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어려서부터 시골이 참 좋았던 아이 였습니다. 뭐라 딱 꼬집어 말 할 순 없지만..
추억 끄집어 내기
찔레순 따는게 좋았고~
작은 언덕위 봄바람 맞으며 마냥 뛰노는 것이 좋았고~
논두렁 밭두렁에 새하얗게 피어나는 삐삑이 질겅질겅 씹던 그 맛이...
할아버지 무덤가 하얀 백발 가득한 할미꽃이 마냥 신기하고 좋았지요.
고추밭가에 심어진 배터진 토마토가 좋았고~
수수밭 그늘 속에서 파릇한 오이 서리가 너무도 좋았답니다.
도랑가 개복숭아 바알갛게 익어가면 친구들과 마구마구 앞뒤 바지 호주머니 불룩하던 그 때가 무지 좋았지요.
나체?? 아니 깨복쟁이들 풋고추 덩실덩실 드러내며 해맑게 웃던 멱감던 그 곳이 사무치게 좋았습니다.
한여름 밤 모기불 피워놓고 밤하늘의 별을 세며 노랗게 잘익은 옥수수 쪄내어 꿈을 이야기 하던 하얀밤이 너무도 좋았답니다.
개울가 작은 돌 들어내며 가재와 사투를 벌이던 그것이 ~
꺼먹 고무신 속에 송사리 태워 뱃놀이 하던 천진함이 너무도...너무도 ... 좋았어요
할머니 감자떡 해주시던 날에는 그리도 지기 싫었던 물지게를 덤벙덤벙 잘도 지어 날랐지요~ㅎㅎ
이웃 아주머니 넓은 밭 도라지 캐던 날은 꼭두새벽부터 잠을 설쳐가며 돈??버는 것이 아니 서산에 해 머뭇 머뭇 넘어갈 때
나누어 주던 하얀 설탕가루 입혀진 건빵 한 봉지가 너무도 좋았답니다.
함박눈 와장창 밤새도록 내릴때는 왜그렇게도 아침이 오지 않던지...ㅎㅎ
비료푸대 보릿짚 넣어 눈썰매 지치던 이미 엉덩이는 흥건히 젖어 으시시 추위마저도 아랑곳 하지 않던..
세째 삼촌 장날에서 사가지고 온 얼음썰매 날! 뚝딱 뚝딱 몇시간도 채 안되어 울퉁불퉁 논바닥 얼음 위를 온 종일 지치던 그 날이 좋았습니다.
살얼음 잘못 디뎌 쨍그렁~ 빠져 버리면 어느샌가 논두렁 구석에서는 모닥불이 피워지고~~
겨울 칠흙같은 어둠이 내리면 약속이라도 한듯 사랑방 큰 이불 아래에서는 머리 쭈빗 귀신 야그들이 하얗게 눈내리는 밤을 꽁꽁 묶어 버렸답니다.
설익은 풋과일처럼~
얇디 얇은 살얼음처럼~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르던 한 아이가 늘 제 마음속에 자리 합니다.
지은이: 푸른희망 이재현
고향과는 아주 먼~~ 이곳 장성에서 늘 고향의 포근함을 느낍니다.
메밀꽃이 필 무렵이면 제게 찾아오는 그리움은 거대한 불도저로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내 어머니같은 아주머니 한분이 홀로 손모내기를 하시고 계십니다.
"귀퉁이 쬐그만 논이라 기계 빌리기가 쪼매.. 노느니 뭐해! 해불고 말지... " 하시는 아주머니
그렇게 아마도 아침 나절은 수고를 하셔야 겠습니다.
메밀밭 앞 다리위 밭에서 아침 김매기를 마치고 오시는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흐르는 세월속에서 잠시 쉬었다 가십시오. 뭐가 그리 바쁜건지...
도랑가에 메밀꽃들이 발길을 한참이나 붙잡고 있습니다.
돌다리~ 이제는 두들겨 건너지 않아도 됩니다.
마냥 물장구치며~
친구들과 수다를 떨어도 시끄럽다 할 이 아무도 없습니다.
수천번을 꼿아야~~
오늘 모내기가 끝이 나겠습니다.
물 속에 비친 어머니의 친구 입니다.
그나마 늘 함께 동행하는 고마운 존재 입니다.
수확을 기다리는 마늘과 양파~
농촌 들녘은 어머니의 품과도 같습니다.
퍼내고 퍼내도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다 함이 없습니다.
흙돌담 밑의 민들레도 부지런히 다음을 준비합니다.
돌담옆 아스팔트 길이 부조화 스러운면서도 이제는 왠지 마음에 듭니다.
질퍽 질퍽 새 운동화 시샘하던 그 길 또한 그리운 것은 아직 마음에 동심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겝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어른이라 칭하지만... ..
언제나 변함없이 새 신발 꼬옥 안고자던 꼬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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