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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게 내리는 봄비에 복숭아 과원의 농심은 타들어 가지만 꽃은 정말 아름답군요.

푸른희망(이재현) 2012. 4. 22. 17:00

21일~ 바로 어제 입니다.

작일 저녁엔 봄비처럼 소리없이 내리더니 오전 8시를 넘어서부터는 한 여름날 장대비처럼 요란스럽습니다.

안타깝게도 21일 그 날엔 황룡농협 경제사업장 준공식 겸 조합원 한마음대회가 예정되어 있었지요. 내리는 거친 봄비가 무척이나 야속하군요.

 

내리는 비에도 행사 준비가 어찌되나 궁금하여  동화면에 딸기를 배달하고 가는 길에 행사장엘 들렀습니다.

아니~~그런데  제 눈에, 맘에 달려드는  수천 수만의 아름다운 여인들이 있는게 아닙니까?~~ 바로  도화, 복숭아 꽃 입니다.

어찌  이를 두고 발길을 하지 않을 남정네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봄비의 부드러움을 이미 상실해 버린 4월에 내리는 장마비 입니다.

황룡농협 주유소옆에 아리따운 연분홍 유혹이 지천으로 남심을 잡아 당기더군요.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을..... 에휴

 

5천여평의 황토땅에 심어진 복숭아들의 화려한 꽃잔치를 이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차에서 우산을 꺼내 들고는

아름다운 여인들에게 다가서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

거칠게 불어대는 바람에도 끄떡하지 않고  혼자만의 연분홍 데이트를 즐겼답니다.

 

연분홍 속살이 애처롭게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아내고 있습니다.

 

올해로 복숭아 농사 12년을 맞고 계신 이 넓은 복숭아 밭의 주인장 이십니다.

농사에 입문하신지는 복숭아 나무와 해를 같이 한다고 하시는군요.  어린 묘목을 직접 1200여 그루를 심어 과수재배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어린 묘목이 쑥쑥~자라는 동안에는 건축업에 종사하시면서 묘목들을 지극 정성으로 관리하셨구요.

장성 성산이 고향이시지만  이곳 황룡에 사신지는 부모님  시절부터 30년이 되어 가신답니다. 

 

 2002년 8월에 대한민국을 강타하면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상의 막대한 손실을 가져온 태풍 루사로 인해 복숭아 나무가 많이

쓰러지고, 부러지고... 지금은 700여주가 튼튼히 살아 남아서  보시는 바와 같이 아름다운 꽃들을 피우며 7~8월 이면  큼지막하게

 달콤한 열매를 선사 한답니다.

 

10키로 박스로 1000여 상자를 수확한다고 합니다.  

 친환경재배로 아내와 두분이서 적화, 적뢰, 전정등의 과원관리를  직접 하신다고 하네요.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친절하게 대답을 해주시는 농부님 이십니다.

품안에 왠 맥주??  ㅎㅎㅎ 술꾼으로 오해하지 마셔요~~

21일, 오늘이 바로 황룡농협 경제사업장 준공식겸 조합원 한마음 대회여서  농부님의 컨테이너 숙소에서

 마을분들 점심식사가 있다고 하는군요.  비바람이 너무 거칠게 부는 바람에 마을 회관이나  별도의 장소에서 식사를 하고 

 오후에 행사장에 모이기로 했답니다.

 

 

복숭아 가지에 풍성하게 꽃을 피운 꽃~

하지만 튼실하고 돈버는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솎아내야 합니다.

 

한 가지에 (결과지) 가지 상태를 보아 하나, 혹은 두개를 남긴다고 하는군요

 

하늘을 보고 있는 꽃들은 모두 제거하고

아래 방향 꽃문을 연 녀석들만 남깁니다.

 

700여주에 셀 수 없이 꽃을 피운 녀석들을 따 주어야 하는 고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너무 세차게 내리는 장마같은 빗줄기가 농심을 타들어가게 합니다

꽃들이 수정을 해야 할 시기에 이토록 거센 빗줄기는 불청객 이지요.

 

풀 숲에 떨어진 가녀린 도화~!

너희들의 꽃다운 희생이 있기에 튼실하고 맛난

열매를 얻을수가 있단다.  황토농원의 복숭아가 벌써부터 먹고 싶어지는데요~~!

 

자~ 저와 함께

싱그러운 복숭아꽃 만개한 과원을 한번 걸어 보실까요?

 

가지마다 풍성하게 꽃을 피운

복숭아 ~ 

 

 

빗방울도 붙들어 놓을 아름다움으로 더욱

청초해 보이는  도화~

 

도화에 홀딱 반해 풀숲을 서성이다  이미 운동화는 젖은지 오래 입니다.

너도 젖고~

나도 젖고~

꽃에 취하는 오늘 입니다.

 

꽃이 만들어 낼 복숭아 열매~

지고 지순한 여인네의 사랑의 꽃 같습니다.

이토록 가녀린 꽃에서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한다는 것이 무척 신비롭지 않나요?

그래서 꽃은 어머니와도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 봄이 가기전에 복숭아꽃 터널을 지나지 않으시렵니까?

 

이런 곳에서 봄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는 "팜파티"를 열어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농촌도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단순한 일차 농산물의 생산에 그쳐서는 경쟁력을 잃어 버립니다.

오래전 부모님의 꼬부라진 허리를 닮아 갈지도 모릅니다.   농촌은 살아 있는 그대로의 관광자원 입니다.~~

농촌은 고향의 향수를 자원화 해야 합니다.  추억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복숭아 꽃 만개한 농원에서 발길이 쉬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거칠게 비바람 그치면 가족들과 다시 한번 오고 싶군요~

 

 

 

복숭아꽃~

 어릴적 이웃마을 살던 마음씨 곱던 누나를 닮은 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