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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전통시장]에서 남도의 맛깔스러움과 구수한 할머니들의 정을 느끼고 왔어요

푸른희망(이재현) 2013. 9. 27. 06:00

[강진전통시장]남도의 맛깔스러움과 구수한 할머니들의 정[情]을 담아 왔어요

처음 가봤던 [강진 전통시장]! 돔 형식의 새로운 건물로 채소시장과 수산물 시장이 분리되어 아주 청결하더군요.


딸기농부와 옆지기... 하루의 짧은 강진여행을 다녀왔어요.  가는 내내 아내가 간식으로 준비한 오징어와 사과 그리고 배를 연실 입으로 가져가면서...ㅎㅎ 물론 저는 운전만 하고 아내가 넣어주는 완전 붕어 입으로 입만 벙긋벙긋~ 했답니다. 오징어를 너무 많이 먹어서인가..에고고 치아가 슬슬~ 아퍼지더군요.  적당히 먹어야 하는데 기분좋은 나들이를 할 때면 식탐이 끝이 없으니 원~~ㅋㅋ  윗 사진은 강진전통시장을 둘러보다가 거진 점심때라서 시장 상인들께 여쭈어 찾아갔던  "광주식당" 의 팥죽칼국수 입니다. 


강진으로 가는 도로가 참 시원스럽게도 뚫렸더군요. 불과 1시간여만에 강진읍을 도착했으니 정말 좋은 세상이죠~!  처음 가보는 강진전통시장, 사전 검색해 보니 이곳도 5일장으로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24일 오늘이 장날입니다.  와~ 그런데 현대식으로 지어진 두동의 건물이 옥상에 주차시설도 잘 되어 있고, 주변에 별도의 주차시설이 또 마련되어 있어 외부 방문객들의 주차편의를 매우 배려한 것으로 보여서 좋았답니다.  


옥상동 주차를 하고 내려 오면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이 젖갈집 입니다. 왠지 바다가 가까이 있는 이곳에서 젖갈의 유혹이 발걸음을 그리로 향하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우와~~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이 바로 요것 입니다.  젖갈로는 처음 보는 "전어젖갈" 전어가 통째로 들어가 푸짐한게 아주 먹음직 스럽더군요.  하얀 쌀밥에 전어 한마리 왼손에 들고 밥 한 숟가락, 전어젖갈 한 입~~ 우후 생각만 해도 침이 꼴깍꼴깍 넘어 갑니다.  



[낙지젖갈]


강진전통시장 어귀에 위치해 있는 젖갈집! 김치종류와 밑반찬도 먹음직스럽게 만들어 팔고 있는 곳이었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극구 사진촬영을 불허?하셔서 고우신 모습은 담질 못했습니다.  지금 인기좋은 젖갈이 전어젖갈과 낙지젖갈 이라고 하시면서 시식도 허락하셨답니다.  그런데 오징어 젖갈이 똑같은 것이 두군데 담겨져 있길래 여쭈어 보니 하나는 중국산, 또 하나는 국산이라고 일러 주시더군요.  일반인들은 두가지를 섞어 팔아도 전문가가 아닌 이상 모를 것인데 아주 믿음을 주시는 것이 아주 맘에 들었답니다.  다른 어떤 장사치들이 비양심적인 행태로 장사를 하더라도 자기 자신의 소신대로 양심껏 장사를 한다면 반드시 소비자는 그 진심을, 맛을 알아 줄 것입니다.  확실히 국사오징어 젖갈이 때깔도 좋고, 더 맛나게 보이는 것은 숨길수가 없더라구요.



강진전통시장 상인들의 3진아웃제! 입구 벽면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것이 아주 맘에 들더군요.  강진전통시장을 찾아주는 관광객 및 군민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마음으로 깨끗함과 고품질의 농수산물만을 공급하겠다는 다짐들이 무척이나 감동적입니다.  상인들 스스로가 철저히 지켜 줄때 강진전통시장을 다녀간 손님들은 시장 바구니에 품질좋은 농산물에 덤으로 친절서비스까지 오롯이 담아 가게 될 겁니다. 


햐~ 아주 넓직하고 시원한게 좋군요. 햇빛을 차단하면서도 빛이 최대한 들어올 수 있는 돔형식의 천막재질이 높게 설치되어 있어 콘크리트 건물이 주는 답답함이 전혀 없습니다.  좌우측의 장옥에 상점들과  광장의 공간에 자리하고 있는 상인들이 전통시장 모습 그대로 입니다. 비가와도, 눈이 와도 걱정이 없을 듯 합니다. 


파릇한 채소들과 어린 모종들이 손님을 기다립니다. 




이리저리 둘러보며 사진을 담다 딸기농부 눈에 들어오는 토종무화과!  얼굴에 주름이 제법 많으신 칠순이 훌쩍 넘어 보이시는 할머니께서 텃밭에서 따온 무화과 한 접시랍니다. 재배한 무화과와 달리 크기도 작고, 당도가 더 달콤하니 좋더군요.  할머니께서 팔고 계셔서 그냥 사려 했지만 전통시장의 재미가 바로 흥정 아니겠어요.  흔쾌히 2000원을 깍아 주시더군요.  그래서 오이 몇개를 더 구매해서 왔지요.  전통시장의 즐거움은 바로 건강한 먹거리 잖아요~^^ "잘 산겨~ 재래종으로 크기는 작아도 맛이 아주 좋아~ "하십니다. 




시장 한 가운데쯤 이르니 고소한 냄새가 딸기농부를 멈춰서게 합니다.  이미 의자는 아저씨들로 만석 입니다.  장터의 정겨운 분위기가 바로 이런 거지요.  막걸리 한잔에  친구들과 나누는 정이랄까요~ 마침 막걸리 한 대접을 드시고 계시던 아저씨께서 " 옛날에는 장날이 바로 촌놈들 설날이랑께~"  

지금 이 자리가 나 어려서부터 장터 그대로야~ 지금 이 신식건물은 2년전에 지어져 아주 깨끗해 졌다구~! 

 친구들과 회포도 풀고, 그래서 지금도 늘 장날이 기다려진다네 기자양반~"


강진이 청자 도요지여서 그런지 시장 한 편에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는 항아리들이 참 인상적입니다.  에찌있게 빨간고추 몇개가 항아리 위에 올려져 있군요.  지금도 칠량면 봉황의 옹기항아리는 그 유명세가 높다고 합니다. 다음번엔 눈으로 직접 항아리 제작도 체험하고 옹기 장인의 놀라운 솜씨도 볼겸 칠량면 봉황리를 방문할 계획 입니다. 아주 기대가 커요~






상인들께서 이구동성으로 강진전통시장 맛집으로 추천해 주시는 광주식당의 "팥죽칼국수" 먹으러 달려갑니다.  출출해지는 점심시간이 다 되었거든요.  오로지 국내산 팥만을 사용해서 만드는 팥죽칼국수 랍니다.  올해가 68세로 칠순에 가까운 연세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팥죽 국물을 힘차게 휘~휘~ 국수를 저으시는 모습이 놀랍습니다. 광주에 사시다가 올해가 벌써 이곳 강진에 정착해서 장사하신지가 36년이나 되신답니다. 햐~ 반평생을 이곳에 사시면서 팥죽 장사를 하시거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식당 상호가 "광주식당" 입니다. "아주머니~ 왜 간판을 "광주식당" 이라고 하셨어요? 하고 여쭈자  "시장이 새로운 건물이 들어설 때 한 사람의 간판 업자가 만들때 모두 통일되게 4자로 상호를 지어야 했어~! 라고 하십니다.  "아니 뭐 그런게 어딨데요?  상호도 내맘대로 못지어요 " 그래서 제가  "이건 어때요? "광주댁이 만드는 맛있는 팥죽칼국수" "팥죽 칼국수가 참 맛있는 집" 어때요~? 하고 말씀 드렸더니 씨익~~ 웃으신다.  장날이라서 그런지 넓지 않은 실내가 장터 손님들로 만원이다.  팥죽칼국수 한 그릇에 5000원,  백반 한 상에 12가지 반찬에 4000원"  뭘 시킬까? 잠시 고민하다 그래도 상인들께서 추천하는 음식을 먹어야지 하면서 팥죽칼국수 두 그릇을 주문했다. 반찬은 붉은색이 식감을 자극하는 깍두기와, 심심하게 맛있어 보이는 열무김치, 딸랑 두 개다.  차라리 백반 5000원, 팥죽칼국수 4000원 이었으면 고민없이 주문했을텐데.. 옆 테이블에서 백반을 주문해 드시는 손님상에 자꾸 눈길이 간다. ㅎㅎㅎ 참 맛있게 먹었던 집이다. 금새 한 그릇을 뚝딱 비워버렸다.




든든히 팥죽칼국수로 배도 두리뭉실 채웠겠다. 다시 강진전통시장 구경을 떠나 봅니다.  이번엔 바로 옆 건물인 수산물동으로 이동! 역시 채소동과 똑같은 구조로 넓직한게 좋군요.  사람도 첫 눈에 그 느낌이 끌리듯,  수산물동에 막 들어서자 바로 마주 보이는 할머니 한분과  시선이 마주쳤습니다.  신선한 바지락을 열심히 까고 계시더군요.  옆에 쪼르르~ 다가가 "저 할머니 바지락 까는 것 좀 구경해도 되죠? 했더니 "뭐 할라꼬?  하시며 바로 설명을 해주십니다. "바지락 꽁무늬 있는 곳을 자세히 보면 길고 짧은 곳이 있지, 바로 짧은 쪽의 앞 쪽을 칼로 살짝 밀어 넣어 벌리고 속살을 까 내는거야~ 알겄어?" 그러시더니 빠른 속도로 바지락을 까신다. 순식간에 넓은 양푼에 가득 조개 속살이 한 가득이다. 




싱싱한 고막 한 접시와 할머니께서 방금 까신 바지락 속살을 한 봉지 샀다.  장성까지 가져간다 하니  아이스박스에 담아 줄 터이니 얼음집에 가서 천원짜리 얼음을 한 개 사오라신다.  할머니~ 얼음 한개면 되요? 했더니 그럼 충분혀 집에 도착해서도 얼음이 남아 있당께~" 사실 강진장터를 구경하고 병영면에 들러 하멜기념관과 전라병영성을 둘러볼 요량이었기에 맘속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오후 다섯시가 다 되어 집에 도착하니 정말이지 얼음이 많이 남아 있더라구요.~ㅎㅎ


자~ 바지락 파시는 할머니를 지나쳐 펄떡이는 활어를 취급하는 수산코너에 잠시 눈길을 주어 봅니다.  강진 관광객으로 보이는 분들이 싱싱한 꽃게를 주문하셨는지  예쁘고 고운 여주인장께서 집게 하나 달랑 들고 억센? 이 녀석들의 거친 저항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것도 맨손으로 능숙하게 집어 올리더니 금새 한 바구니 가득찹니다.  햐~ 고놈들 얼큰하고 시원한  꽃게탕 끓이면 참 맛있겠다. 



손님들이 가시자 이번엔 할머니 두 분께서 수족관 앞에 쪼그려 앉아 계십니다.  불꽃 튀는 꽃게와의 한판을 벌렸던 여주인장께서 이번엔 커다란 뜰채로 전어를 예닐곱마리 떠 올리더니 도마 위에 내려 놓고는 현란한 솜씨로 삽시간에 전어가  반들 반들 비늘까지 싸악~ 벗어 던지고, 내장까지 손질되어 깔끔하게 준비가 됩니다. 갑자기 두분 할머니중에서 한분이  " 카메라 양반 울덜은 쭈글어지고 꼬부랑 할머닝께 사진은 담덜 말여~! 하시면서 바로 옆에도 고길 파는디.. 여그가 주인장도 예쁘고 시원시원하게 싸비스도 잘 해중께 우리 여그 단골이여~!" 하십니다.   가만히 고개를 들어 건너편 수산코너를 바라보니 건장한 아저씨가 전어를 잡고 있더군요.  하하~ 할머님의 말씀이 이해가 되는 순간입니다. 무뚝뚝한 남정네가 손질해 주는 것보다 나긋나긋 미소지으며 예쁜 아낙이 잡아주는 고기가 더 맛있어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ㅎㅎ



생기있게 바둥거리던 가을전어가 말쑥하게 세꼬시 회감으로 변했습니다.  가을전어는 가시가 억세지 않으므로 먹음직한 크기로 썰어 초장에 살짝 찍어 먹어도 좋다고 합니다. 물론 가을 전어구이는 두말하면 잔소리지요.  나도 모르게 입맛이 다셔지는건 어쩔 수가 없는 거지요! 



채소동과 수산물동을 빠져나와 장터 주변의 상점들을 둘러 보는데 여느 시골의 장터와 비슷한 풍경입니다. 유독 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네요.  첫 번째 사진은 바로 생지황 입니다.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것은  아주 오래전 제가 초등학교 1학년때 아버지께서 비록 무면허 이셨지만 한의원을 개원하셨었거든요. 그때는 생지황을 구증구포하여 숙지황으로 만들어야 한약재로 사용할 수가 있답니다. 색깔또한 생지황하고는 전혀 다른 까만색으로 기억합니다.  아버지의 한약통에서 수시로 들락날락하며 몰래 꺼내어 먹던 것이 바로 숙지황 이랍니다. 맛이 달달해서 당시에 간식거리로 참 좋았거든요.  오랜만에 그러한 지황 뿌리를 보니 너무나 반갑더라구요.  



두 시간 남짓의 맛있고, 흐뭇하고, 재밌었던 강진전통시장 나들이를 뒤로 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하멜기념관과 전라병영성이 위치한 병영면으로 이동합니다.  사진은 강진읍에서 작천면 방향으로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산길을  지나다 보면 금곡사 입구가 보이고 한참 더 달리다 보면 까치내제에 이르러  강진읍을 내려다 본 풍경 입니다.  넓은 남도의 강진 들판이 황금들판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참으로 넉넉해 보입니다. 여행 길에서 만나는 계절 마다의 여운이 길게 느껴지는 강진 입니다.  단풍이 곱게 물든 10월의 깊은 가을에 다시 한번 오고 싶어지는군요.   

 


하루의 짧은 강진 여행이었지만 강진전통시장에서 만났던 어르신들의 후덕한 모습과 

맛나게 먹었던  팥죽 칼국수,  검버섯이 마치 훈장처럼 번져 주름이 가득한 고운 손으로 바지락을 까시던 할머니, 

역사책에서 보았던 하멜이라는 인물과 관련된 강진의 기념관, 또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복원작업이 한창이던 전라병영성의 세월의 무상함!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해 있는 강진의 기분좋은 추억들이 사라지기 전에 여행 발자취를 기록합니다. 

하멜기념관과 전라 병영성의 이야기는 곧 시작 됩니다.~^^


참 윗 사진은 강진장터에서 사가지고 온 고막을 장조림으로 밥반찬으로 만들어 보았어요

어때요? 먹음직 스럽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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