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여행맛집

[충남맛집]우연히 찾아간 꽃피는 산골에서 먹었던 양식에 감탄사 연발한 까닭은?

푸른희망(이재현) 2012. 11. 13. 13:00

큰 녀석 학교 기숙사 데려다 주고 함께 먹었던 꽃피는 산골의 맛있는 양식!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유독 눈이 큰 아이였다.  사람들은 "따님이 참 예쁜 눈을 가졌어요~!" 하며 칭찬 일색이었다.  아이가 큰 눈을 가져서 그런지 잠을 잘때도 눈꺼풀이 반을 조금 넘게 감긴다. 마치 살짝 샛눈을 뜨고 자는 아이처럼... 그래서 였을까?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부터 안경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도 안경, 딸래미도 안경... 안경착용이 무지 힘들고 피곤하고, 불편한 걸 잘 알기에 아이를 볼때마다 안스러웠다. 예쁘장한 얼굴에 큼지막한 안경이 가려버리니...늘 측은했다.  


 고등학교 2학년 부터는 렌즈를 부착하다보니 각막이 많이도 손상을 입었나 보다.  대학 3학년인 아이가 오랜만에 집에 내려와 잠을 잔 이틑날! 눈이 아프다고 하며 울먹인다.  즈그 엄마와 안과를 가더니  렌즈를 오래 사용하다보니 각막이 많이 다쳤단다.  라섹수술을 권한다.  그래서  날짜를 잡고 수술을 마치고, 며칠간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 일요일이 지나니 다시 학교를 가야하고,  해서 대학 입학생때 기숙사 데려준 그 이후로 두번째 아이를 데리고 학교를 올라갔다. 

 

 아이를 먼곳에 올려 보내고 겨우 두번밖에 올라와 보지 않았으니...참 야속하기도 했겠다.   오후 강의가 들어 있어 오전 일찍부터 고속도로를 달려 왔다.  캠퍼스의 가을은 성큼 성큼 은행나무의 노란 잎에도 깊이 와있었다.  이미  겨울 준비를 끝낸 앙상한 벗나무들이 을씨년 스럽기도 했지만...  아주 오래전 학생 시절의 그리움이 주마등 처럼 스친다.


 아이 짐을 기숙사에 올려 두고,(금남의 집이라 사실 애들 엄마만이 올라감) 아이 밥을 먹이려 여러 곳을 찾아보다 길을 잘못들어 찾아간 곳!  꽃피는 산골~~! 이름이 참 마음에 들었다.  길을 찾는 것은 다음 일이었다.  ㅎㅎ  역시 내 예감을 빗나가지 않았다.   주인장께서 직접 요리를 하신다는 곳!  생전 처음 양식주문 후 밋밋하게 나오는 스프만을 먹다가..... 와우~ 감탄사가 자연적으로 튀어 나와 느낌표로 부동자세다.~   맛난 크림 스프에  아담한 식물이 자라는  화분이 들어 있다.


아이와 아내가 메뉴판을 보고 고른  꽃피는 산골 정식!

양식은 이렇게 아기자기한 멋과 맛이 있어서 참 좋아한다.  주홍빛 당근과  초록빛 나뭇잎의 조화가 참 맘에 쏙~ 든다.


조그마한 산등성이 어귀로 들어서니  신호등이 보인다. 

 환영합니다.  오른쪽으로,  열려 있습니다.   ㅎㅎㅎ 주인장의 센스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봄에 오면 참으로 더 멋진 곳일 것같은 예감이 든다.   

잎새 몇개만을 남겨둔 벗나무도 초봄의 초록빛 탄생을 준비하려는지..앙상히 서 있지만.. 내일을 위한 칼날세운 인내라는 것을 나는 잘 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중절모를 눌러쓴 낮선 이국 신사들이 반긴다.   웰컴 웰컴~~나이스투밑유~~~


아기자기 인테리어가 이채롭다.


창가 옆의 분위기 자리로 앉은 모녀가 음식을 고를 동안 나는 카페같은 식당안을 둘러본다. 


창가마다 오롯이 놓여 있는 미니 화분들이 참 이쁘다.


창 너머의 앞뜰이 보인다.  이 가을과 잘 어울리는 주홍빛 그리움이 주렁 주렁 열려 있을 감나무 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삐집고 나온다. 장독대 위에  한 두개 떨어진 감들을  참새들 날아와 쪼아 먹는다면 정말이지 아주 환상적이겠다. 

 사장님~~ 내년엔 감나무 한 그루 심으시소~~


빨간색 커피잔이 앙증맞게 예쁘다.  진한 원두커피 한잔 먹으면 딱 좋겠다.  


한 쪽 구석의 벽난로의 따스함이 느껴진다.  조용한 카페 음악이 흐르는 음향기기도 좋다.  바로 옆의 피아노가 잘 어울린다. 석양 노을이 지는 어스름한 저녁시간에 통키타 , 라이브 무대가  머리속에 연상이 된다.   "김 광석의 " 서른 즈음에...." 노래가 듣고 싶다.


식당 내부에도 벌써 가을이 와 있다.


전통 고택의 문살이 고풍 스러운 창가에는 수 많은 그리움들이 고스란히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인공의 조명 빛과 자연의 햇살이 은은한게 시집 한권이 금새 읽혀질 것만 같은 분위기다.



아이와 아내가 주문을 했나보다. 

 

햐~ 맛난 스프속에

화초가 자라고 있어요~~ 생전 처음 보는 음식이 예술이다 라는 생각이 급정거를 하며

입밖으로 튀어 나옵니다.^^ 멈춰~~!

 

아이쿠~~이런!!

숟가락으로 살포시 뜨려 했는데... 일그러져 버리네요. 세살 꼬마 아이였다면.... 내 꽃 돌리도~~~하고 징징 대기라도 할텐데...ㅎㅎ

 

깔끔히 스프 한 접시 비워 버리고, 고운 자태 뽐내는 꽃피는 산골 정식을 먹습니다.

 

스테이크가 참 알맞게 익어 씹는 식감이 참 좋다.

 

좌로부터..... 안심스테이크,  ㅎㅎ

다음으로..... 돼지고기 다진 햄벅스테이크...??

오른편에 왕새우 한마리 얹고 있는 생선까스! 대구살로 튀겨낸 맛이 참 좋다.  큰 녀석이 잘 먹어주니 고맙다.


 

안심스테이크 부터 ! 참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가운데 있던 함박스테이크~~ 음.....이건  방금 앞에 먹었던 안심스테이크의 맛을 떨어 뜨린다.  그것도 확~~

이것은 가장 나중에 따로 먹던지... 아님 남겨 두어도 좋겠다.  사장님~ 요것은 제 입맛 이지만... 차라리 다음번에는 돈까스로 대체 해주시면 안돼요?  돼요?~~ㅎㅎ

 

생선까스 한 조각!

육고기와는 별개로  씹는 맛이 없지만 ... 사르르 입에서 가볍게 들어간다. 안심 스테이크를 먹고, 생선까스 한 조각 먹고, 

 

깔끔하게 싱싱 야채 샐러드로 마무리~

 

레몬 쥬스로  입안을 상쾌하게 적셔 주면...오늘 식사 끝^^

 

 웁~~스! 

역시 아내는 손이 컷다.

 

 

 

사장님의 음식 맛도 청신호,

직원분의 친절함도 청신호,

꽃피는 산골! 어린시절이 추억처럼 2012년 가을의 입맛으로 기억된다. 

 

 

큰 녀석을 학교에 내려 놓고 오려니 발길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마지막 에너지를 다 쏟아내며 튀어 오르는 분수가 왠지 안스럽다.

공부는 잘 하는지, 밥은 제 때 먹는지, 친구들과 잘 지내는지, 수업시간에 졸지는 않는지, 잠은 잘 자고 있는지....부모는 모두가 걱정 투성이다. 입학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학년의 고지가 코 앞이다....  잘 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