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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사과]사과 농부의 아내에겐 꽃보다도 아름다운 것이 사과입니다.

푸른희망(이재현) 2012. 9. 28. 08:30


태풍의 엄청난 위력에도 잘 견뎌준 예쁜 사과


지난번 볼라벤의 강력한 바람에 다 익어가던 사과들이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졌던  장성 북일면의 지인께서 경영하는 사과농장을 다녀 왔습니다.  장성농업기술센터의 E-비즈니스 리더양성과정을 함께 받고 있는 사과농사 26년차의 베테랑 농부 이십니다. 하지만 이번 태풍에는 속수무책으로  엄청난 낙과피해와 시설물 파손을 가져다 주어 수확을 앞둔 시점에 농심에 먹구름이 가득했답니다.  그렇다고 넋놓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일,  6000평의 넓은 과수원에 떨어진 자식같은 사과들을 주워 모아 액비로 만들고도 너무 많아 사과 농장인근의 공터를 중장비를 동원해 구덩이를 파고 묻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비슷한 시기에 연달아 세 번의 태풍이 불어 닥친것은 참으로 드물게 왔던 자연재해 였답니다. 사실 이제 6년차의 딸기농부인 제게도 생전 처음으로 하우스에 작은 피해를 주고 간 자연재해 였거든요.


한참이 지난 즈음에 사과농장의 사과들이 궁금하여 이렇게 오늘 방문을 해 보았답니다.   사과 농장의 입구에는 다행히도  주렁 주렁 사과들이 탐스럽게 매달려 익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원을 조금 걸으며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아직도 바닥에는 떨어진 것들이 보이고  열매 몇개들만 달랑 달랑 매달고 있는 나무들이 제법 많이 보이더라구요.   뒤쪽으로 들어갈 수록 피해가 심했다고 하더군요.


이명희 님의 사과농장에는 세 가지의 품종을 재배합니다.  부사품종으로 첫째 미얀마, 둘째 히로사끼, 세째 시나노스위트 입니다.  농장의 입구에는 주로 미얀마라는 이름의 부사가 많았고,  안쪽에는 순서적으로 재배가 되고 있습니다. GAP 인증을 받고 건강하고 맛있는 사과를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후덕하신  부부 농부이십니다.  


사진의 사과는 요즘 말벌들이 예쁘고, 달달한 사과에 흡집을 내어 이렇게 구덩이를 파고 미운짓거리를 한답니다.  나방, 벌, 새들과의 한바탕 전쟁까지 벌이면서 맛난 사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계시더군요.



장성군 북일면의  숲속을 지나 작은 언덕위에 사과밭이 조성되어 있어요. 

 편안한 숲속길을 이백여미터 지나면  예쁜 능금이 고운향기로 익어가는 사과밭이 나온다구요


주문물량을 맞추기 위해 선별수확작업과  사과에게 골고루 햇살을 보이게 하기 위한 잎제거 작업들이 한창이신 사과 농부의 아내 이명희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십니다. 사과 농사는 26년을 넘고 있지만 이곳에 과원을 조성한 것은 10년 정도가 됩니다. 과수의 10년은 경제수령으로서 좋은 품질의 사과를  생산할 때 입니다. 농촌에도 일손이 부족한 것은 한 두해가 아니지만 그렇다 보니 늘 허리춤에 전지가위를 둘러메고 사과밭을 종횡무진 다녀야 한답니다. 


지난번 볼라벤, 덴빈 태풍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던 푸릇한 사과들...엄청나게 떨어진 사과들이 정말 기가 찰 정도이네요.

중장비를 동원해 깊은 구덩이를 파고 묻어야 하는 농부의 심정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수 있었을까요?

네 군데 정도 이런 양들을 매몰했다고 하시더군요.


[사진은 이명희님 제공]


그래도 잘 견뎌준 사과들이 탐스럽게 익어 갑니다.


사과 주변의 잎들이 아직은 푸르지만 고운 햇살을 골고루 받게 하기 위하여 전부 따주는 작업들이 한창이더군요



이명희님께서  지금 가리키고 있는 것이 바로 "꽃눈" 이랍니다. 내년에 다시 결과지를 뻗어 탐스런 열매를 맺을 생명의 눈 이랍니다.  이것들이 통통하고 토실해야 품질좋은 사과가 주렁 주렁 열리게 되는 것이지요.  반대로 잎눈으로 발달하는 것들중에 등거리에 하늘 높이 치솟는 것들은 겨울 정지전정 작업을 통해 일정량을 제거 작업을 합니다.


지금 사과 밭에 가면 푸른 잎들보다  바람 솔솔 잘 통하게 예쁜 사과들이 가득 가득 매달려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 명희님께서는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바로 사과라고 하시더군요.  사과 주위의 잎들이 제거되고  빨간 사과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으니 어느 농부도  그러한 마음을 갖지 않으리요~  꽃이 사과요! 사과가 한 떨기 꽃임을 짐작하고도 남는 말씀 입니다. 농부들에게는 모두 스스로가 생산하는 농산물들이 모두 꽃보다도 아름다울 것입니다. 


말벌들과 나방을 포획하기 위한 유인제가 들어 있어 통속에는 요눔들로 가득하더군요.

해충의 방제작업을 해도 완전하게 피해과를 없앨 수는 없지요.


사과에 기다란 빨대처럼 주둥이를 꼿아 흡즙을 하는 "톱다리 개미허리 노린재" 트랩 입니다.  한번 콕 찍은 자리는 마치 코르크 처럼 수분이 빠져나가게 되고 색이 변하게 되어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잡아 들여도 자연에서 성장하는 녀석들이 중국의 인해전술 병사처럼 끝도 없이 밀려 온다는군요.  휴~~


분홍빛깔의 표식은 농산물 재해보험을 가입할 때 나무 그루당 착과된 사과의 수량을 세어 놓은 것이랍니다.

올해처럼 처참할 정도로 떨어진 해는 처음이었답니다. 그렇지만 보험사에서는 조사된 착과수에서 피해 나무 표본조사를 통해

비율대로 보상처리를 한다고 하는군요.  그나마도 재해보험에 들어있어서 다행이지만서도 턱없이 모자랍니다.  기상재해가 너무 많다보니 수백만원이나 되는 보험료에도  가입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하시더군요.


사과밭에 왠 녹차 팩??  아닙니다.  이것은 조류 중에서 특히 까치 녀석들이 싫어하는 냄새들을 방출하는 조류퇴치제 라고 합니다.  


빨간 고리에 걸려있는 액체도 조류 퇴치제 라고 하는데..워낙 까치녀석들이 영악해서  없는곳만을 찾아서 쪼아 먹더군요.


강한 햇빛이 내리쬘때는 이렇게 태양빛에 데이기도 하구요.


재해나, 병충해의 피해로 낙과된 사과들을 주워내는 작업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온전히 달린 열매들을 생산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사과 과원을 둘러보다 보니  햐~~ 욘석은  뿌리 윗부분 기둥에서 꽃눈이 나왔나 봅니다.

가장 낮은 곳에 매달린 사과 입니다.  혹시 미운 오리 사과??~ㅎㅎㅎ


이 구덩이를 판 녀석은 따로 있당께요?  지는 아니라구요~~ 청개구리지는  아무리 맛있고 달달해도 사과는 먹지 못한다구요~ 의심하지들 마셔요^^  사과 농장의 훌륭한 해충 처리반 이랍니다.


아침에 농장을 둘러 보기 위해 집을 나서면 보이는 여러 새들을 쫓기 위해 세숫대가 온 몸을 다바쳐 헌신을 했나 봅니다. 사과 농부의 아내 이명희님께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몽둥이와 찌그러진 대야를 들고 한바탕 요란을 떨지요.  과원의 군데 군데 놓여져 있더군요.  훠이~~ 훠이~~ 이것들아!  쪼아 놓은 것만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이놈 저놈을 모두 건드리니 애가 탄다고 합니다. 새들과의 한판 전쟁은 사과를 모두 거두어 들일 때까지 맘을 놓을 수 없다고 합니다. 



사과밭 이곳 저곳을 안내 해 주시면서 " 사과를 보면 겸손한 나무와 그러지 않은 나무들이 있다고 합니다." 네? 그게 어떤 것들입니까? 하고 여쭈니 열매가 없이 가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 오르는 녀석들이 겸손을 모르는 녀석들이고,  풍성하게 열매를 달려 땅으로 겸손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들이 바로 겸손한 나무라 하시더군요.  사람이나 자연이나 풍성하게 익어갈 수록 자신을 낮춘다는 말씀에  웃음도 나면서도  공감이 되더군요.   


사과의 예쁜 빛깔을 만들기 위한 바닥 은박지 설치 작업이 곧 있을 예정이랍니다. 


재배하고 있는 사과 품종중에 "히로사끼" 라는 부사 이름이 잘 입에서 불려지질 않아서  이 명희님 나름대로 쉽게 부르는 이름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뭔고하니 " 호로새끼" 랍니다.  갑자기 웃음보가 터지는데 참을 수가 없더군요.   여러번 말을 되내어 보니 어? 그거 말 되네요  "호 로 새 끼"  지금 일본이 하는 짓거리에 딱 들어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길 걸 우겨야지요.  평온하게 잘 사는 나라를 강제침탈하여 인간으로서는 저지르지 못할 온갖 만행을 일삼고도 진심어린 반성의 기미가 없으니 어찌 이런 잔인무도하고, 파렴치한 나라와 외교관계를 이어 갈수 있는 것인지... 


이놈의 히로사끼...아니 호로새끼를  과감히 하나 따서는 깨물어 먹습니다


사과 농부의 아내로 이십년을 넘게 알콩 달콩 살아오신 이명희님!  몇 해 전에는 사과따기 체험도 하셨지만은  체험객들의 도를 벗어나는 몰래베낭에 채워 넣기라든지,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집 안 내부의 화장실을 이용한 체험객의 불미스러운 애지중지 물건의 분실로 인한 마음 고생이 있어 어설픈 체험행사는 하지 않기로 하셨답니다.  현재는 도매시장, 한마음공동체, 학교 급식의 세가지 판매경로를 통해 소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수확량의 일부를 직거래를 활성화 하시고자 블로그 운영계획 및 SNS 매체를 통해서 판매와 홍보도 운영할 예정 이랍니다. 26년차 사과 농부의 아내  이 명희님네의 "보라 사과농장"이 온라인에서도 큰 인기를 얻기를 희망해 봅니다.


26년차 사과 농사를 경영하시는 사과부부! 예쁜 사과 만큼이나 고운 미소를 가지신 분이십니다.  자연재해앞에서도 분노는 잠시  허리춤에 전정가위 둘러차고 오늘도 열심히 사과나무를 돌봅니다. 거뜬하게 태풍을 이겨낸 장성사과! 그 맛, 그 품질이 전국적으로 명품사과로 그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요.  색이 곱게 드는 10월과 11월이 가장 바쁜 수확철이지요. 수확량이 많이 줄기는 해도 행복한 웃음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백설공주도 그 맛에 반할 장성 북일면 깊은 숲속의 언덕에서 재배되는 보라네 사과 농장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