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딸기농사

딸기농사의 시작은 건강한 어린모종 키우기에서 비롯됩니다. 좌충우돌 딸기농부 모종 키우기!

푸른희망(이재현) 2013. 7. 10. 08:00

 딸기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중의 하나가 바로 "건강하고 튼튼한 어린 모종 키우기" 입니다.  딸기농부 2007년부터  올해까지 딸기농사 7년차 이지만 저 스스로는 이제 막 걸음마 띤 수준 입니다.  큰 녀석과 둘째까지 태몽 꿈으로 딸기밭에서 딸기따는 꿈을 꿨었는데...참 신기하게도 딸기농사를 짓습니다. 생각하면 할 수록 묘한 딸기농사와의 인연 입니다.  딸기는 한번 심어서 여러 해를 키워내는 작물이 아니라서 매년 새 모종을 심어줘야 하는 농사랍니다.  딸기들은 세번째 정도의 꽃대를 밀어낼 쯤이면 열매와는 별도로 자신이 어린 개체를 "런너" 라고 하는 가느다랗고 길다란 줄기를 뻗어 일정마디 마다 뿌리와 잎을 밀어내는 번식을 하게 되지요.  딸기 농가들은 이때  새끼모종들을 하나 하나의 개체를 24개의 포트판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고정 작업을 하여 뿌리 발육을 돕습니다.  딸기 농사에서  육묘는 아주 중요한 순간 입니다.




아내와  큰 딸아이의 도움으로 작년부터 키웠던 딸기들의 잎을 모두 제거 했습니다.  딸기육묘는 3월 경에 새로운 어미 모주를 별도의 육묘장에 키워야 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딸기농부는 그러한 시설이 없다보니 매년 이리도 많은 런너들을 그대로 버려야 했었지요.  현재의 딸기 재배 시설에 육묘시설을 꾸미려 하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발생이 되어 사실 자가육묘는 포기 상태 였답니다. 마음속으로는 "에이~ 힘들게 육묘까지 하지말고 딸기농사 잘 팔아 좋은 모종 구입해서 하면 되지 뭐...." 하며 스스로를 위안만 하고 있었던 거지요.  




하지만 매년 모종의 단가가 상승하고 있어서 비용부담은 매년 증가여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즈음에... 황룡면에서 딸기 농사을 지으며 늘 염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 딸기 선배님 이신 황룡면 청년회장님의 배려로 육묘포트판과 그 속에 채워질 코코피트 덩어리를 후불하기로 하고 딸기육묘를 시작합니다.  무려 7년만에 처음으로 자가육묘를 시작하는 것이지요.  한편으론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습니다.  농사가 조금 더 잘 되면 별도의 육묘장을 꾸며야 하겠지요. 그래야 지금보다 더 완벽한 딸기농사 시스템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존에 재배하던 딸기에서 밀고 나오는 런너들을 이용한 육묘법을 보통 "삽목한다" 합니다.  육묘시설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모종을 키워야  합니다.  앞으로 2달정도를 키워내야 본 포장에 정식할 정도로 관부와 뿌리가 튼튼하게 자라거든요. 서둘러 야간에도 육묘포트에 코코피트 채워 넣기는 계속 이어지고, 드디어 작업 시작한지 삼일만에 "런너 고정하기" 를 출발합니다.  사실 9월이면 베드위에 올려진 육묘판을 모두 제거하고, 작년에 심었던 늙은 딸기 뿌리들을 뽑아내야 다시 심을 수 있기 때문에 올해는 무척 서둘러야 하는 딸기농사 입니다. 




머리에 수건 질끈 동여매고 일을 시작하는 아내의 얼굴에도 비장함이 묻어 나옵니다.   방학으로 함께 해주는 큰 딸아이가 있어 더욱 든든하구요! 아이가 손 놀림이 빨라 딸기농부 아빠보다 더 잘하거든요~ㅎㅎ



한 줄기의 런너에 보통 세~네개의 딸기 개체가 자라는데, 하나 하나 육묘포트에 고정핀으로 꼿아 주는 작업 입니다.  굵은 줄기쪽이 어미 쪽에서 뻗어 나오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관부[생장점이 있는 몸체] 아래에 흰 뿌리가 나오고 그 위로 잎들이 돋아 나는 것이지요. 바로 그 사이에 고정핀으로 눌러 주면 일정 시간이 지나 새 뿌리들이 포트속에서 활발하게 내린답니다.  아직은 어미모주로부터 계속적으로 영양을 공급 받아야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려 건강한 딸기개체로 자라나게 되는 것입니다.



육묘판이 놓여진 아래에 잎들이 제거된 어미모주들이 죽지않고 살아 어린 자묘들에게 마치 탯줄같은 런너 줄기를 통해 영양이 공급되고 있는 것이지요.  어느정도 뿌리발육과 잎이 돋아나게 되면 적당한 시점에 바로 이 탯줄과 같은 런너 줄기를 절단해야 합니다.  진정 스스로 독립을 시키는 시기가 그러합니다.  그 때가 되면 포트에서 채묘하여 약간의 저온저장과정을 거쳐 딸기 본 포장에 아주옮겨심기를 하게 됩니다. 



아래로 늘어 떨어진 런너들이 마치 꼬인 실타래 같아 일일이 풀어서 꼿는 작업이라 작업 속도가 그리 빠르질 않습니다.  딸기농부 올해 첫 육묘에서 12000주 목표로 하고, 여유분으로 4000주 정도 더 꼿아야 합니다.  한 개를 꼿는데 소요시간이 30초 씩만 잡아도 5일이 걸리는 작업 이랍니다.  마침 휴일에는 막내 귀염둥이 딸아이까지 자원해서 일손을 도와 주고 있습니다.  여러 날을 꼿는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에 일을 마쳐야 뿌리들의 발육이 균일하게 되어 주어야 9월 아주옮겨심기에 지장이 없습니다.  아마도 올해는 딸기농부 필요한 수량 이외에 여유분이 있어 모종 판매도 가능할 듯 싶어요.  뿌듯하죠~^^


여름딸기! 어린 런너 중에도 1번으로 자라는 녀석들 중에는 

성급하게 꽃대를 밀어내어 이처럼 딸기를 맺는 녀석들도 있답니다.

여름 딸기는 단맛 보다 신맛이 좀 더 강하지요.


우와~ 제법 진도가 많이 나갔습니다.^^


야간에 무인방제기를 가동하여 습을 유지시켜 주는 작업을 합니다.





물방울 맺힌 어린 딸기녀석들.... 보면 볼수록 뿌듯하고, 대견하고, 이쁘답니다.


딸기농부 7년차의 첫 자가육묘! 힘들지만  이제 진정 딸기농사에서 스스로 일어서는 기분이 듭니다.  내가 키운 모종으로 더욱 맛있고 건강한 딸기를 키워낸다는 생각에 사뭇 긴장도 되고 벌써 12월이 기다려 지는군요.~ 올해는 딸기재배 하우스에  체험객들을 위한 작은 쉼터를 꾸며 자꾸만 오고 싶은 사랑방 같은 곳으로 변화시켜 가려고 합니다. 


딸 부잣집 딸기농부네 딸기농사! 이제 진정으로 독립선언을 외칩니다.~~ 아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