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토록 이성당 빵집에 사람들이 줄을 서는가? 마약이라도 넣은 것인가?
작일에 군산 문학기행으로 황룡중학교 학부모 독서토론 모임 열혈 부모님들이 군산을 향했다. 사실 아이 교육과 농사일, 집안 일에 바쁜 농촌 부모들이 시간을 내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49년 짧은 생애에 무려 천편이 넘는 시와 소설을 남기고 간 백릉 채만식 선생님 문학관과 일제 강제침탈 수난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소개해 주신 황룡중학교 박 인화 국어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온라인의 이곳 저곳에서 심심찮게 보았던 군산의 명물 "이성당 빵집" 앙금빵과 야채빵! 도대체 무슨 마력이 있길래 이토록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끊임없이 오르내리는가? 군산에 왔으니 이 궁금증을 풀고 싶었다. 제일 먼저 우리는 채만식 문학관에서 문학의 세계에 심취하기를 한 시간! 으례히 배고픔의 신호가 신문고를 치듯이 꼬르륵 거린다. 가까운 곳 금강 하구둑 미락단지내의 "이름난 해물 칼국수" 에서 해물이 넉넉하고 참말로 시원한 칼국수로 시장기를 달랬다.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1시를 조금 넘는다. 그토록 궁금증이 일었던 "군산 이성당 빵집"으로 향한다. 정보에 의하면 앙금빵이 나오는 시간이 오후 2시로 알고 있었기에 우리들은 서둘러 그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초행길이라 찾는대도 시간이 걸렸지만 이성당 빵집앞에는 이미 기다랗게 줄이 서 있었다. 햐~ 이정도 일줄이야!
도대체 이성당의 빵엔 마약이라도 들어 있는 걸까? 빵 나오기 한 시간 전부터 이성당 빵집 안에서부터 건물 모퉁이를 돌아서까지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물론 다른 빵들은 안으로 들어가 자유롭게 살 수 있었다. 유독 "앙금빵과 야채빵" 을 사기위해 이렇게 기다랗게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무려 사십여분을 기다려 구매한 앙금빵! 그냥 팥빵이다. 통팥도 보이고, 일반 빵집과는 다르다면 팥의 양이 60%는 될 듯 싶다. 정말이지 팥이 진짜 많이 들었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안에서부터 바깥으로 기다랗게 줄이 서 있었다. 정말이지 빵은 빵일텐데.... 뭐가 이렇게 사람들을 끌어 들이게 하는가? 빵에 금가루라도 뿌린 것일까? 아니면 빵 하나가 사람 머리만하게 큰 것일까? 기다리는 사람들도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다양하다. 거짓말 같이 마치 영화에서 동원된 엑스트라들 처럼 보였다.
나도 물론 줄을 서서 기다릴 수 밖에.... 잠시 내 눈에 들어오는 빨간색의 구분선띠?? 1945년?? 햐~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빵집이라는 수식어구가 이거였구나. 이성당은 1930년 중반경에 화과점으로 시작 하였다고 한다. 해방이후 이성당이라 불리우며 재 창업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리고 1980년대부터 현대화된 제과점으로 변모하면서 일본 니카타현의 "겐이치" 제과점에서 블루빵 기술을 전수받아 쌀빵의 기초가 되었다고 하는군요. [이성당 제공 리플렛]
햐~ 빵집 내부 벽면에 걸려져 있는 안내문! 빵을 사려면 이렇게나 많이 기다려야 한다니.... 오호 그리고 자세히 보니 개인 동네 빵집이 아니라 주식회사 였군요.
2시를 땡하고 치자 마자 기다리던 줄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와~ 쌀단팥빵이다. 무쟈게도 쏟아져 나온다.
줄이 끝을 모르니 빵이 나오자 마자 게눈 감추듯 사라진다. 빵집에는 쟁반에 빵을 수북히 담고 계산대로 달려가 돈을 지불하고 빵을 포장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데 궁금증이 풀렸다. 사전 예약을 해야지만이 빵을 살 수 있다고 엄포 아닌 엄포를 주신 독서지도 선생님의 경고?로 올라가기 이틀전부터 전화를 했지만 계속 통화중이었다. 빵집 내부 한 곳에서 메모지 두툼히 쌓아놓고 전화만을 받고 있는 직원이 보인다. 그랬다. 전화 놓기가 무섭게 또 다시 전화벨이 울렸던 것이다. 햐~~ 정말 놀랍죠?
정해진 시간에만 나오는 빵을 사기위해 장사진을 친 고객들! 바깥으로도 줄이 쉬이 줄지 않는 듯 보인다.
이곳은 빵을 포장하는 곳! 두군데 이런 곳이 있는데... 연신 빵을 집어들고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다. 말을 걸기도 힘들다. 열개 스무개 고객은 기가 죽는다. 50개, 100개까지도 구입하는 열혈 빵 매니아 들도 쉽게 보인다.
이성당 직원분이 넓은 쟁반에 개별 포장된 빵을 가지고 나가더니 줄을 서고 있는 손님들에게 하나씩 일일이 나눠 주고 있다. 바로 이거다. 우리 이성당은 여러분을 소중히 생각합니다. 찬바람을 맞아가면서 줄을 서고 있는 손님들에게 나눔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설령 생산한 빵이 떨어져 구입하지 못하더라도 장시간 기다린 수고를 이렇게 작은 빵 한조각으로 손님의 마음을 다음에는 꼭..... 사야지 하는 구매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줄 서서 기다리는 손님 외에도 가게 앞을 지나는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넉넉하게 인심을 나눠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스물 다섯개나 구입을 했다. 햐~ 한가지 빵을 이리도 많이 사본 것은 난생 처음이다.
함께 간 학부모님들께서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이토록 자석같은 마력으로 손님들을 오게 하는가?"
정말 팥이 많이도 들었다. 쌀빵이라는 것과 가득 들어있는 팥에서 넉넉한 인심,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만 살 수 있는 한정판매의 묘릇한 구매심리, 대한민국 가장 오래된 빵집에서 만드는 장인 정신이 만들어 내는 빵 맛을 보려고 이곳을 찾을지도 모른다.
빵을 가가지고 돌아가는 그 시간에도 여전히 크게 줄지 않은 빵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이성당의 빵에는 마약도, 금가루도 들지 않았다. 다만 궁금증과 넉넉함, 기다림, 호기심등이 이토록 이성당 빵에 대하여 장사진을 치게 하는 것들의 나만의 결론이다.
다음엔 야채빵을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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