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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군~ 이제 새집으로 어여 가자!

푸른희망(이재현) 2012. 3. 14. 07:00

 

꽃샘추위가  절정이던 3월 9일 황룡 우시장풍경 입니다.

오늘은  축협의 한우 경매시장이 함께 열리는 날이라 우시장이 왁자지껄 합니다.   그래도 요즘엔 그나마 소값이

소폭 상승했어요 시름을 덜 정도는 아니지만 축산농민들은 작금의 현실을 받아 들이며 한달에 두번의 우시장을 찾아 옵니다.

 

아침 기온이 무척 찹니다.  스마트폰으로 트위터에 정보를 올리는 손가락이 굳어서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너무 힘들었답니다.

사려는 농민과 팔고자 하는 농민들의  삼삼오오  협상대화들이 여기 저기서 분주히 진행 됩니다.

 

그런데... 요 어린 송아지 녀석좀 보세요~~

 

거래가 성립되어  새 주인으로 보이는 분이 끌고 가려 하자 마치 줄다리기라도 하듯이 끔쩍하지 않으려 부동자세 입니다.

 

울 엄마 어딨어요?  엄마 오기전엔 안가요~~!

 

과연 이 줄다리기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이제 막 3~4개월의 망나니들 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얌전히 팔려 가기만을 기다리는군요.

눈망울이 동글동글한것이 아마도 낮선 환경에 잔뜩 겁을 집어 먹었나 봅니다.

조금만 가까이 가려하면 엉덩이부터 슬슬~ 피하더라구요

 

윙크를 하는 것인지~

생각에 잠긴 것인지~

이젠 다시 어미에게로 갈 수 없음을 직감하고 체념하는 것인지..

 

하지만  저는 ..... 윙크송아지로 명명 합니다.

 

어쭈구리~

욘석들은 즈그들끼리 모여서  속닥속닥~~ 대체 무슨 야그 일까요?

 

야~~ 저기 저기 주황색 입은 아자씨가 제일 착해 보이지 않냐?~~ㅎㅎ

 

아따 짜식들  궁둥이에 소똥들은 묻혀가지고 서리  폼 안나게 ...ㅎㅎ

 

4개월된 송아지 한마리 흥정되어 끌고가십니다.

예전엔 200여만원이 넘었는데... 요녀석이  107만원에 팔려 간답니다.

어라?

자세가 요지부동 입니다. 

 

아저씨~  우리 주인아찌 아녀! 하면서 완강히 버티는 것 같습니다.

 

야~ 임마  93525  !

버티면 너만 손해야~  포기하고 새 주인 따라가는게 상책이야~

 

앞에서  기다리시던 아저씨~왈

아따  고놈의 송아지 한마리 못 이기고...으이구

 

 

생후 4개월짜리라  화물차를 처음 타보니..

완강하게 버팁니다.  뒤에서 엉덩이를 밀고~~

 

 

이젠 아예  다리를 접고  턱을 괴고 

당신들~ 맘대로 하쇼~ 어디 내가 올라가나 봐라~ 비장한 얼굴 이군요

 

안에서 잡아당기고~

뒤에서 꼬랑지 힘껏 쥐고는 전후방 무력에는 이녀석도 당할 재간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뒷다리 하나 버티며

필사의 사투를 벌입니다.

 

저 엄마옆에 있게 해 주세요~~ 음메~~~

 

한분이 더 가세하니

이제는 속수무책입니다.   이젠 포기해야겄다.  송아지야~~

 

어미 젖먹던 힘까지

필사의 항전을 하는  열혈한우 입니다.~~

 

에궁~ 우짠디야

꽁무니 뒤로 빼면서 죽을 힘을 다해 버텼건만..

 

아니 ~ 아저씨는 사진만 찍으시고, 목청껏 외치며  울부짖는 지를 도와 주지는 않고...

미워유~ 윙크까정 날리며 아양을 떨었건만..

 

이쪽에도  실랑이가 한창 이군요.

이번엔 조금 성장한 숫송아지 입니다.

뒷발질에 차이질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밧줄이 다리를 휘감아서 자칫하면  다칠 수가 있습니다.

두 사람에 의해 제압당하는 녀석이  짠하군요~~

고집은 왜 부리노. 순순히 따라가면 될 것을..

 

그래도 욘석은 쉽게 포기를 하고

잘도 따라 갑니다.

 

 

하하~

우시장 국밥집 앞에서도  전쟁은 벌어지고 있네요

 

 

청년 송아지는 버티려 하고,

축산농민은 꼬랑지 움켜 잡고 밀어 넣습니다.

 

청년 한우 체면이 있지...

그래도 힘은 써 봐야지.. 에궁  밧줄이 매어져 있는 턱 주위에

살이 파였는지  상처가 났습니다. 

짜식 그러길래 뭐랬니.. 너희들 버티다가  아픔만 커지는 거야~ 임마

 

 

꼬리를 왜 잡을까?

저러다 뒷발질에 채이면  큰일 입니다.

 

아침해가 떠오르고

우시장도 이제 파장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우시장 국밥집의 돼지무릎 사골국물이  김이 모락 모락~

진하게 우러나는가 봅니다.

장작 아궁이 앞에서 언 몸을 잠시 녹여 봅니다.

 

 

송아지들과의 줄다리기 한판 승부는 여지없이

농민들의 판정승으로 판가름이 났습니다. 

 

애들아~  새주인 말 잘듣고  잘 먹고, 잘 싸고, 하는 거이 최곤기라~~  고거이 한우의 명 이랑께 알것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