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먹어본 광주 무등산 수박속에는 오이, 호박, 수박의 세가지 맛과 향이 있습니다.

작일에는  광주전남에 20년 넘게 살면서 처음 가보는 "무등산 수박 마을"을 다녀 왔습니다.  이곳에도 이번 볼라벤과 덴빈의 태풍 피해는 피해갈 수 없었나 봅니다.  2008년부터 9월1일~2일, 이틀간 진행되어온  무등산 수박축제가 태풍피해로 인해 취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지역신문 기사를 보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농산물을 홍보와 직거래 판매를 촉진 하기위한 지역축제들은 적극적으로 장려가 되어  명실상부한 지역 축제중의 으뜸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에 마음으로나마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무등산 수박이 어찌 재배되고, 판매가 되고, 또 맛은 어떠한지 궁금하여 오전 딸기하우스 일을 마치고 오후 담양으로 발길을 옮겨 봅니다.  무등산 수박마을은 행정구역으로 광주시 북구 금곡동으로 되어 있지만 가사문학관, 소쇄원, 식영정, 광주호, 명옥헌 등의 문화재가 있는  담양과의 경계지점에 위치하여 지리적으로도 관광객들이 참 많이 찾는곳 입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잘 활용하면 보다 나은 무등산 수박 홍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등산 수박 공동 직판장의 담당자의 이야기로는  매년 재배농가수가 점차 줄어 1990년대만 하더라도 24농가정도가 있었지만 현재는 13농가만이 무등산 수박 농사를 짓는다고 합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매년 8000여통이 넘게 생산되어 농가소득에 큰 몫을 했다는데..2000년대 들어 절반가량도 못미치는 3500여통으로 줄어든 것이지요.  가뜩이나 올해는 두 차례의 강력한 태풍의 영향으로 4농가가 큰 피해를 입고, 나머지 농가도 조금씩 피해가 있어 생산량은 3000통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시더군요.

무등산 수박은 해발 300m 이상의 중턱의 비옥한 토질에서 재배되며, 한포기당 1개의 과실만을 생산하고,  한번 재배한 곳은 3년정도 지력이 회복되어야 할 정도로 희소성이 매우 큰 과일이다.  하지만 갈수록 이러한 것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하니 점점 재배 포기농가가 있을까 우려된다고 하더군요.  지속적인 품종개량과 재배방법들을 연구개선이 시급하다 합니다.   마침 마을 공동 직판장의 뒷편 수박즙 가공시설이 작동중이어서  귀하고 비싼 무등산 수박을 한 조각 먹어 볼수 있었답니다.

이렇게 즙으로 가공되는 것은  후숙이 되어 당도가 증가한 것들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다른 블로그의 사진과 글을 보았을때는 이렇게 빨갛게 잘 익지 않았던데... 일반 수박의 색깔과 다를바 없네요. 하지만 이것은 시기가 조금 지나 과숙이 된 것이랍니다.  원래는  연분홍빛깔이 최고의 품질이라고 합니다.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 일품 이라고 감히 설명을 드릴수가 있습니다.   오기 전까지는 밍밍한 맛으로 알고 있어서  은근 기대를 하지 않았거든요.  무등산 수박을 조금 달게 드시려면 구매후에 후숙을 시키시면 일반 수박 못지않은 맛을 느낄 수가 있네요.  가공을 담당하시는 아주머니께서  무등산 수박은 껍질부터 속까지 모두 세가지의 맛과 향이 있다고 합니다. 궁금하시지요?   

와~~ 공동직판장에 전시된 무등산 수박중에서  최고 중량의 최고 가격 입니다.  

무려 28kg 입니다. 이러면 부르는게 값이라네요^^ 이런것은 맛보려면....워메메  한달에 비상금 만원씩 모은다고 해도 2년을 넘게 모아야   되는군요~~

공동직판장 입간판도 이번 태풍에 휘청 거렸습니다.  

2006년 5월에 정보화마을로 선정되어 직판장 시설도 함께 건축이 되었다고 합니다.

무등산 수박은 무늬가 없습니다.  마치 덜 익은 호박같지만...호박과는 속이 완전 다른 귀한 몸 이랍니다.

과피색은 보시다시피 진초록색으로 약간 타원형 모양을 하고 10~30kg 까지의 커다란 수박 입니다.  과피가 두텁고 탄력성이 강해서 성숙과정에서 과육이 1~2㎝ 정도 틈이 생기기도 한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1230년경 고려인 홍다구가 몽고에서 종자를 가져와 개성에서 재배되다 약 350년전 무등산으로 옮겨 재배되기 시작해서 광주지역의 임금님 진상품으로 유일했으며, 오늘날도 귀한 과일로 알려져 있지요.

호남인들이 매우 신성시 하는 무등산에서 생산되는 특이하고, 신비로운 과일로 일명, 푸랭이 수박 이라고도 한답니다.  크기나 맛의 깊고 풍부함이 과일중에 으뜸으로 손꼽혔으며 많은 여름과일들이 들어가는 8월의 중하순부터 출하되기 시작합니다.  무등산 이외의 지역에서는 전혀 생산되지 않고 무등산 내에서도 경작조건이 맞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고 하더군요.

과피가 두껍기 때문에  수박 속은 과즙으로 이용하고, 껍질은 수박 장아찌를 만들어 판매도 합니다. 맛이 궁금합니다.^^

말씀 중에도 주문이 있어  연신 포장작업을 하시더군요.  

비닐 랩으로 여러번 둘러 싸고, 무등산 수박 규정박스에 넣어 좌우, 옆면을 모두 스티로폼을 덧대어  박스 포장을 합니다.  고객의 손에가기까지 어떤한 배달 사고도 나서는 안되겠지요.

직판장 한켠에 주문받은 수박들이 포장되어 가지런히 출하를 기다립니다.

햐~~ 가격이 엄청납니다.  쉽게 주머니가 열리지는 않겠습니다. 

8kg 기준 2만원이며 16kg까지는 1kg 증가마다 1만원씩!  17kg부터는 매 키로 증가마다 2만원이 올라갑니다.   와~~ 24kg 짜리가  수박 한덩이에 260,000원 입이 벌어지네요!  끊임없이 육종 개량을 통해 당도를 높이는 일반 수박에 비해 무등산 수박은 육종개량이 어려워 당도개선에 실패해서 소비자들로부터 점점 멀어진다고 합니다. 이대로 가다보면 무등산 수박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니

서둘러 품종개량과 재배방법등을 개선해 상품성을 높이는 것에 연구와 지원대책이 절실하다 합니다. 희소성의 소량 고가격정책보다는  같은 품질에 당도도 높이고 다량 생산을 통해 가격의 완만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새로운 소비층들이 생겨날 것이다.

무등산 수박즙 가공장에서  귀한 수박 한조각 먹습니다.  일하시는 분께서 큼직하게  한 덩어리 떼어 주십니다.  

제법 맛이 좋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안쪽부터 껍질 쪽으로 세 가지, 즉 오이, 호박, 수박의 맛과 향을 느낄수 있는 것이 바로 무등산 수박이라고 합니다.  무등산 수박에는 항산화 기능이 뛰어난 라이코펜 [55mg/kg 이상]과  이뇨와 신장기능 개선에 효과적인 시트룰린 [2200mg/kg 이상]이 품부하게 함유되어 있다고 전남대학교에서 2010년에 분석한 자료가 있다고 합니다.

과육 부분을 긁어낸 껍질부분! 

장아찌 재료로 다시 가공 됩니다.~ 그러고 보면 버릴 것이 얇은 외피 말고는 하나도 없습니다.

일반 수박의 종자와는 틀리게  백색이며  눈부위에 양쪽으로 검은 점이 있습니다.

무등산 수박은 즙이 풍부한 것이 특징 입니다.  전통적인 재배방법의 보전에 따란 천연적이고, 자연적인 맛을 함축하고 있어, 특히 감칠 맛의 느낌이 오래 지속된다고 합니다.  차게해서 드시면 그 맛이 한층 더 좋다고 합니다.

아주머니께서 당도 측정기로 보여 주시는 무등산 수박 당도 입니다. 

인위적인 맛이 가미되지 않은 전통적 재배법에 따른 자연이 주는 당도 입니다.

이 수박 포장은  올해로 28년 정도 수박 농사를 짓는 광주 북구 금곡동 수박마을의 재배농가  문 용덕(48)씨 수박 밭입니다.  비닐하우스 3동 재배 포함해서 1300여평에 수박 농사를 짓는다고 합니다.  스무살 시절부터 지금까지  집안 곡식으로 먹을 벼농사 1000평과 수박농사가 전부라는 수박 농부 입니다.  1.2m의 깊이에 유기질 퇴비를 넣고  그 위에 검정 비닐 멀칭을 쒸우고 볏짚을 깔아서  일일이 밧줄을 이용해 단단히 묶은 뒤에 수박 모종을 정식합니다. 태풍으로 인해 푸른 수박잎들이 풍성해야 할 밭이 과일들만 덩그러니 남기고  모두 찢겨지거나 말라버려 앙상합니다.   주위의 소나무들이 가지들이 부러져 수박 밭에 가득하더군요.

간혹 출하늘 앞둔 수박에 조류들이 와서는 이렇게 쪼아 놓기도 한답니다. 

한참 덩치를 불려야 할 수박! 잎이 피해를 입어 간신히 목숨 부지하고 있습니다.

예전의 수박 밭에서 직접 사먹는 원두막 수박을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이곳에서는 전량 마을 공동 직판장으로 출하을 해야 합니다.  

개별적인 수박의 판매는 절대 불허 라고 합니다.  직판장 옆의 가공장에서 보았던 무등산 수박 속은 후숙이 된 것이어서 밭에서 싱싱한 수박의 제대로된 속을 보려 했더니안된다고 손사래를 치시더군요. ...아쉬워요~~

노지 재배 바로 윗쪽에 시설된 하우스 입니다.  이번 태풍으로 비닐들이 벗겨져, 강풍에 여린 수박 잎들이 피해를 입었더군요.

입구에 쳐져 있는 방충망을 살짝 들어 올리고  제대로 숙성되고 있는 무등산 수박을 봅니다.

다른 수박 잎과는 틀리게 마치 열무 잎처럼 야들야들한게  쌈을 싸먹어도 좋을만큼 부드럽더군요. 조심히 밀쳐내니 다행히 잘 크고 있는 수박입니다. 이번 태풍 피해로 상심이 큰 농부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물어보는 것도 실례일까봐  마음으로 위로드리며 내려 갑니다.

수박마을을 둘러 봅니다.  혹시나 수박 관련 재밌는 벽화나  이미지 조각품들이 있을까 하고 ...  아쉽지만 보이질 않더군요.

무등산 수박 축제가 열리는 금곡 마을의 회관건물 꼭대기에 무등산 수박으로 보이는 것이 있더군요.  

이 길로 곧장 가면 저기 보이는 무등산 정상이 보입니다.  자연재해로 인해 수박축제가 무산되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을 주민들이 더 실망이 크실 것이겠지요. 이번 태풍으로 인해 전국 어느 곳이나  농민들의 아픔이 큽니다. 이곳도 예외는 아닙니다. 

처음으로 방문해 보는 무등산 수박마을!  수박 모양과 맛에도 놀랐지만, 엄청난 가격에 주머니가 선뜻 열리지를 않더군요.

무등산 수박 작목반을 결성해  판매와 홍보를 일원화 하고, 정보화 마을 홈페이지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희소성에 준하여 고가정책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갈수록  핵가족화 되는 사회구조에 걸맞게 조각 소포장 이라든가, 대중적인 가격의 상품이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더군요.  금은보화의 귀중품처럼 소장가치가 있는 것도 아닌  농산물이 너무 높은 가격이다 보니  대중화에 걸림돌이 아닌가 합니다. 주머니에서 선뜻 몇 만원대의 수박을 사먹기란 참으로 어려운 결정이지요.  일반 소비자층을 겨냥한 저가수박(그렇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 가격은 묻지마라 최고만을 공급해라 라고 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한 고가 수박등의 차별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생산량을 가지고는 어림도 없는 소리이지요.

뉴스 보도상에서도 우려하듯 점점 줄어드는 재배 농가와  재배조건의 어려움이 있지만 전남의 명물 무등산 수박의  명맥이 끊어져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소비자층을 다양하게 공략할 수 있는 대중적인 가격차별화 상품전략과  품종개발등, 일반 수박 당도를 앞서는 육종개량등의 연구등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취소된 무등산 축제는 한번 개최되는데 약 200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피해 농가가 많아서  축제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피해복구 지원에 사용하기로 하였다고 하더군요.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좋은 일에 활용하는 것이 참 보기가 좋습니다.  무등산 수박의 명성이 오래도록 함께 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참 무등산 수박은 껍질이 두껍지만 속이 무척 부드럽기 때문에 칼로 쪼개면 부스러지기 쉽답니다. 

반으로 쪼개어 수저를 이용해서 긁어 먹거나, 화채로 만들어 드시면 좋다고 합니다.  

아셨지요?

무등산 수박 정보화마을 바로가기 

http://moodeungsan.invi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