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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소식]밭작물 재배에 비닐 멀칭은 이제 기본이 되었습니다.

푸른희망(이재현) 2012. 5. 19. 06:00

 기계장비 없이 농사를 혼자 짓다보니  8백여평의 임대토지에 8일부터 시작된 비닐 쒸우기 작업이 열흘이 지난 오늘에야

모두 끝냈답니다.  비닐자동 피복기도 사용해보고, 무게에 다루기가 너무 어려워 다음날엔 힘들어도 손으로 직접 쒸우기로 했더니

무려 열흘이 걸려 완성이 되었네요~~ㅎㅎ 게으른 농부 맞습니다.^^

 

비닐 쒸우다 틈틈이 쉬어가며 곤충들과 나누는 저만의 휴식시간의 이야기들을 오늘은 하고자 합니다.

비닐 덮고 삽을 이용해 흙을 퍼올려 바람에 날려 가지 않도록 눌러 주는 작업을 하다 숨이 차면 그자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어라~

근데  어디선가 날아온 꼬맹이 무당벌레 한마리~ 무지 작습니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도 절대 입을 열지 않더라구요.  얼마나 화가 나는지... 나도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답니다.

 

저쪽 편에 9일에 심은 고추가 보이시지요.

그 뒤로 비닐 쒸우기는 계속 되었는데.. 기계로 하는 작업은 비닐을 처음부터 끝까지 흙이 덮히지만

삽을 이용한 수작업은 사진과 같이 일정한 간격으로 흙을 이용한답니다.

에고고~~허리 빠지는 줄 알았어요

 

그래도 다 못하고

오른편으로 보이는 작업을 기다리는 두둑 입니다.

쇠스랑으로 가지런히 다듬고 난 뒤에 비닐을 덮어야 하는 과정 입니다.

 

아직도 많이 남았네요~

언제 다하지요?

 

저녁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다음 날 하루 종일 내렸답니다.

밭일은 비가 오면 올스톱이 되어 버리니... 하루 건너 뛰고~~~

찾은 다음날 아침~ 비닐 쒸운 두둑위로  동글동글 크기는 달라도 물방울들이 어김없이 흔적을 남겼군요.

 

근데... 욘석은 달팽이 한마리~

늘 집을 지고 다니는 녀석이 짠해서 묻습니다. 

 

야~ 너 또 이사가니?  그래도 얼매나 편합니까요.  이삿짐은 하나도 없고 딸랑 등에 짊어진 집 뿐이니..ㅎㅎ

 

구멍을 뚫어 주면서  " 야~ 여그가 너그 집이야"  하니

아따~ 아자씨?  제 집은 거그가 아닝께  신경 허덜덜 마시고  일이나 하셩~ 하는 듯 쏜살같이 달립니다.~

 

야~ 임마  그래봤자  뛰어야  달팽이지~ㅋㅋ

 

땅이 질어 조금 더 마른 다음에 작업을 해야 해서

딸기 하우스를 들어 왔더니  욘석이 제 손에 딱 걸렸지 뭐예요

 

"딸기 아저씨~~저는 딸기 안건드려요?  제발 놔주세요~~ 합니다.

바로 등에 라는 녀석 입니다.  눈을 보면 파리같고,  몸통을 보면 벌같고~

 

이번엔 하우스 앞에 딱 한그루 있는 뽕나무로 저의 시선이 향합니다.

 

야~ 청개굴 동자~

그 오디는 내꺼야 임마~~ 관심꺼~~

 

일하면서 목이 타면

으례히 바로 옆의 딸기하우스로 직행 합니다.  대여섯개만 입에 넣으면 갈증 끝~~ 

 

올해 다섯살이 되는  울집 강아지~ 이젠 성견이 되었지만..

언제나  녀석이 강아지로 보입니다.  딸기를 엄청 좋아하는 금비 에게도 하나 주고~~

 

글의 첫 사진에 등장했던 그 무당벌레 입니다.

농작물에는 결코 피해를 눈꼽만큼도 주지않는 이로운 곤충 이랍니다.

이 사진을 담자 마자 훌쩍 떠나 버렸답니다.~~어디로 갔을까요?

 

5월 17일에는 바람이 너무 불어 비닐 작업을 할수가 없어서

5.18 민주항쟁 기념일날에  마무리 작업을 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안개 자욱한 것이  가슴 아픈 그날의 영령들을 달래주듯이

고즈넉한 아침 이었지요.  다시 삽을 들고 시작 합니다.

 

옆 두둑에 보이는 새들의 흔적~

어린시절 마치 구슬따먹기 놀이하던 구멍처럼 생긴 작은 홀 입니다.

눈치빠른 녀석들이 씨앗을 찾아 먹으려고 흙을 뒤진 흔적 이랍니다.~~ 그래서 씨앗을 심을때는 부직포라도 덮어 두어야

 피해를 줄일 수가 있지요.

 

특히 깨를 심을 때는 필히 그리 해야 합니다. 옥수수도 그래서 모종을 심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안개가 걷힙니다.

점점 햇살이 눈이 부시게 비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열개의 두둑중에서 이제 세개를 마쳤습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씨앗도 심기 전인데...

요녀석 보게~ 마치 주인장처럼 떡하니 싹을 튀우는 고얀놈 입니다.

넌 둑~었다~~~ 잠시후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린 이름모를 새싹.

 

날이 더워지기 시작합니다.

도저히 혼자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읍내에 살고 있는 작은 처남을 호출했습니다.~~

일의 속도가 탄력을 받습니다.  가끔씩 매형일을 잘 도와주는 고마운 처남 이지요.

 

날이 너무 더워서  동네 수퍼로 마실 음료수를 사러 가는 길에

바닥에 보이는 잠자리 한 마리~

근데  쪼매 수상합니다.  이리 가까이 카메라를 들이대도 끔쩍을 하지 않습니다. 뭔일일까요?

 

이렇게 쉽게 제 손에 잡혀 버립니다.

자세히 보니... 다리가 부족하군요.  불쌍혀랴~~

공중을 향해 힘차게 날려 줍니다.  그렇지만 건너편 풀숲에 금방 불시착 하네요~ 짠하군요.

갑자기 두 다리, 두 팔이 있어서 무척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속도를 내어  마지막  참깨 비닐까지 모두 마쳤습니다.

팔다리와 어깨가 너무도 고생한 하루 입니다.

 

무려 열흘이 걸려 모두 완료한  비닐 쒸우기 작업~

에구  느려도 너무 느린  농부입니다.

 

내일은 고추를 더 사다 심고, 다음 날은 고구마,  그 다음날은 참깨~~

이제 심고 잘 키울 일만 남았답니다.~~

 

곧 농작물도 파릇 파릇 자라고, 열매가 열리고~ 그와 동시에 각종 이름도 다양한 풀들이 그 옆을 차지할 것입니다.

어찌보면 풀과의 전쟁이 농사가 아닌가 합니다.~~ 이들과 잘 타협하면서 공생할 방법을 찾으면 참 좋으련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