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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여행]전라병영성지 인근의 하멜기념관에서 조선을 서양에 최초로 알린 하멜표류기의 저자 핸드릭하멜을 만나다.

푸른희망(이재현) 2013. 10. 2. 06:00

전라병영성지  하멜기념관에서 조선을 서양에 최초로 알린 하멜표류기의 저자 핸드릭하멜을 만나다.


전라도에 20여년 넘게 살면서 강진군 병영면의 전라병영성지 하멜기념관은 처음 발길을 한 곳이다.  역사교과서에서 수차례 거론되고, 시험문제에 단골로 등장하던 인물과 그의 하멜표류기...하멜기념관 바로 앞에는 박차를 가해 복원되고 있는 조선왕조 500년간 전라도와 제주를 포함, 53주 6진을 총괄하는 육군의 지휘부였던 전라병영성이 자리한다. 하멜은 동인도회사의 직원으로로 1653년 7월 타이완을 떠나 일본 나가사키로 항해 하던중 제주에 표류하여 한양, 강진, 여수 등지에 13년간을 살았던 인물이다.  특히 이곳 강진 병영에서 7년을 지냈다고 한다. 


강진군은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1998년 하멜의 고향인 네델란드 호르큼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이후에도 활발한 문화교류를 통해 2007년 12월 3일 하멜 기념관을 개관하였다고 합니다.  주차장 바로 앞에 하멜의 동상이 손을 들어 어딘가를 가리키며 서 있습니다. 아마도 그의 고향인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를 향한 그리움이 아닐까!



전라병영성 하멜 기념관은 나무로 만든 건축이며  둥근 모양의 전시관은 하멜이 항해중에 표착한 남도의 섬을 상징하고, 이어지는 건너편 사각의 건물은  넓고 넓은 바다에 표류한 그들이 타고온 선박 스페르베르호를 상징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기념관 내부에는 200여점이 넘는 소장 유물을 전시하고 있으며,  내부 전시실은 하멜의 생애, 17세기 무렵의 네덜란드 생활과 사회문화적 상황, 하멜표류기, 당시의 동서양 도자기, 생활도구, 고지도 등이 주제별 공간으로 나뉘어져 전시가 되고 있다. 



전시관의 첫번째와 두번째 공간....핸드릭 하멜 그는 누구며 네덜란드는 어떤 나라인가?


당시의 17세기 네덜란드의 시대적상황과 하멜의 출생과 가족등을 살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하멜의 고향인 호르큼 시가 있는 네덜란드! 유럽 북서부에 위치한 저지대국가 중 최대국가로 네덜란드 라는 말은 "낮은 땅" 이라는 의미에서 유래하였다.  전 국토의 3분의 1일 해수면보다 낮아서 둑을 쌓아서 바다를 메꿔 국토를 마련한 나라이다.  현재 네덜란드 전 국토의 20%가 13세기이후 이러한 간척사업으로 만든 땅이라고 한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 처럼 많은 도시 이름에는 "담[-dam]" 글자가 붙어 있는데 이는 둑을 쌓은 댐[dam]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네덜란드인들은 "신을 세상을 만들었고 우리는 네덜란드를 만들었다." 라고 할 만큼 자연을 극복하며 살아 왔다. 이 나라의 풍물로 유명한 풍차도 바로 그러한 문화의 산물이다. 



델프트 도자기... 로테르담과 헤이그 사이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16세기 말 이탈리아 도공들이 이주해 오면서 도자기 산업이 융성한 곳이다. 델프트 도공들은 동인도 회사가 들여온 중국의 징더전 도자기와 일본의 아리타 도자기에 매료된 유럽인들을 위해 흰색바탕에 푸르고 섬세한 선, 모란 무늬나 넝쿨무늬같은 동양적인 문양을 넣어 만들기 시작했다. 점차 왕실의 후원을 받으면서 델프트는 특유의 유럽풍 도자기를 생산하여 대규모 도자기 산업단지로 발전, 오늘날 델프트 도자기는 네덜란드의 대표적 특산품으로 손꼽힌다.  일본이 아리타 지방은 동인도회사의 거점이 있던 나가사키 근처의 도시이다. 아리타는 임진왜란 때 잡혀간 조선의 도공들이 정착한 곳이기도 하다. 그 때 잡혀간 이삼평은 일본식 청화백자인 아리타도자기를 생산하여 일본도자기의 시조로 모셔지고 있다. 이처럼 17세기 네덜란드 델프트 도자기의 발전에는 조선 도자기와 깊은 연관이 있다 하겠다. 


1648년 네덜란드는 스페인의 식민통치에서 독립했다.  바로 네덜란드의 독립을 이끈 주역들이 상인들이었다.  상인들은 독립후 네덜란드의 새로운 사회주도계층으로 부각하며 17세기 자본주의 형태의 국가를 이루는데 큰 몫을 담당한다. 스페인의 봉건적이며, 구교도 중심의 지배에서 벗어나 유럽에서 가장 부유하고 자유로운 사상을 가지게 되었으며 바로 그 경제적 부와 종교의 자유는 시민들의 언론, 사상, 과학적탐구의 자유를 가져왔고, 여성들의 지위도 향상! 오늘날 네덜란드가 문화적 다양성을 자랑할 수 있게 된 데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크다. 16세기 상업이 발달하면서 17세기초에는 세계에서 최초로 주식회사, 주식시장, 그리고 은행이 설립되고 암스테르담에는 최초의 주식거래소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것을 배경으로 자금확보에 성공한 동인도 회사는 전 세계의 해상무역을 독점, 17세기중엽 이 회사의 무역거래 금액이 세계무역 총액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던 것이다. 


17세기는 문화적으로도 황금시대를 맞고 있었다. 경제발달오 인해 문화와 예술분야에서도 렘브란트 반레인, 프란츠할스, 요하네스얀 베르메르, 얀반 호이엔, 야콥 반 로이스달 같은 거장들이 활약했다. 네덜란드의 화가들은 당시 독립을 이끈 시민들의 자랑스러운 모습과 일상생활, 고난 속에서 확보한 대지의 풍경 등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20세기 현대 미술의 거장 피트 몬드리안도 바로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이다. 



핸드릭 하멜...그는 왜 조선으로 오게 되었는가?


동인도 회사의 동방무역 항로와 활약상을 알수 있고 하멜 일행의 동방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당시 17~8세기의 세계지로를 통해 서양인들이 조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느지도 살펴본다. 동인도 회사는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아시아 30여 개 국가에 거점을 설치하고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무역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서 였다.  17세기 이 회사가 아시아에서 주로 취급한 품목은 정향, 육두구, 계피 같은 향신료 였다. 반변 18세기에는 향신료를 대폭 줄이고 인도 옷감, 중국의 차, 자바의 커피와 설탕이 점차 교역품목으로 떠올랐다고 한다. 

하멜의 조선에서의 이동경로와 생활상, 이들이 조선에 미친 영향에 대한 부분이 전시관 마지막 부분에 아주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오늘날 강진에는 병영면 곳곳에 함멜일행의 흔적이 남아 있다.  병영성에서 삼백여미터 떨어진 홍교에는 석장승이 있는데 특히 오른쪽의 장승은 이국적인 풍모를 니니고 있다고 한다.  또한 병영면의 돌담형식이 황토를 넣고 쌓은 빗살무늬식 돌담이 있는데 당시 우리나라에는 없던 모양으로 이 또한 그러한 것으로 추측된다. 생활상에서의 공구와 도구에서도 이국적 모양이 많이 보인다. 





[하멜보고서]는 ....하멜이 조선에 억류된 13년간의 기간동안 임금을 동인도회사에 청구하기 위해 작성한 업무 보고서 였다,  이 보고서에 다시 조선에 표류하고 거주하면서 체험한 일들이 생생히 기록되었던 것이다. 1668년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에서 하멜보고서가 출판되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동양의 조선이란 나라에서 하멜일행이 경험한 이야기는 유럽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이후 프랑스, 독일, 영국 등에서 번역판이 발간될 정도였다 한다.  

한편 국역판  하멜 보고서는 1917년 재미교포 잡지 태평양에 연재된 것을 최남선이 발견하고 이를 청춘 이란 잡지에 실은 것이 국내에 처음 알려진 것이다.  이후 역사학자 이병도박사가 1936년에 번역하여 하멜표류기 라는 제목을 붙여 진단학보에 연재한 것이 처음이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하멜표류기는 1971년 김창수의 하멜 표류기를 비롯 10여종이 된다고 한다. 


1653년 제주도에 표착해서 무려 13년간의 조선에서의 억류 생활상을 자세하게 기록한 하멜의 업무보고서 [하멜표류기], 중고등학교 시절에 책에서만 보고 배웠던 내용을 다시 오랜 세월이 흘러 그 역사적 기념관이 있는 강진을 여행하면서 직접 느껴보는 350년전의 역사와의 만남!  머리속 지식에 불가했던 것을 가슴 뿌듯하게 성취감을 느끼며 돌아보는 이 느낌은 나만이 아닐것 같다.  


 아직도 이 세상엔 미처 발견하지 못한 미지의 땅이 있을까?  할 정도로 구석구석 알려지지 않은 곳이 없는 세상에 살고 있어서 감흥이 덜하지만 당시엔 엄청난 사건이었을 것이다.  다른 모습, 다른 언어, 다른 문화... 세계의 문화의 경계선이 점차 사라지려 하는 지금의  시대에 흥미로웠던  강진 병영면 하멜 기념관 여행...참 좋다.   [자료참조-하멜기념관내의 설명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