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우리들의 이야기

꿩가족 보리밭으로 소풍 나왔다가 이산가족이 되어 버렸어요!

푸른희망(이재현) 2013. 6. 11. 07:30


 딸기농부가 살고있는 곳이 전남 장성의 시골 농촌입니다. 가까이에 산이 있어 야생조류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오늘은 한 무리의 꿩가족들을 만났답니다.  딸기농부의 집이 배산임수형으로 뒤로는 자그마한 산, 앞으로는 저멀리 황룡강과 넓은 들녘이 펼쳐져 있거든요.  안방에서 컴퓨터를 만지작 거리는데  창문 밑쪽에서 부산하게 후두둑~후두둑~ 하는 소리들이 여러번 나길래 살짝 내다 보았더니 꿩새끼인 꺼병이들이 이제 막 심어진 논바닥에서 놀고 있더라구요. 


 숫놈인 쟁끼, 암놈인 까투리, 새끼꿩들인 꺼병이들까지  엄마, 아빠의 인솔하에 졸졸졸~ 따라 움직이는 녀석들이 무척 귀여웠답니다. 얼른 카메라를 빼어 들고 방충망 창틀도 열질 못하고 조심스럽게 셔터를 눌러 대는데 그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을 합니다.  꿩들이 귀가 밝고 눈이 아주 좋은  녀석들인가 봐요~!   


아래 사진은 

엄마인 까투리 뒤를 따라 앞산으로 건너가기 위해 달리는 꺼병이들

과연 무사히 건널수 있을까요?



처음 듣는 카메라 소리가 이상한지 연거퍼 두리번 거리며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꺼병이 녀석들~!  아주 조심스럽게 바깥을 내다보며 사진을 담습니다.  꿩들이 귀가 무척 예민하거든요.  완전 귀엽죠? 새끼일때는 한결같이 엄마인 까투리를 닮은 듯 합니다.  이런 이런 조심스럽게 창문도 열질 못하고 방충망을 그대로 두고 찍고 있는데 찰칵~ 찰칵~ 소리가  의심스러웠는지 일제히 푸드득~ 하고  날아 갑니다.  어? 그런데 엄마 까투리가 보입니다.  아마도 새끼들 뒷쪽에서 있었나 봅니다. 그러면 아빠 쟁끼도 있을 것 같아요~








오~ 그러면 그렇지요! 아빠 쟁끼도 있습니다.  바로 옆의 황금색으로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 밭으로 꺼병이들이 몸을 감추고  엄마 까투리와 아빠 쟁끼가 두리번 두리번 살피며 새끼들과의 소풍을 즐깁니다. 이내 엄마 까투리도 보리밭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그래도 아빠라고 귀를 쫑긋 세우고는  망을 보는 쟁끼!



조금 있더니 다시 엄마 까투리와 꺼병이 새끼들이 모습을 나타냅니다.  꿩가족을 이렇게 바로 집 앞에서 볼수 있는게 처음입니다.  새끼들에게 먹일구하고, 스스로를 어떻게 보호하는지 학습시키고 있나 봅니다. 거실의 넓은 유리창을 통해 아주 조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잘못하면 날아가 버리거든요.~ㅎㅎ



거실에서 몸을 일으켜 세우면 아빠 쟁끼 이녀석에게 들켜 버리니 자세를 낮추고 카메라만 조심히 움직입니다.  꺼병이들도 상당히 걸음이 빠릅니다. 자세를 낮추고 논의 마른 수풀속을 빠르게 움직이더라구요.  어?  근데  아빠 쟁끼 녀석이 제가 있는 거실 쪽을 바라봅니다.  시커먼 물체가 움직이고, 셔터 소리의 위치를 보았나 봐요! 이때는 그저 "그대로 멈춰라~ "하며  일체의 움직임도 없어야 합니다.   지금 아빠 쟁끼와의 거리가 불과 4~5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거든요....휴~  엄마까투리 하고는 사뭇 다른 맵시 입니다.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다양한 색으로 미끈하게 잘 빠졌군요. 자연이 참 신비스럽습니다.






보리밭에서 두둑하게 배들을 채웠는지 다시 앞산으로 가기 위해 이동을 합니다.   하지만 첫번째 난관이 있어요.  바로  도로를 횡단해야 합니다.  이때가 꿩가족들에게 가장 위험할 때 입니다.  훤히 트인 도로에서는 마땅히 몸을 숨길 곳도 없고 그저 빠른 걸음으로 건너가야 하니 말이지요.   엄마 까투리가 한참을 살피더니 이내 건너기 시작하자  꺼병이들이 나란히 줄을 지어 뒤따라 걷습니다.  지금은 딸기농부 딸아이 방 창문을 통해서  보고 있습니다.   하나 둘 셋 넷~ 지켜보는 내내 제발 자동차가 지나가질 않길 바래 봅니다.  이 도로만 건너면  바로 산으로 연결이 되거든요.





꺼병이 새끼들이 다 건넜다고 생각했는지 이어서 아빠 쟁끼가  도로를 횡단하고 있습니다.  어~?  잘 건너던 녀석이 다시 뒤로 돌아 보리밭 쪽으로 달립니다. 앞집의 할아버지 오토바이가 달려 왔어요.  꿩~ 꿩~ 하고 소리를 내면서  먼저 건너간 엄마까투리와 꺼병이 새끼들에게 신호를 합니다.  "나 아직 못건넜다. 곧 따라갈께~" 라고 하는듯 하더군요~  그래서 꿩이라 부르는 지도 모르겠어요





가만히 숨죽이며 도로 쪽을 주시하고 있는데... 아뿔싸  아직 건너지 못한 새끼 꺼병이가 있습니다.  짜식이 잽싸게 건널것이지 한껏 폼을 잡고 여유를 부리네요.  이런 멀리서 또 다시 자동차 오는 소리가 나더니 혼비백산하며 다시 뒤돌아 보리밭으로 갑니다.  아마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을 거예요. 꼬맹이 녀석.... 그러게 게으름 피지 말고 열심히 엄마 까투리 뒤를 따라 다닐 것이지...에궁 형제들이 여럿이면 꼭 말 잘 안듣는 미운오리새끼 같은 녀석이 있습니다. 





쟁끼 아빠도, 새끼 꺼병이도 길을 건너지 못하고 다시 보리밭을 배회 하는 듯 합니다.  새끼 꺼병이는 갸냘픈 소리로 연신 엄마까투리와 형제 꺼병이들을 찾는 소리가 지ㅕ보는 딸기농부 마음을 안타깝게 합니다.  꺼병이의 울음소리 같아요.  "짹~짹~ " 참새?  아닙니다. 특이하게 우는게 꼭 이런 소리로 들리더군요.  아빠 쟁끼는 보리밭과 논 사이의 논둑 길을 따라 왔다 갔다 하면서  이리 살피고, 저리 살피고~  가끔씩  꿩~꿩~ 소리를 내며 자신의 무사함과 위치를 산으로 건너간 가족들에게 알리는 듯 해보이더군요.  그나 저나 낙오된 새끼 꺼병이들  엄마를 찾아 갈 수 있을까...


딸기농부 마당에  탐스런 앵두가 주렁 주렁 열렸습니다. 작년 봄에 두 그루 사다가 심어 놓았거든요. 

조금 더 있으면 달달하게 맛있게 익을 겁니다. 지금은 조금 시더라구요.




아빠 쟁끼 보리밭 둑길을 따라  계속 걷습니다.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어 몇번이고 소리를 내어 보기도 하고, 보리밭 속에서는 길을 잃은 꺼병이가 울어 대고  눈을 씻고 찾아봐도  새끼들은 보이질 않더니...  도로변 가까이 새끼의 모습이 보입니다.  주둥이를 삐죽꺼리며 엄마 까투리를 불러 보지만 한번 건너간 어미는 돌아 올 수가 없답니다.   대에서 떨어지면 늘 위험에 노출되는게 자연 입니다.  보리밭에서 서성이는 아빠 쟁끼도 속이 타들어가고, 연신 울어대며 어미를 찾는 꺼병이도 안타깝습니다.





렌즈를 통해 들여다 보니 이런 한마리가 아니고 두 마리가 낙오 되었군요.  보리밭 안쪽에서 아빠 쟁끼가 소리를 질러대니  그 쪽으로  날개짓을 하며 날아갑니다.  꿩들은 다리가 발달해 있고, 오래 날지를 못하나 봅니다. 짧은 거리를 날아서 이동 곧 바로 내려 앉더군요.  텃새 중에 텃새 까치가 어린 꺼병이들이 있는 걸 알았는지 요란하게 울어대며 영역표시를 합니다.  아무래도 해가 저물어야 어미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을 듯 싶어요



좀체로 온 몸을 잘 드러내지 않는 아빠 쟁끼가   저 멀리 논둑위에서 전신을 드러내놓고  자신의 존재를 알립니다.  꿩 가족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오후 시간이 훌쩍 가버렸습니다.  고추밭에 잡초 뽑아야 하는데...에궁 시간이 벌써 오후 여섯시를 가리키고 있군요.  새끼 꺼병이는 여전히  갸냘픈 소리로 어미 까투리를 찾고 있습니다. 넓은 보리밭으로 숨어 버려 그저 소리만 멀리 들렸다, 가까이서 들렸다 하더군요.   산속으로 들어간 어미까투리와 형제꺼병이들은 얼매나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까요!


그런데 꿩 새끼를 왜 꺼병이 라고 부를까요?