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농사소식

[고추농사]딸기농부 매년 고추를 심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심는답니다.

푸른희망(이재현) 2013. 5. 12. 11:00

고추모종 하나 하나에 희망을 꾹꾹~ 눌러 심는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풀밭과 미처 제거하지 못한 고추대와 멀칭비닐로 심난하더 밭이 말끔히 정리가 되고 드디어 고추를 심는답니다.  감개무량 합니다. 새벽부터 서둘러 비닐멀칭된 두둑 위로 고추모종판을 옮겨 놓습니다. 아침 공기가 옷깃을 여밀 정도로 선선하니 일하기 참 좋을 듯 싶습니다.  오후 늦게부터는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구름이 잔뜩 끼어 강한 자외선을 막아주니 이 또한 작은 하늘 복 일듯 합니다. 사람이 마음과 몸이 게을러서 그렇지.. 하면 되더라구요.  귀차니즘을 극복하는 것이 농사의 첫번째가 아닌가 합니다. 심기에서 수확, 판매까지 쉬운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아주 어려운 일도 없습니다.  조건이 충족되면 밀어 부치면 됩니다. 그게 농사입니다.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진인사대천명" 이것이 농사 입니다.


  주절 주절 이제 수다 그만 떨고 고추 심으러 가자구요~~!! 농사 입으로 하는 것 아니잖아요~~ㅎㅎ

[고추심기 삼매경에 빠져 있는 아내] 열심히 일하고 송글송글 이마에 흘리는 땀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농촌 아주머님들 네분이 함께 일해 주십니다. 물론 하루 삯을 드리는 분들이지요.  농촌에는 점점 품앗이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서로 서로 재배하는 면적도 틀릴뿐더러 금전으로 계산하는 것이 가장 쉬운 일이니까요~ 아주머님들 오기전에 두둑마다 고추모종판을 옮겨 놓습니다.  일이 훨씬 더 빨라지거든요.  물도 미리 흠뻑주고!



연두빛 초록이 참 사람을 편안하게 합니다. 

가만히 고추를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빨갛게 

익어가는 고추미남들을 서둘러 머리속에 그려

본답니다.  그러면 일이 조금 더 힘들지 않거든요.~^^




오랜 세월 농촌에서, 흙에서 농작물을 가꾸어 오신 농업의 베테랑들 이십니다.  빠른 손놀림으로 고추들이 하늘 보고 꼿꼿이 세워져 갑니다. 오늘도 아마 일들을 하시면서 지난 세월 신랑의 못마땅한 이야기, 시어머니의 모진 시집살이 하소연, 뉘집 자식이 출세해서 부럽다는.... 아주머니들의 수다도 고추들과 함께 심어 지겠지요.  아주머님! 그래도 가끔씩 희망적인 이야기도 심어 주실꺼죠~! ^^ 


아내가 저만치 뚜~욱 떨어져서 고추를 심는군요.

손이 빠른 아주머니들과 함께 하면 따라가질 못해 

왕따아짐 처럼 이리 혼자서 심는답니다.  조금 더 

시골 생활에 익숙해지면 아마 그때는 아주머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지요~^^


우와~ 두시간도 채 안되어 80미터 여덟 두둑을 심었어요^^

딸기농부는 뭐하냐구요?  헤헤 저는 고추판을 옮기면서 모종 한개 한 개를 

아주머니들이 쉽게 심는 작업에 몰두하도록 빼어 놓습니다.


어머~! 

아주머니 궁둥이에 딱~ 달라붙은 저건...뭣이여?

이름하여 엉덩이쿠션 입니다.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 고추를 심다보면

허리와 무릎관절이 무척 저려오고 아프답니다. 가끔씩 바닥에 대고

허리도 펴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완전 딱이지요!


비닐멀칭 두둑 위에 올려져 있는 고추판들이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숲같은 생각이 드는 풍경입니다.  뙤약볕 따가운  한여름 빨갛게 잘익은 고추들을 따다보면 일은 힘들지만 무더운 사막에서 오아시스의 시원한 물을 만나듯.. 농촌의 농부들 가정경제에 제법 짭짤하게 소득이 되는 오아시스같은 효자로 자랄것입니다.



작은 사각의 모종판에서 땅의 기운을 듬뿍 받고 자랄 고추들이 가지런히 심어졌습니다. 

하늘의 기운, 건강한 땅의 기운, 별빛 가득한 밤하늘의 달빛 기운을 받고 튼튼히 자라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한 개 한 개 정성들여 심습니다.




아주머님들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호흡을 맞추어가며 일을 합니다. 

 혼자서 뻘줌히 앞서가는 것 보다는 함께 나란히 가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고, 효과적이거든요. 


여전히 아내도.... 혼자서도 잘하고 있습니다.^^


흐린 날씨가 참 고마운데 

중간 중간 뿌려주는 단비가 

고맙더군요.  저녁 즈음에 큰 비가

내리려고 시동을 거든 듯 합니다.


고추의 뿌리가 작은 사각의 틀에서 갈곳을 찾아

헤메며 뿌리고 마치 실타래처럼 꼬이고 꼬였군요.

심고나면 뿌리들이 제 역할을 바로 찾아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릴 겁니다.



모종 삽으로 천공된 비닐 구멍 속을

살짝 비껴서 틈을 내어 준 자리에 

고추모종을 곧추 세워 주고 다시 흙을 북돋아

주어 두 손으로 꼭~꼭~ 눌러주면 됩니다.


비가 온다는 예보에 고추에 물주기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되니 무척 고마운 하늘의 뜻 입니다.



고추심기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풀밭이었을 때 한숨만 나오던게 며칠전인데..

정말 기쁘지 않을 수 없네요~^^





이제는 고추를 바로 잡아 줄 지지대를 일정 간격으로 

세워 주어야 합니다.  고추심기가 예상보다 빨리 끝난 덕에

아주머님들이 땅 위에 꼿아주는 작업까지 마무리 됩니다.

망치로 단단히 때려 박는 일은 바로 제 몫입니다.~



다음 날 아침의 고추밭 풍경입니다.

시원스럽게 간밤에 비가 내려주니 

얼마나 고맙던지~ 메마른 땅에 단비

뿌려주어 고추들이 뿌리를 잘 내려줄 겁니다.


비 그치고 땅이 마르면 고추지지대를 고정해야 겠어요.



딸기농부 빨강미인들!

빨강고추미남들이 잘 자라기를 응원하러 나왔습니다.~^^

넓다란 밭에 고추심기~ 시원하게 끝이 났어요! 

이제 잘 키우고 잘 따서, 잘 말리고 잘 팔일이

 남아 있습니다. 장마와 병충해를 잘 이겨내면 


빨강 복주머니 속의 황금씨앗처럼 기분 좋은 미소를 가져다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