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농사소식

[메주콩심기]사흘만에 땅을 뚫고 싹을 티우는 여린 콩싹들의 힘찬 몸부림

푸른희망(이재현) 2013. 7. 5. 07:00

 딸기농부   지난 6월에 마늘을 캐고 난 고추밭 속의 30여평의 땅에 메주콩을 심었습니다.  무얼 심을까~ 생각하다 시기적으로 가장 적합한 작물이 콩이더라구요. 마침 옆 밭의 아저씨께서 파종하고 남았던 콩종자를 얻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요.  농사에서 이웃 농가와의 네트웍 구축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파종한지 사흘만에 굳어버린 땅을 박차고 갈라내며 밀어 올리는 생명의 에너지가 참으로 대단합니다.  밀어내어 싹을 티우지 못하며 바로 햇볕의 따스함을 느끼지도 못하고 그대로 묻히는 것이지요.  식물에게서 바로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여리디 연한 몸체로 땅을 마치 지진난 것처럼 가르며 솟구치는 힘은 과연 어디에서 올까요?  


규산질 석회를 살포후 급하게 밭을 갈고, 보슬 보슬 비가 내려주니 흙먼지도 없이

아주 일하기 좋았습니다.  물을 주지 않아도 콩들이 쑤~욱 싹을 밀어낼 것입니다.


어?  너는 누구?  지금 뭐하는 겨?


요녀석~~ 흙속에 파묻혀 눈만 빼꼼히 내놓고 있던 토종개굴동자!!

특공대 얼굴 분장하고 매복하는 폼 같습니다.^^


소독된 메주콩 종자!



아내의 콩심기 패션?  

지금 농부의 패션이 아닌데...몸빼 바지는 어데로 갔나...ㅎㅎ

한 바구니는 내 몫, 또 한바구니는 아내 몫! 4~5센티 깊이로 두~세알씩 집어 넣습니다. 

두알씩만 넣자 해도 혹시 모르니 세 알씩 넣자고 합니다.


그러더니... 세평이나 심었을까... 에고고 허리야~ 하더니 결국은  제가 다 심었답니다...


고추밭 속의 콩 밭~!  면적이 작아 파종이 쉽게 끝이 났지요. 

비가 내려주어 콩들이 발아하기에 딱~ 좋은 환경이 되었습니다.

이제...둥둥둥~ 기다리면 됩니다.


보이시나요?

힘차게 땅을 가르며 솟귀치는 녀석들이~! 

파종후 사흘이 지났습니다.



햐~~ 보세요~~!!

마치 지진이 나는 것처럼~

 비가 내려 말라 단단히 굳어진 땅을 단번에 쳐 올리는 신비스러운 순간을...!


아궁~ 여긴 네놈이나 들어가 있었네요^^

네가 먼저, 내가 먼저 나갈래 하며 티격태격 했을 거 같군요.^^

그래도 의견일치가 되었나 봅니다.  한꺼번에  얍~~ 




빼꼼히 고개들만 내밀고 마치 세상구경 정찰하듯이 보입니다. 

살아남는 자 만이 햇살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보면 볼수록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순간입니다.

와우~ 햐~ 놀랍습니다.  

과연 저 에너지는 어디에서 온단 말인가요?


만지면 톡~ 하고 부러지는 갸냘픈 여린 몸체가

비 온뒤 굳어진 단단해진 땅을 밀쳐내며 오르는 힘!

대단합니다.


며칠후에 봤더니 

우와~ 이제 제대로 콩잎이 형성 되었어요.

떡잎 사이에서 밀고 나오는 것들....마치 마술상자에서 줄줄이 이어지는 신비한 요술 같습니다. 

뿌리와 기다란 몸체에서 뻗어내는 자연의 신비! 놀랍지 않습니까?



살펴보니 두~ 세군데 발아가 되지 않은 곳만 빼면 거의 99% 발아 성공 입니다.

와우~~ 자축~!! 콩들아 세상 구경하느라 수고했다.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농부와 자연과 너희들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






 콩 밭의 김매기와 북주기는 공의 결실량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어린 콩들이 함께 자라는 잡초들의 성장에 뒤처지면 안됩니다.  주로 바랭이, 독새풀, 왕바랭이, 명아주, 방동사니 들이 무수하게 씨앗들을 발아시켜 공생하게 되는데 이 녀석들을 어릴때 호미로 긁어 버리거나 (잡초들이 워낙 숫자들이 많으므로 하나 하나 뽑아주기엔 무리수가 있다) 특히 햇살이 쨍쨍 내리쬘 때 해 주어야 쉽게 고사하게 됩니다.   콩과의 식물은 뿌리에 공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의 원활한 활동과 개체수를 늘려 주는게 다수확 결실의 핵심이기 때문에 흑을 모아 콩 줄기 아래에 모아주는 북주기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일이랍니다. 


콩 심은데 팥은 안 나겠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