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오메 벌써 해가 바뀌어 버렸군요~^^
12월 23일 강진 정보화 선도자 하반기 실적점검 회의가 끝나고 1930년대 한국 시문학의
큰 태두셨고, 항일운동가 였던 영랑 김윤식 선생님 생가를 둘러 보았습니다. 입구에 커다란 자연석에
새겨진 유명한 "모란이 피기 까지는"의 시구절이 나의 눈에 강하게 들어 온다.
1985년 강진군에서 매입하여 복원하고 관리를 해오다 올해 국가중요 유형문화재로 승격되면서 관리가 중앙정부로 이관되어
몇년전에 왔을 때보다 단아하게 관리가 되고 있어 마음이 넉넉했습니다.
[영랑의 작품세계]
「청구」라는 문학 동인지로 출발하였으나 결국 「시문학」 동인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영랑의 시는 순수한 탐미주의(耽美主義)적 문학관에 입각하여 섬세하면서도 영롱한
정서를 잘 다듬고 깎아낸 언어와 시형(詩型)에 담은 대표적인 순수 서정시다. 소월이
북도(北道)의 투박한 사투리로 독특한 가락을 표현했다면, 영랑은 남도의 곱살스러운
방언을 그의 시에 담았다. 그의 시 가운데는 4행시가 많다.
이 역시 민요의 형식에 가깝게 표현하려고 한 의도로 볼 수 있다. 섬세한 정서, 언어의
조탁, 미묘한 음악성은 우리 순수시의 위치를 확고하게 만들어 주었다.
출처-마운틴월드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의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는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으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강진군 문화 해설사님으로부터 영랑생가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마당 건너편 왼쪽에 별채가 보입니다. 모란나무가 화단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무척이나 아름다운 붉은 꽃잎을 상상합니다.
마당 구석구석에 고즈넉하게 세월을 담고 있는 항아리들과 그 당시에 영랑 선생님의
멋진 시의 소재가 되었던 버드나무, 은행나무, 동백들이 말없이 옛주인을 기다리면
침묵을 지킵니다.
집 뒤안으로 겨울에도 푸르른 대숲과 세월을 한껏 머금고 자란 동백의 우람함이
영랑 선생님의 생가를 호위하듯 기개가 넘칩니다.
수령이 수백년을 넘는 은행나무가 영랑 생가의 중앙에 버티고 있는 천하 대장군의 위용은
감히 어깨도 못필 당당함으로 우뚝 솟아 있습니다.
선생님의 부엌을 살짝 들여다 봅니다.
눈에 낮익은 가마솥과 불을 지피던 풍력기, 오랜 때가 묻은 호롱불
손때 가득한 부엌문의 빗장이 친근함을 느끼며 구수한 누룽지 익는 냄새가
코끝에 매달립니다.
대문을 들어서자 왼쪽편의 광이 여러개가 보인다.
아마도 농사관련 옛 농기구들이 다양하게 들어차 있다.
정말 이지~ 아주 눈에 손에 익은 것들도 많이 보인다. 물지개, 벼타작기, 가마니 짜기틀, 괭이, 지게, 절구, 삼태기~
이제는 정말 옛것이 되어 버렸다. 모두가~
관람을 마치고 내려 오다 보면 영랑 선생님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영랑, 현구 문학관이 보인다. 과감히 안으로 들어가 그의 작품 세계에 빠져 보았다.
영랑의 시는 사람의 마음속의 언어를 미학으로 주로 표현하는 정서적인 면이 강한 듯 하다.
시를 접하다 보면 마음이 깨끗해 짐을 가끔 느낄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마음속에, 기억속에 고운 시 하나씩은 간직하고, 마음이 동요되거나, 삶에 지칠때는 조용히 읊조리기도 합니다.
내 마음을 정갈하게 하는 시~ 오늘은 그런 시를 한번 적어보심이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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