금해지기도 했었지요.

 

산사음악회 날인줄 알고 찾아 갔던 27일에 스님을 뵈올 수 있어서 "수록사"의 의미를 넌지시 여쭈어 보았습니다.

 

따를 수(隨)자에  푸를 록(綠)자의 수록사라고 하시면서,  록자에는 푸르다는 의미 외에 정의로움 이라는 의미가 더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의로움을 따르는 사찰 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더라구요.  제 나름대로 해석을  할 때는 녹차들이 많이 심어져

있어서 그러한 의미로 보았거든요...ㅎㅎ

 

우연히 길 따라 찾아 올라간  수록사에서 맛난 점심 공양과  마음에 평안을 담아 가지고 왔습니다.

보고 싶었던 산사 음악회는 이상한 착오로 인해 관람을 보지는 못했어도..  블로그 홈에서 우연히 알게된

다음의 블로그 취월당 유람록 에서 음악회 후기를 보았답니다. 가보기->  http://blog.daum.net/hyangto202/8729805

 

가을과 겨울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수록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