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며칠전 나무를 썰다가
참 재밌는 모습에 웃음보가 터졌답니다. 왜 나무를 써냐구요? ㅎㅎ
2009년 12월 집을 지을때 난방을 화목 보일러를 설치 했었거든요. 매년 겨울이 다가오면 늘 땔감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돈만 있으면 해결되는 기름보일러가 아쉽지만... 여기 저기서 폐목, 야산 등에서 시간 나는대로 땔감을 주워 모아야 합니다.
중학교 시절이 생각납니다.
방학이면 으례히 제 고향 충청도를 내려 갔지요. 아마도 그때는 고향 친구들이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도시의 아이들보다는 더 정이 많이 갔답니다. 아침을 먹고나면 삼촌께서는 지게에다 낫, 도끼, 커다란 톱 을 얹고 큰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답니다.
가까운 산이 아닌 그래도 제법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산의 중턱 그 이상을 넘어 나무를 했었지요.
솔잎이 무성한 솔가지를 썰매처럼 엮어서 그 위에 통나무들을 올리고 아래로 내려왔던 힘들었어도
그 나이에 너무도 재미 있었던 추억이지요.
집에 오기까지 몇번이고 쉬어야 했습니다. 무게가 거의 3~40키로가 넘는 통나무들을 여러개 지고 와야 하니 말이지요.
이러한 일을 겨울이면 거의 매일 반복을 해야 합니다. 그 시절엔 정말 농한기라는 것이 있어서 지금처럼 하우스, 온실등의
시설재배가 활성화되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집에 다다르면 이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본격적으로 나무 썰기, 장작패기로 들어 갔습니다. 아마도 그 시절 집집마다
쓱싹~쓱싹 톱질하는 소리와 도끼로 장작 패는 소리가 마치 일정한 박자처럼 들려 왔었습니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서 아주 오랜 추억을 더듬 거린답니다.
방학이 끝나갈 무렵이 되면 왜 그리도 서울을 가기가 싫었던지.....
어라~??
근데... 요녀석들 마치 뭘 닮지 않았나요?
제 눈엔 팬더 곰 같기도 하구, 외계인 같기도 하구~~~ 여러분은 무엇으로 보이시나요?
요렇고롬 바라보니 귀도 달린 팬더곰이 역력하지요~
눈, 코, 입, 귀 모두 다 있습니다.
황룡장날 마음 먹고 제일 큰 톱으로 장만을 했습니다.
사실 엔진톱이라는 자동 톱이 있는데.. 요눔이 시동이 걸리질 않아요~~
땔감은 당장 급하고, 수리비는 많이 나오구.... 어쩝니까? 힘으로라도 잘라야지요~~
엔진톱으로 귀청떨어지는 소리를 내면서 자를 때는
톱밥이 큼직하고, 거칠게 떨어지는데,, 일반 손 톱으로 자를 때는 톱밥이 이리도 가늘답니다.
물만 넣고 비비면 바로 톱밥죽이 될 정도로 부드럽지요. 전 이런 톱밥이 아주아주 좋아요.
나무 하나 베려면 대여섯배로 더 힘이 들지만... 정성만큼 정말 보들보들 하답니다. 톱밥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슬금 슬금 톱질하면서 세상을 , 살아온 여름날을 뒤돌아 보는 것도 참 여유 롭답니다.
와우~~
드디어 하나 잘랐습니다. 영차 영차 톱질 하기를 200~300회~
두동강이가 났어요~ 그런데 이녀석 나이가 제법 들었군요.
서른살이 가까워 오는 녀석 입니다. 애잔한 마음도 드는게... 에궁 푸른 희망이 참 마음 여립니다.
껍질속을 들여다 봅니다.
생나무 껍질에는 들어 있지 않지만... 마른 나무 껍질에는 그 종류를 알수 없는 애벌레들이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아휴~깜딱이야~~!
아저씨 저희들 알몸이라 추워요~~ 이불 덮어주세요^^
하듯 꼼지락 꼼지락 거립니다.
단백질 덩어리라는데....음음~~~ 그냥 낼름 한 입에 털어 넣을까요?~~ㅎㅎ
그래도 제법 잘랐습니다.
햇빛을 받아 하얀 속살이 더 하얗게 보이네요~
그런데... 그 크기가 딱~ 엉덩이 앉을만한 크기 입니다.
요걸 장작으로 패기가 참 아깝네요. 원목 의자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반짝하고 듭니다.
수분이 마르게 되면 자연스럽게 금이 갈라지지만 스스로 쪼개지진 않습니다.
쉬어갈 수 있는 의자~!
또 하나 나무를 잘랐더니... 어라?
마치 눈, 코, 입의 사람 형상을 한 녀석들이 짠~~하고 나타나듯이 보입니다.
이리 보면 팬더곰 같고~
또 어찌 보면 영화에서 흔히 보던 외계인 같기도 하구~
그렇다면 나무속에서 잠자고 있다가 ~
제 톱질 소리에 깨어 난 걸까요?~~네?
바로 이 부분은 가지가 뻗어 나온 자리의 단면 입니다. 나무의 중간에 새 가지가
자라는 근본 이치는 잘 모르지만 참 신기하다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작은 가지 욘석도 또 다른 나이테를 가지고 몸집을 불려 나가더라구요. 우리는 보통 이 부분을 옹이 라고 하지요.
아주 단단해서 톱질도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장작 팰때도 이 부분이 젤루 힘빠져요~
옹이가 연출하는 신기한 모양에 재미난 시간을 가져 봅니다.
잘려진 나무의 속을 보면서
마치 우리네 손가락의 지문을 닮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반가이 제 블로그를 찾아와 주시는 모든 이웃님들께
늘 감사 드리면서 이제 다섯살에서 여섯살로 넘어 가는 초보 농군의 좌충우돌, 비빔밥 같이 농사지며, 여행하며, 이웃들과 부대끼는
이야기는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쭈~~욱 계속 됩니다.
신묘년의 마지막 달력 한 장이 을씨년 스럽기도 하지만
임진년 용의 해의 새로운 희망과 열정들이 가득하고 두툼한 새 달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물어 가는 토끼해 잘 마무리들 하시고, 건강하시게 새 해를 맞았으면 합니다.
우연히 나무를 자르다 제가 팬더곰과 외계인을 만나는 것처럼 ...
우리 네 삶에서 행복한 인연이 참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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